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진행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출연 배우가 시연를 선보였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1997년 11월 13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20년간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95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역대 최고 흥행작 1위'를 기록 중인 작품이다. 

뮤지컬 역사상 전 세계 6개 프로덕션에서 15년 이상 공연된 유일한 작품이며, 전 세계 8개 언어로 번역되어 공연됐다.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 20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들고 한국을 찾은 디즈니 시어터 그룹의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 펠리페 감바는 한국 언론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아프리카 같은 날씨의 한국에 왔다"며 "이 인연이 뭔가 심상치 않다"고 입을 뗐다.  

아무래도 폭염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 '라이온 킹'과 지금의 한국 날씨가 매우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였다. 

감바는 "지금이라도 공연을 보고 싶다면, 미국·영국·스페인·네덜란드·독일 그리고 싱가포르에 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인터내셔널 투어가 진행 중이고, 이 팀이 이제 곧 한국에 온다"고 설명했다.  

압권은 무대 미술과 분장, 의상 등이다. 이날은 영상을 통해 만날 수밖에 없었지만, 감바는 이날 사자·가젤·기린·코뿔소·얼룩말·코끼리 등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동물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일지를 설명해줬다. 이 200여 개의 동물 마스크와 의상 등을 만들기 위해 1만 7000여 시간의 수작업 과정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700개 조명 장치가 다양한 컬러로 정글을 만들어 내고, 특히 무파사(주인공 심바의 아버지)의 죽음을 몰고오는 수천 마리의 야생 누 떼의 협곡 질주 장면을 위해 사용한 아이디어와 기법도 일부 공개했다. 

긴 다리로 유유히 걸어 나오는 기린과 초원을 뛰어 다니는 가젤 뒤로 아프리카 악기인 젬베가 더해진 노래 ‘삶의 순환(Circle of life)’이 울려 퍼진다. 온갖 색깔의 새들과 얼룩말, 코뿔소는 물론 코끼리까지 모여들어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라이온킹’의 도입부는 사바나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사바나 정글은 스크린을 넘어 무대 위에서도 구현됐다. 뮤지컬 ‘라이온킹’은 동명 애니메이션이 품은 음악과 이미지의 감동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라는 생동감까지 더했다. 1997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뮤지컬 ‘라이온킹’은 21세기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밀림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아프리카 소울의 넘버도 인상적이라고 부연했다. 팝의 전설 엘튼 존(Elton John)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Tim Rice)의 환상 콤비가 참여했다. 작품의 근간이 되는 아프리카의 진정한 소울을 담아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음악 가 레보 엠(Lebo M)의 힘이 컸다.

더불어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짐머(Hans Zimmer) 역시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작업에 그대로 참여했다. 뮤지컬에서는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더 많은 넘버를 만날 수 있다.

‘라이온킹’의 무대화에는 무대 연출가이자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인 줄리 테이머의 공이 컸다. 테이머는 ‘라이온킹’으로 여성 연출가로선 사상 처음으로 미국 토니상 최우수연출상을 받았다.

감바 DTG 총괄이사에 따르면 테이머는 줄곧 ‘라이온킹’이 “동물의 모습을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배우가 어색하게 동물인 척 하는 대신 사람임을 굳이 숨기지 않은 이유다.

‘휴매니멀’(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어) 또는 ‘더블이벤트’로 불리는 퍼펫과 배우의 결합이 ‘라이온킹’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자임을 나타내는 마스크는 배우의 얼굴과 같이 보일 수 있게 머리 위에 얹힌다. 치타 모양의 퍼펫을 조종하는 배우도 그대로 드러난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의 죽음이다. 무파사는 협곡을 질주하는 수천 마리의 야생 누 떼를 피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는다. 무대 위에서는 영화적 기법을 활용한다. 스크린롤에 그려진 누 떼와 마스크를 쓴 배우들의 움직임이 관객을 향해 돌진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무대와 배우의 연기가 0.1초 단위까지 정확히 계산된 연출이다. 테이머는 이를 두고 “공연제작의 고전적 방식”이라며 “복잡한 과학 기술이 아닌 무대 위의 단순화가 ‘라이온킹’의 성공 이유”라고 말했다.

밀림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원숭이 라피키는 뮤지컬에서는 성별이 여성으로 바뀐다. 한국 공연에서 라피키 역할을 맡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배우 느세파 핏젱. 클립서비스 제공하여 몇몇 캐릭터의 변주도 이뤄졌다.

심바의 여자친구인 날라는 원작에서보다 전사적 역할이 강화됐다. 야생에서 암사자가 숫사자보다 적극적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심바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밀림의 정신적 지주인 원숭이 라피키는 애니메이션에선 남성이었으나 뮤지컬에선 여성으로 바뀌었다.

라피키 역으로 한국을 찾은 배우 느세파 핏젱은 “시간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고 더욱 깊어지는 감동을 주는 게 라피키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핏젱은 2009년부터 미국, 영국, 브라질 등에서 라피키로 무대에 서 왔다.

그는 ‘라이온킹’의 상징이 된 첫 장면에서 “모든 동물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강하고 힘있게 노래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 공연에 대해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협력사인 S&Co 신동원 대표이사는 "세계 대형 뮤지컬의 '최초 부산 공연 성사'라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인터내셔널 투어는 지난 3월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지난달 시작한 싱가포르 공연을 공연을 거쳐 오는 11월 한국에 온다. 첫 내한 공연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진행되며 내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4월엔 현재 건립 중인 부산 최초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시어터' 개관작으로 약 6개월간의 한국에서의 여정을 이어간다. 대구 공연 티켓은 다음달 28일 오전 11시, 서울 공연 티켓 오픈은 같은 날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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