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가 죽은 지 두 달이 흘렀다.우리가 살던 남양주 아파트의 피아노가 있는 방에서 그녀는 엄마의 유품인 오렌지색 에르메스 스카프로 목을 맸고, 은미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나다. 회사 워크샵에 사흘 만에 돌아온 날이었다. 유서에는 딱 한 문장이 쓰여 있었다. "엄마의 제사를 부탁해."필체가 어찌나 정갈하고 고운지 고스란히 액자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였다.은미의 엄마는 3년 전 가을, ‘특발성 폐 섬유화증’이라는 희귀병으로 10개월여의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 평생 담배 한 대 태워본 적 없는 분이 폐질환을 앓다 죽었다는 사실에
희록은 석양에 꽤나 몰두하던 인물이었다.그녀가 예전에 살던 오피스텔은 고층 건물이라 시간 맞춰 옥상에 오르면 노을이 도시를 덮치는 굉장한 장면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아무리 담고 또 담아도 노을은 전혀 질리지 않았다. 늘 새롭게 신기했다. 그랬던 그녀가 요샌 시큰둥하다. 그렇다고 석양빛에 감흥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지만.노을을 우연히 발견한 순간엔 여전히 마음이 차올라 미간이 물든다. 뜨거움, 눈부심, 그리움, 그런 것들로 인해 패이는 주름은 한층 짙다. 하지만 희록은 더 이상 석양 시(時)를 공들여 기다리지 않는다.그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악녀와 이상한 정상 가족,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은 악녀를 설득력 있고 아름답게 연출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지닌 것 같다.미국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피겨 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과 라이벌 '낸시 캐리건' 사이에 있었던 폭행 사건을 영화로 만든 전작 ‘아이 토냐’에서도 피겨 스케이팅계의 빌런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토냐를 설득력 있고 아름답게 그리더니 이번 디즈니 실사 판‘크루엘라’에서는 아주 훨훨 날개를 단 듯하다.영화 속에서 '엠마 스톤'의 패션과 대사 톤이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이었는지, 음악이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 유년을 보냈으나 사회에서 평범한(이라 쓰고 사랑 받는, 혹은 미움 받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세자매’의 이야기. 엄마가, 또는 자식(들)이, 가부장적 남성의 거친 폭력에 노출되었던 역사는 흔하다.가장의 폭력은 가장이란 이유로 늘 면피가 되었고 피해자들은 자신을 갉아 먹어온 피해 의식을 꽁꽁 숨겨가며, 또 공포의 기억을 묻은 채 딴은 완벽한, 혹은 더욱 쎈(미친, 폭력적인)인간으로 살아가려 안간힘을 쓴다.‘세자매’들에게 가정 폭력은 원인이자 결과이며 삶의 곳곳에 도사린 부조리한 상황에 대처하는 스스로의
작가의 말 : 구조 버스 장면은 버스라는 현실적인 매체 때문에 훨씬 더 리얼하게 느껴졌다. 이전 시리즈보다 더 생생하고 재밌는 4dx 효과를 장담하며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필람무비로 강력추천하는 영화다.
작가의 말 : 자스민은 최근에 봤던 영화 속 캐릭터 중에 가장 시원스러운 한 방과도 같았다. 성 고정관념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세상의 모든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신했기 때문이겠지?92년도 원작 애니메이션 개봉 당시에도 상당히 진보적인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던 자스민은 27년 후 그녀를 보고 자랐던 수많은 여성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디즈니 만화를 보고 자란 현 2030세대처럼, 이 영화를 보고 자랄 새로운 세대에게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실사 영화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실사 영화 중에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