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꿈꾸는 동시에 구속을 꿈꿨고, 영원을 꿈꿨지만 젊은 나이에 소멸한 시인

 

13일 오후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뮤지컬 ‘랭보’(제작 라이브(주)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랭보 역의 배우 박영수, 정동화, 손승원, 윤소호,

베를렌느 역의 에녹, 김종구, 정상윤, 들라에 역의 이용규, 정휘, 강은일 외에도 강병원 라이브 대표, 공동제작사 더블케이필름의 이해만 이사,

중국 해소문화(H.X.Communication), 대만 내셔널 타이중 시어터(National Taichung Theater, 이하 NTT), 일본 아뮤즈(Amuse), 아뮤즈 코리아(Amuse Korea) 관계자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랭보'는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보낸 천재시인 랭보의 삶을 다룬 국내 첫 창작뮤지컬로 '시인의 왕'이라 불린 베를렌느, 그리고 랭보의 둘도 없는 친구 들라에의 여정을 통해 그들의 기억 속 랭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1891년. 임종 직전의 랭보로부터 아프리카에 두고 온 마지막 시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들라에가 베를렌느에게 함께 아프리카에 가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랭보의 사망 20년 전인 1871년으로 돌아가 시인이 되기 위해 파리에 도착한 랭보의 행보를 쫓는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랭보, 보다 완벽한 시를 쓰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버리고 떠나는 베를렌느,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해 좌절하고 방황하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는 들라에의 모습을 통해 이 작품은 시적 감수성이 고갈된 세상, 꿈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진정한 행복과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이번 작품에선 랭보가 생전에 썼던 '취한 배' '영원', 베를렌느의 '내 마음에 내리는 눈물' 등 대표작을 뮤지컬 넘버로 만날 수 있다. 뮤지컬 ‘랭보’ 는 국내 문화 콘텐츠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라이브㈜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가 공동 제작했다.

라이브㈜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마이 버킷 리스트’, ‘팬레터’를 중국, 일본에 이어 대만까지 해외진출에 성공시키는 등 국내 콘텐츠 시장 확장에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또한 단시간에 뮤지컬 ‘인터뷰’를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 시켰고, ‘스모크’를 미국과 일본 주요도시에 진출시키며 그 저력을 입증했다. 

 

문화예술위원회 해외공동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뮤지컬 ‘랭보’는 오는 12월 상하이 공연을 시작으로 중국 주요도시 투어를 예정 중이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일본 아뮤즈와 ‘총각네 야채가게’를 함께 작업한 경험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브에서 진행한 글로컬 뮤지컬 사업 ‘팬레터’ 에 아뮤즈코리아와 해소문화 측이 참여한 적이 있다. 이에 ‘랭보’를 아뮤즈 코리아와 함께 개발하고 한중합작 뮤지컬로 12월 상하이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혐한 분위기에 대해서, 강병원 대표는 “제 경험치로 말씀드리면, ‘총각네 야채가게’ ‘팬레터’ 등 공연에 반응이 좋았다. 한국 작품들을 잘 봐주시고 좋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어 “뮤지컬 ‘쉼없는 예수’도 상해 공연이 끝나고 북경에서 올라갈 예정인데 좋은 반응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공동제작사 더블케이필름의 이해만 이사는 ”‘랭보’가 원아시아를 넘어 오프 브로드웨이는 물론, 웨스트엔드도 가는 것이 목표이다.“고 밝혔다.  

 

아뮤즈 코리아 오덕주 이사는 일본에 랭보의 팬이 많다.“ 며 “살아 있었을 때는 시인으로서 사랑 받지 못했던 랭보가 사랑과 갈망과 분노를 가지고 어떻게 시를 쓰고 절필했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왕해소 대표는 “하나의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2인극이 아닌 세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에서 통할 수 있는 작품이다고 바라봤다.

이어서 "다양한 한국 작품이 일본에 진출해있는 상황이었고 '쓰릴 미' 일본 공연에 김무열 배우가 오르는 것 보고 같은 콘텐츠로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랭보는 사실 한국보다 일본에서 좀 더 유명하다.

다양한 이슈가 있기 때문에 개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국HX 커뮤니케이션 왕해소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남자 2인극이 많이 올라갔고 사랑받았다.

'랭보'는 완성도도 좋고 관객들이 좋아랄만한 요소를 갖췃다고 생각한다"며 "노래도 중국어로 표현했을 때 어색하지 않아 관객들이 잘 이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종완 연출은 뮤지컬 ‘랭보’에 대해 “랭보를 기억하는 두 친구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며 ”각자의 주어진 길을 찾아나서는 세 인물의 여정은, 시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보편적인 테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랭보의 사상은 21세기를 사는 우리들보다도 훨씬 진보적이다. 미지의 세계를 베를린느가 알아주고, 들라에가 그 여정을 열어주었다”고 해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랭보’는 사랑 이야기일 수 있고 ‘시’ 이야기일 수 있는데, 포괄적으로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고 밝혔다.

