부산과 정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부산에서 안주공장 사장님이었던 아빠는 종종 우리 식구들을 데리고 고색창연한 램프에 양탄자가 깔린 경양식집에 데리고 갔다. 식사 전에 수프가 나오고 반짝이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이 나란히 놓인 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그런 곳.팔랑 귀인 아빠는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우리 집은 쫄딱 망해 도망치듯 부산에서 정읍으로 이사했다. 나는 바다와 빨간 벽돌로 된 2층집이 그리워 한동안 향수병을 앓았었다.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활력은 있었던 내 부모는 식당을 차려 그래도 금새 일어섰고 아빠는 동생과 나를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