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스틸 컷= 자산어보
스틸 컷= 자산어보

영화 '자산어보'를 봤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찰떡인 영화였습니다. 간만에 따순 영화였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에 ‘약전’ ‘약용’ 형제가 시로 필담을 나누는 장면은 술맛을 모르는 저도 술이 생각나게 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제가 짱둥어탕 마니아입니다.

정약전의 아이디어로 흑산도주민들이 짱둥어탕을 먹게 됐다는 장면은 ‘자산어보’에 나오는 이야기로 고증된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상상력인지 확실치 않지만 민망할 정도의 큰 웃음을 터트리게 해줬습니다. 오월이 가기 전에 꼭 강진에 가서 짱뚱어탕을 먹어야겠습니다.

이준익 감독답게 이조말기의 사회상을 잘 녹여냈고 실학자들의 고민도 잘 녹여냈습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창대가 돗돔을 잡을 때 상어를 미끼로 쓰는 부분입니다.

돗돔은 심해 400에서 600미터에 살고 1.5-3미터까지 자라는 대형 심해어로 5,6월 경 산란을 위해 연근해로 올라와야만 잡을 수 있는 전설 같은 물고기입니다. 요즘은 돗돔을 잡을 때 문어나 굵은 붕장어(바다장어, 아나고)를 사용합니다.

영화에는 상어를 잡다가 바늘에 걸린 상어를 돗돔이 물어줘야만 잡을 수 있다고 창대가 말을 합니다. 창대는 돗돔을 잡기 위해 상어를 먼저 잡아 미끼로 사용하는데 아쉽게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상어는 바다상어가 아닌 철갑상어라는 민물고기입니다.

그 비싸다는 캐비어의 주인공이지요. 정말 너무 몰입해서 열심히 보고 있는데 갑자기 상어라고 잡아 올리는데 민물고기 철갑상어가 등장합니다. 미스 캐스팅입니다. 온 몸에 집중력이 풀리면서 기운이 쭉 빠집니다.

백번 양보해서 철갑상어 사촌 쯤 되는 바닷물고기 '용상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그 용상어라고 칩시다. 하지만 이 '용상어'라는 물고기도 차가운 바다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혔다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낚시를 너무 오래했습니다.

여러분 낚시가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 좋습니다. 흑산도에 가기엔 시절이 너무 하수상 하지만 강진 짱뚱어탕을 꼭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자산어보’도 읽어봐야겠습니다.

포스터= 자산어보
포스터= 자산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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