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보다 더 짜릿한 4DX 효과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해리포터를 덕후의 시선으로 보다.

포스터=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최근 쟁쟁한 기대작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예매율을 자랑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다. 2001년 동명의 인기 원작 소설을 토대로 제작 된 영화는 십년 후 2011년 마지막 시리즈가 개봉될 때까지 나의 성장기와 함께 한 영화다.

2001년 개봉 당시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마법 같은 4DX 기술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해리포터 덕후인 내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리고 해리포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머글'들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기회다. 왜 그런 기회인지 지금부터 낱낱히 살펴보자!

1. 롤러코스터 부럽지 않은 짜릿한 4DX 효과

&lt;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gt; 중 퀴디치 장면

앞 부분의 스토리 전개가 될 때는 다소 미미했던 효과는 해리가 첫 비행수업에서 놀라온 활약을 하고, 최연소 퀴디치 선수가 됐을 때 마침내 진가를 발휘한다. 좌석 모션은 스크린 속 빗자루의 속도와 방향까지 정확하게 따라하는데 바로 내가 추격꾼이라도 된 듯 짜릿했다.

공중에 떠있는 무중력 느낌까지 정확히 재현해냈다. 다른 장면을 다 배제하더라도 이 퀴디치 장면 때문에관람료를 지불한 가치가 있었다. 어렸을 때는 막연히 퀴디치를 하면 이런 느낌이겠지라고 상상했는데 기술의 발전은 마법처럼 날 호그와트의 경기장에 데려다주었다. 

2. 이제는 마냥 귀엽기만 한 그 때의 삼총사들

 

해리포터의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은 우연히 찾은 공연장에서 아버지와 공연을 보고 나오는 한 소년을 보았다. 헤이먼은 그 소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다가가서 오디션을 제안했다.

당시 헤이먼은 현실 속 해리를 찾는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극장에서 자신의 상상 속에서 해리와 똑같은 모습을 한 소년이 극장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본 것이다. 그 소년이 '영원한 해리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다.

헤르미온느의 엠마 왓슨과 론 역의 루퍼트 그린트도 다르지 않았다. 원작자 조앤 롤링은 오디션장에서 이 둘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이 아이가 헤르미온느야, 얘는 론으로 태어났어. 라고 외쳤다고 한다. 삼총사의 해리포터 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든 제작자들과 원작자,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삼총사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은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은 서른 주변의 나이가 된 삼총사지만, 그 당시에는 풋풋하다 못해 병아리 같은 삼총사의 모습이 귀엽고 반가우면서도 내 가슴 한 쪽을 찌르르 하게 울리는 전율이 있었다.

3.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스네이프 교수 역을 맡은 배우 '알란 릭맨', 처음 해리포터를 만나는 장면

 

해리포터에서 가장 반전 있는 인물을 꼽자면 바로 스네이프 교수일 것이다. 이 영화를 찍었을 때 스네이프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롤링과 스네이프를 연기한 알란 릭맨, 단 두 사람 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처음 해리를 바라보는 스네이프의 눈빛과 표정에 복잡미묘한 심리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괴롭혔던 제임스 포터의 아들이라는 혐오스러움이 70%,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 20%, 그 와중에 떠오르는 릴리 포터의 모습이 10% 정도? 이 장면 바로 뒤에는 해리가 이마에 난 흉터에 고통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것도 모르고 봤을 때는 스네이프가 죽음을 먹는 자이기 때문에 아픈거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놓친 것이 있었다. 화면에 담긴 것은 스네이프 뿐만이 아니었다. 오른쪽 귀퉁이에 등 돌린 퀴렐 교수가 아주 잠깐 나왔다 사라진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의 뒷통수에는 볼드모트가 기생하고 있었다.

4. 까맣게 잊고 있던, 그 때 그 느낌의 해리포터

크리스마스를 맞은 호그와트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영화는 1편부터 마지막 7-2편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같은 음악이라도 음역대를 다르게 해서 더 어둡고, 전체적인 색감도 칙칙해진다. 이런 분위기는 해리가 점점 자라고 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됨에 따라 무거워지는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해리가 처음 호그와트에 입학하고 마법 세계와 대면했을 때, 해리는 마치 로또라도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열한 살 해리의 기쁨이라도 반영한 듯 <마법사의 돌>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색감과 환상적인 음악으로 가득찬다.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해리포터 OST는 아직도 영화보다 원작을 더 잘 표현해낸 곡이라는 평을 받는다. <마법사의 돌>을 다시 보면서, '아, 그 옛날 내가 처음 사랑에 빠졌던 해리포터는 원래 이런 분위기였지.'라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엄마가 처음 해리포터 책을 사주면서 읽어보라고 하던 18년 전 그 날이 불현듯 생각 났다. 그리고 퇴근하고 들어온 아빠가 깜짝 선물이라며 사온 <마법사의 돌> DVD를 보자마자 밥 먹는걸 팽게치고 아빠를 끌어안았던 열한살의 내가 생각이 났다.

그 날은 지금까지 내 생에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날이었다. 3040 세대에게 <응답하라 1997>이 향수를 자극하는 인생 드라마라면, 나에게는 <해리포터>가 바로 그런 존재다. 처음 책을 손에 쥐었던 열살 때부터 마지막 시리즈의 영화가 개봉했던 스물한살 때까지 해리는 내 성장기의 역사를 함께 해온 친구다.

번외 이야기지만 <신비한 동물사전> 5부작 개봉을 확정지으며 나의 "마법의 역사"는 현재진행중에 있다. 아직 해리의 매력에 빠지지 못했거나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을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번 재개봉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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