랭보와 베를렌느의 시를 그대로 대사와 가사에 녹여낸 윤희경 작가는 ”평생 한번 쓸 수 있을까 하는 시어들이 랭보의 시에서는 줄줄이 나오는데 그것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희경 작가는 눈에 보이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 ‘초록’을 추천하기도 했다. 베를렌느가 쓴 ‘초록’이라는 시에는 ‘열매, 꽃, 잎사귀, 가지들이 여기 있소’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작가는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는 작은 것들이다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 며 “랭보의 강렬하고 도발적인 문장들도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계속해서 마음에 맴도는 시는 초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자유를 꿈꾸는 동시에 구속을 꿈꾸었고, 영원을 꿈꾸었지만 젊은 나이에 소멸한, 시인으로는 완전하였지만 인간으로는 불완전했던 ‘랭보’로 분한 배우는 4명이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불안정하고 치기 어린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박영수는 젊은 나이에 삶을 불태웠던 자유로운 영혼의 시인 ‘랭보’ 역으로 변신했다.

 

또 한명의 ‘랭보’ 정동화는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 저 너머 미지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존재인 투시자가 되기 위해 방랑했던 ‘랭보’를 표현한다. 손승원 또한 소년과 같은 맑은 얼굴로 작품 속 캐릭터를 절묘하고 생생히 구현해낸다.

4인의 ‘랭보’ 중 막내로 참여하게 된 윤소호는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원한 방랑자 ‘랭보’의 모습을 표현한다. 박영수 ‘랭보’는 “저희 삶 속에 랭보 시인이 얼마만큼 묻어있을지 고민했다”며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손승원은 좋아하는 곡으로 넘버 ‘취한 배’ 를 꼽았다. 그는 “투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초반부에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넘버이다” 며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랭보’란 작품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하고 뭔가를 얻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극중 실제 랭보 시인의 나이 17세부터 시작하게 된다.

제가 실제 나이가 랭보보다 많다. 랭보 시인이 돌아가실 때 나이"라면서 "제게는 벌써 20년 전의 생동감 넘치는 10대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하기 위해 과거를 많이 돌아보며 상상했다"고 말했다.

박영수는 "영화도 보고 글도 읽었고, 10대 시절 어떤 부분을 내가 반항했나 찾아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동화는 "모든 배우에게 자극을 받는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누군가의 말이나 반응이 영감이 된다"면서 동료 배우들의 서로 다른 매력을 짚었다. 

 

정동화는 "(박)영수 형은 '퓨어'한데 보기와 다르게 방랑자의 마음이 있다. 배우만 아니었으면 전신에 문신을 할거라기에 놀랐다. 거침없는 뜨거운 마음이 표현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승원도 예쁘고 곱상하지 않나. 하지만 보며 깨달은 게 많다. 시간을 들여 여러 고민을 하며 많은 시도를 하지 않았나 한다. 보며 좋았고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정동화는 또 "(윤)소호는 디카프리오다.

실력도 두말할 것 없지만 비주얼도 레오나르도 '소카프리오'다. 비주얼과 실력을 갖춘 차세대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손승원은 "제일 좋아하는 곡은 '취연배'다. 랭보의 성향이 가장 많이 드러난 곡이다. 랭보의 성향을 초반부에 확실히 드러나는 곡이다. 가장 부담되고 노력을 쏟은 곡이라 신경쓰며 부른다"고 전했다. 

 

손승원은 "랭보라는 시인을 많이들 아시겠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뮤지컬이 시 구절들로 이뤄져 있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쉽게 따라갈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토탈 이클립스' 속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랭보는 악동같은 느낌이다. 악동같기만 하면 이해가 어려울 것 같아서, 친절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계속 연기에 대한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에녹은 "두 시인과 평범한 한 인물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건 시대의 치열함과 처절함"이라며 "그 치열함과 처절함의 이유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그것들이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이 되길 바란다. 힐링과 용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는 "모든 노래가 시구어로 되어 있다. 주옥 같은 말들이 가득하다. 한 마디라도 관객 분들이 품고 가실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소호는 "실존 인물이 모티프지만 모든 것을 똑같이 할 수는 없지 않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스터디를 많이 했다"며 "시간이 점프하는 곳에서 각 배우들의 디테일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랭보 역에 박영수, 정동화, 손승원, 윤소호, 베를렌느 역에 에녹, 김종구, 정상윤, 들라에 역에 이용규, 정휘, 강은일이 출연한다. 뮤지컬 ‘랭보’는 2019년 1월 13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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