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생쥐와 인간’(연출 박지혜) 프레스콜이 27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열렸다. 이날 배우 문태유 신주협 이우종 최대훈 임병근 양승리 손지윤 백은혜 육현욱 김지휘 최정수 김대곤이 출연했다. 193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연극 ‘생쥐와 인간’(연출 박지혜)이 100회의 긴 여행을 시작한다.

작품은 미국 대공황시대인 1930년대 미국 어느 목장을 배경으로 한다. 원작은 당시 시대적 상황과 좌절한 사람들의 모습을 날카롭고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이번 무대는 한국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 버전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맞게 각색했다.

원작 소설 ‘생쥐와 인간’은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두 번째 작품으로 소설 출간과 같은 해에 브로드웨이 공연을 제작한 바 있다. 2014년까지 3번의 리바이벌 공연 모두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았다.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24일 개막하는 한국 초연은 깊고 폭 넓은 연기력으로 사랑 받는 배우 문태유, 신주협, 이우종, 최대훈, 임병근, 양승리, 손지윤, 백은혜, 육현욱, 김지휘, 최정수, 김대곤과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공연계 최고 크리에이티브팀이 의기투합했다.

제작 발표부터 관심을 끈 올여름 최고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극 중 '조지'는 총명하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인물이며 '레니'는 아이처럼 순수하지만 센 힘 때문에 사고를 치는 인물이다.

둘은 자신들만의 농장을 꾸리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평범했던 그들의 삶이 파괴된다. 열심히 일하지만 나아지지 않는 청년들의 힘든 삶과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세상의 질서, 외로움 등의 문제를 다룬다. 

호전적이며 '레니'에게 적대감을 가진 농장주의 아들 '컬리' 역과 농장 일꾼들의 우두머리 '슬림' 역은 육현욱과 김지희가 맡는다. 나이 들어 쓸모 없어진 일꾼 '캔디' 역과 젊고 거친 일꾼 '칼슨' 역은 배우 김대곤과 최정수가 연기한다

'조지' 역은 배우 문태유와 신주협, 이우종이 맡는다. '레니' 역은 최대훈, 임병근, 양승리가 캐스팅 됐다. 남편에게 무시당하지만 꿈을 잃지 않는'컬리부인' 역은 손지윤과 백은혜가 연기한다. 

'레니'의 경우, 덩치는 인물들 중에서 가장 크지만 지능은 가장 낮은 캐릭터. 순수하게 꿈꾸고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친구다. '조지'는 사실상 '레니'의 보호자다.

무엇보다 1인 2역은 원작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는 의도다. 박 연출은 "존 스타인벡 작가가 가장 잘 쓰는 방법은 '대비에서 보여지는 강조'다. 원작과 달리 1인 2역 캐릭터를 만들었다. 대비되는 캐릭터를 1명이 맡으면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대곤은 "1인 2역이지만 각각 캐릭터와 이야기가 강하고 너무 상반된다. (최정수) 형님이 조언 해줘서 도움도 많이 됐고, 공부도 많이 했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둘이 정반대 성향이라 오히려 상호작용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육현욱은 "개인적으로 '슬림'은 리더십 있고 건장하면서 멋있는 캐릭터인데, 외형적으로 이미 핸디캡이 있다. 진지하게 할수록 웃겨질까봐 딜레마다. 그래도 동료 배우들과 얘기하면서 힘을 얻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임병근은 "이런 역할은 처음 맡아봤다. 제가 연기하는 '레니'의 70~80%는 제 딸의 모습이다. 극에서 '레니'는 성장이 멈춘 아이라고 생각했다. 21개월 된 딸의 모습을 많이 관찰하고 연구했다.

어려웠던 점은 딸의 모습이 무대로 갖고 오기에는 너무 날것이라 무대화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레니'가 바보로 비춰지는 게 아니라 아픈 손가락이 되었으면 했다"고 캐릭터 표현의 주안점을 밝혔다. 

'조지' 역의 이우종과 '레니' 역의 양승리는 뒤늦게 합류해 아직 연습 중이다. 양승리는 "중간에 합류했을 때 짐이 되지 않고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습하고 있다. 제가 느끼는 레니를 그대로 보여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우종은 "연극이 진짜 하고 싶어서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관객에게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공부하고,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태유는 "어떤 고전이든 명작이든, 현재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면 다시 관객과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생쥐와 인간'이 80년이 된 이야기지만 그때 경제대공황과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다르지 않고, 그때의 인물들의 고민이 현재 우리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 그런 것들을 통해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연출은 "관객들이 객석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극장 옆면의 갈색 테두리와 비슷한 색의 대나무로 전체 무대를 구성했다"며 "'생쥐와 인간'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 우리가 갇혀있다는 생각에 햄스터 케이지가 떠올랐다.

대나무살에 직선 모양의 무대 세트를 통해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또 바닥 전체에 원두콩을 깔아놨는데, 배우들이 움직이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능선을 통해 직선의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두 주인공의 꿈과 현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운명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과 사고 등을 보자면, 현재 우리의 삶과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박지혜 연출은 "한국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어떻게 각색할 것인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원작에서 흑인이자 장애를 갖고 있는 인물이 있었는데, 국내 정서와 맞지 않아 기능적으로 뺐다"며 "80년 전의 작품이지만 대본을 계속 읽을 수록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농장에 살고 있는 각각의 인물들을 조금 더 보여주면 관객들도 내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미국의 어느 시골 농장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좌절과 방황,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클래식 연극이다.

193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와 오프로브로드웨이에서 3번이나 리바이벌 됐으며, 2014년 브로드웨이 공연은 영국의 NT라이브를 통해, 브로드웨이 공연 최초로, 상영된 연극으로,

이번 한국 공연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무대에 올려지는 브로드웨이 버전이다. 공연은 오는 24일 개막하며, 오는 16일 2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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