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속까지 청량해지는 아바의 노래와 그리스 바다의 만남
- 흥겨운 노래, 아쉬운 스토리

포스터=맘마미아2

전 세계에 '댄싱퀸' 열풍을 몰고 온 뮤지컬 영화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전작의 흥행에 힘 입어 아바(ABBA)의 멤버들은 올 파커(Ol Parker) 감독과 손 잡고 자신들의 노래를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녹여냈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전작과 동명의 원작 뮤지컬은 그리스 해변가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엄마 '도나'와 단둘이 사는 스무살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친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일아났던 크고 작은 좌충우돌과 사랑, 우정 얘기를 담았다.

이번 영화는 실질적인 주인공(?)인 엄마 '도나'의 젊은 시절 얘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담았다. 미국인인 도나가 어떻게 그리스까지 오게 되어 호텔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소피의 세 아빠 샘, 빌, 해리를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줄거리는 이 정도로만 애기하도록 하겠다.

어차피 이 리뷰를 볼 독자들은 영화를 봤을테니, 아는 얘기 반복하는 것이 지겨우니까! 필자는 지난 18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왔다. 정가를 다 지불하고 보고 느낀, 말그대로 내 돈 주고 쓰는 솔직한 후기이다.

필자는 기자도 아니며, 본인이 흥미 돋는 영화만 보러가는, <무비톡>의 지극히 평범한 독자 중 하나이다. 아주 아주 평범한 관객인 내가 느낀 개인적인 장단점을 써보려고 한다. (스포일러 주의)

사진출처= 맘마미아 2 공식 홈페이지(http://www.mammamia2.kr/)

1. 명곡은 수십 년이 지나도 명곡! 신나는 아바(ABBA)의 노래

애초에 원작 뮤지컬이 아바의 노래로만 이루어진 작품이라, 맘마미아 2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전부 아바의 예전 노래다. 노래는 1편에서 나온 것도, 나오지 않은 것도 있다. 멜로디만 한 마디만 흘러도 모두가 들썩일만한 신나는 노래라서,

영화관의 좁은 좌석이 버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젊은 도나를 연기한 릴리 제임스가 매력이 넘쳐서, 노래가 한층 더 신나게 느껴졌다.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몸이 들썩이는걸 참지 않았을까? 아니면 말고.

2. 시각이 편안해지는 푸른색의 향연

맘마미아! 하면 떠오르는 터키색에 가까운 푸른빛은 이번 영화에서도 주된 컬러로 이용되었다.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필자도 색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너무 한 컬러로 이루어진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맘마미아는 단연 예외다.

보기만 해도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드는 푸른빛은 음악과 더불어 더 신선하고 발랄한 매력을 뿜어냈다. 한여름 그리스의 바다, 소피가 운영하는 호텔 '벨라 도나', 등장인물들의 의상까지, 푸른색이 빠지는 곳은 없었다. 눈이 닿는 곳이 전부 청량한 색을 뿜어내고 있어서 맘마미아의 공간적 배경인 그리스의 해변가로 당장 날아가고 싶었다.

3. 고민할거리가 없다! 즐기기만 하면 되는 영화

영화는 감독의 메세지를 담고 있고 그걸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은 영상 한 컷을 만들 때 결코 허투루 만들지 않으며,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도 의미를 담는다.

따라서 필자도 무게감 있는 영화를 보고 난 후 해석하고 싶은 영화는 다시 한 번 보며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영화도 매번 보면 생각이 너무 많아져 머리가 무거워지는 법. 맘마미아는 그럴 필요가 없는 영화다.

만약 맘마미아의 사건들이 실제로 내 삶에 벌어진다면 좀 더 걱정스럽고, 우울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바의 흥겨운 음악에 기대어 각 등장 인물의 고민은 싹 사라져버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며 끝난다. 사람에 따라서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점이다.

4. 다 된 밥에 소피 할머니 뿌리기?

이 영화에서 가장 뜬금없는 인물은 소피의 외할머니이자 도나의 엄마, 루비 셰리던이다. 루비는 도나의 대학교 졸업식에서부터 삼십년 뒤에 그리스에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도나와 소피를 찾지 않은 인물이다. 그저 '잘나가는 가수'라는 것이 설명의 전부였다.

그런 할머니가 초대도 하지 않은 호텔 개관식에 참여를 했다? 게다가 전용 헬리콥터까지 타고 왔다. 그러고선 옛 애인을 우연히 만나 노래까지 부른다. 이 모든 과정들이 너무 개연성이 없는지라, 루비 역을 맡은 가수 '셰어'가 이 영화의 제작자인건 아닐까 라는 의심도 들었다.

검색해보니 제작자는 아니고, 아바의 멤버들이 셰어의 광팬이라고 한다. 전편을 제작할 때도 셰어는 캐스팅 순위 1위에 올랐으나, 스케줄 문제로 고사했다고 한다. 아바의 멤버 베니 앤더슨은 언젠가 셰어가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꼭 듣고 싶었다고.

셰어가 Fernando를 부르자 "이 곡은 이제 셰어의 노래다."라며 극찬을 했다고 한다. 성공한 덕후가 된 건 축하하지만, 산으로 가는 스토리를 보며 괴로워 하는 것은 오로지 관객 몫이 되어버렸다.

5. 서사에 억지로 끼워 맞춘 노래.

아무리 뮤지컬 영화가 노래가 먼저고 서사는 노래에 따라간다고는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너무 뜬금없이 노래를 불러서 엥 이건 뭐야?라고 말하고 싶었던 장면들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차라리 노래 몇 개만 빼고 인물들이 대화하는 것을 넣는 게 더 좋았을 뻔했다.

그러면 서사가 이렇게까지 개연성 없다고 느껴지진 않았을 것인데... 애초에 기존에 있는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는 서사에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여기까지가 필자가 느낀 맘마미아 2에 대한 감상이다.

영화는 내내 가볍고 청량하지만, 후반부에 메릴 스트립의 묵직한 연기가 받혀주면서 흥겨우면서도 감동적인 영화가 되었다. 휴가 기간에 영화관 가고 싶은 가족 단위 관객, 엄마랑 영화관 데이트하고 싶은 딸,

아무 생각 없이 흥겨운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항상 마음은 항상 이팔청춘인 여왕들에게 추천한다! 당신은 당신 인생의 댄싱 퀸(Dancing Queen)이니까.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