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컷= 차인표
스틸 컷= 차인표

페이스북에 올린 영화 '차인표'에 대한 비평이 매우 신랄하다. 무관한 내가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한데 영화 관계자들은 더 이상 말해 뭐할까? 아직 이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글을 보는 순간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2019년 1월에 개봉해서 1,626만 명의 관객 수를 불러 모은‘극한직업’의 제작사 어바웃필름에서 만든 영화여서 더 실망스러웠다며 오만인지 자만인지 거론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코미디는 가장 어려운 장르다.

관객을 웃길 수 있는 방법은 대체로 캐릭터. 상황. 대사에 있다. 주인공 차인표의 캐릭터는 슬랩스틱을 마다 않는 자학모드를 장착한 캐릭터다. 평소 쌓아 온 이미지를 파괴하며 스스로를 희화하는 차인표의 모습은 극 초반 관객의 흥미를 끄는데 어느 정도 나름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문제는 그 다음. 본격적인 웃음을 뽑아내기 위한 적절한 상황을 세팅해야 하는데 주인공을 영화‘터널’의 하정우처럼 무너진 건물에 깔려 옴짝달싹도 못하는 조난 상황에 가둬버린 것이라며 아무런 움직임도 가질 수 없는 주인공이 하는 액션이라곤 짜증만 가득한 대사들과 상상 속 장면들밖에 없는데 이 것들로 도대체 관객을 어떻게 웃기겠다는 건가? 라며 의문을 제시했다.

또한, 주인공의 플레이는 영화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상대 배우와 액션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상황과 대사 속의 반전을 끊임없이 뽑아내야 하는데 러닝타임의 80%동안 주인공의 플레이를 묶어놓는 설정으론 짐캐리나 주성치가 와도 관객을 웃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 글은 그 어떤 모진 회초리도 하나도 안 아플 만큼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되는 영화에는 되는 이유가 있고 안 되는 영화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넷플릭스 절찬 스트리밍 중!

포스터= 차인표
포스터= 차인표

---이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도대체 코미디를 아는 사람들일까? 하는 궁금증이 영화 보는 내내 머리속을 떠나질 않았다. 제작사를 보니 극한직업을 만든 어바웃필름이던데 그렇다면 나름 코미디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일터. 그래서 더더욱 궁금해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자만인지. 오만인지. 코미디는 가장 어려운 장르다. 관객을 웃길 수 있는 방법은 대체로 캐릭터. 상황. 대사에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차인표의 캐릭터는 슬랩스틱을 마다 않는 자학모드를 장착한 캐릭터다.

평소 쌓아 온 이미지를 파괴하며 스스로를 희화하는 차인표의 모습은 극 초반 관객의 흥미를 끄는데 어느 정도 나름 성공하며 그럭저럭 코미디 적 분위기를 잡아준다. 문제는 그 다음. 본격적인 웃음을 뽑아내기 위한 적절한 상황을 셋팅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이 부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다.

주인공을 영화 터널의 하정우처럼 무너진 건물에 깔려 옴짝 달짝도 못하는 조난 상황에 가둬버린 것이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무슨 수로 코미디를 뽑아내겠다는 것인가? 영화에서 주인공은 가장 많은 행위를 하는 플레이어다.

건물 잔해에 깔려 꼼짝도 하기 어려운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영화 터널과 127시간 같은 영화에서 주인공은 역시 마찬가지로 터널에 갇혀있거나 암벽사이에 매달려 있으면서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장르가 조난 영화다.

카메라가 주인공의 작은 움직임들을 디테일하게 따라가고 그들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생존 목적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관객은 주인공의 목적에 동참하며 그것을 즐긴다. 하지만 코미디는 생존 목적이 아닌 웃기는게 목적이다. 웃겨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움직임도 가질 수 없는 주인공이 하는 액션이라곤 짜증만 가득한 대사들과 상상 속 장면들밖에 없는데 이 것들로 도대체 관객을 어떻게 웃기겠다는 건가. 주인공 몫의 플레이를 조연들이 대신 해주면서 만들어가는 어거지 상황들로는 결코 관객을 웃길 수 없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플레이는 절대적이다. 영화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상대 배우와 액션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상황과 대사 속의 반전을 끊임없이 뽑아내야 하는 게 코미디다. 그런데 러닝타임의 80%동안 주인공의 플레이를 묶어놓는 설정으론 짐캐리나 주성치가 와도 관객을 웃길 수 없다.

상업영화로 기획되었을 이 프로젝트는 그래서 더더욱 미스터리다. 분명 기획회의에서 이런 지점들이 지적되었어야 할 것인데 어떻게 이 상태로 영화화가 진행된 것인지. 되는 영화엔 되는 이유가 있고 안 되는 영화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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