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부터 나흘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선보인다. 윤호근 예술감독은 개막에 앞서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은 2001년 이후 17년 만이다.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은 “여느 오페라들과는 달리 열린 결말을 가진 <코지 판 투테>는 우리 시대, 우리 세대를 위한 다양한 재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며 “오랜만에 새롭게 제작하는 만큼 신선한 해석을 담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코믹 오페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오페라 <코지 판 투테>는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오페라) 중 하나로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의 성공에 이어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코믹 오페라 작품이다.

유명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의 유쾌한 대본과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만의 섬세하고 세련된 음악이 어우러져 탄생한 이 작품은 나이 많고 부유한 돈 알폰소가 두 청년에게 약혼녀들의 사랑을 시험해보자는 내기를 부추기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18세기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과는 달리 이번 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는 1950년대 풍요로움이 넘치는 어느 도시, 럭셔리 부티크를 배경으로 유쾌한 연애 사기 소동이 펼쳐진다.  

이번 작품에는 마에스트로 다비드 레일랑과 신선한 감각의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가 합류한다. 벨기에 출신의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은 룩셈부르크 챔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거쳐 현재 생테티엔 오페라극장 예술자문 및 수석 객원지휘자, 로잔 심포니에타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는 토스카>, <나부코>,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예브게니 오네긴>, <호프만의 이야기>, <파우스트> 등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는 젊은 지휘자로 특히 생테티엔에서 지휘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와 <티토 황제의 자비>로 호평을 받았다.

신선한 감각,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는 2006년 바실리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으로 연출가로 데뷔했다. 아비뇽, 몽펠리에, 툴롱, 툴루즈, 보르도, 마르세이유 등 프랑스의 16개 극장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랭스로의 여행>

연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오페라 연출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를 중심으로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코지판 투테>, <카르멘>, <노르마>, <라 보엠>, <가면무도회> 등 다양한 작품을 연출하였다.  

새로운 감각의 <코지 판 투테>의 탄생을 위해 세계 무대의 젊은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피오르딜리지 역의 소프라노 루잔 만타시안은 세계 오페라 무대의 샛별. 최근 제네바 대극장에서 <라 보엠> 미미, <파우스트> 마르그리트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특히 지난 3월에는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에서 <코지 판 투테> 피오르딜리지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2019년에는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 <라보엠> 미미 역, 함부르크 국립극장 <예브게니 오네긴> 타티아나 역과 <카르멘> 미카엘라 역, 취리히 오페라 극장 <코지 판 투테> 피오르딜리지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기대주이다.

또 다른 피오르딜리지 역은 파리 국립오페라, 마드리드 왕립극장 등에서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루살카>, <마술피리>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2017년 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의 레일라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던 소프라노 최윤정이 맡는다.

도라벨라 역은 모차르트 작품 전문 성악가로 활동 중인 메조 소프라노 라파엘라 루피나치와 최근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 메라노 푸치니 극장에서 <임캄피엘로>, <잔니 스키키>로 데뷔하여 호평을 받은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가 맡는다. 데스피나 역은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로라 타툴레스쿠와 2017년 국립오페라단 <오를란도 핀토 파쵸>에서 주목받은 메조 소프라노 오주영이 맡는다.  

페란도 역은 세계 오페라극장에서 모차르트 작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젊은 테너 아니치오 조르지 주스티아니와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주역으로 활동 중인 테너 김성현이 맡는다. 굴리엘모 역은 세계 오페라 무대의 신성 바리톤 알레시오 아르두아니와 독일 킬 국립극장 주역가수를 역임한 베이스바리톤 우경식이 맡는다.

돈 알폰소 역으로는 세계 오페라 무대가 사랑한 남자 로드 길프리와 미국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베이스 김영복이 출연한다.

바리톤 로드 길프리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취리히 오페라 전속가수를 거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샌 프란시스코 오페라, 워싱턴 내셔널오페라, LA오페라, 달라스 오페라,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 런던 로열 오페라, 파리국립오페라 등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성악가.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모차르트의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는 위험한 작품이다. ‘여자는 다 그래’라는 뜻의 제목부터 요즘 시대에 받아들이기 힘든 ‘여혐’의 냄새가 풍긴다.

두 남자가 늙은 철학자와 내기를 걸어 각자의 약혼자의 정절을 시험하고, 두 자매는 속아서 서로의 약혼자와 결혼서약까지 한다는 플롯은 18세기에도 이미 “부도덕하다”고 비난 받았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 덕택에 살아남아 다양한 재해석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윤호근 감독은 "무겁지 않고 가볍다. 사랑 이야기지만 허세, 배반, 속임수, 질투가 담겨 있고 나중에는 허무하기도 하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유머와 사랑으로 채워져 있어 신비롭기도 하다. 스토리는 황당무계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부족함, 사랑의 불안정성을 음악으로 채워주는 것 가다. 그래서 모차르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젊음의 불안정성을 우리 세대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철학적인 남녀 관계의 믿음보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쉽게 변하고, 어떻게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담았다"며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디테일과 다이나믹,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려고 굉장히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Nicola Berloffa)는 "모차르트 3부작 중 가장 라이트하고 경쾌한 작품이다. 진정한 희극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편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즐기면 된다"며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변장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 디자이너와 의상 디자이너가 1940~50년대 할리우드를 찾아 콘셉트를 정했다. 원작의 가벼운 감각과 희극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저희부터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David Reiland)은 "음악과 대사가 굉장히 긴밀하고 정교하게 연결돼 있다. 모차르트가 이 작품을 작곡하기 전에 헨델의 '메시아'를 편곡해 굉장히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크고 아름다운 중창, 바로크 형식의 음악"이라며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다양한 요소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하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또 다름을 강조, 반대되는 표현들을 잘 조율해 표현해내는 것이다. 균형, 투명성, 모차르트가 넣어둔 미스터리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새로운 감각의 '코지 판 투테'를 위해 세계 무대의 젊은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피오르딜리지' 역은 소프라노 루잔 만타시안, 최윤정이 맡는다.

'도라벨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라파엘라 루피나치와 김정미, '데스피나' 역은 소프라노 로라 타툴레스쿠와 메조 소프라노 오주영이 맡는다.

'페란도' 역은 아니치오 조리주스티아니와 김성현, '굴리엘모' 역은 바리톤 알레시오 아르두아니와 우경식, '돈 알폰소' 역은 베이스 김영복과 로드 길프리가 연기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코지 판 투테'는 오는 9월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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