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가족이 함께 나눠야

 

[무비톡 김상민 기자]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뮤지컬 '메노포즈'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경미, 조혜련, 박준면, 문희경, 신효범, 홍지민, 김선경, 백주연, 주아, 유보영, 황석정, 장이주와 연출 이윤표가 참석했다.

배우 허태희가 MC를 맡아 시작된 이번 프레스콜은 '갱년기', '세월 흘러가네', '잠을 못 자', '푹푹 살이 찌네', '슙슙슙', '난 다시 태어났어' 등 주요 장면 시연과 기자 간담회로 구성됐다.

갱년기와 폐경기(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뮤지컬 ‘메노포즈’가 6년 만에 돌아왔다. ‘메노포즈’는 백화점 란제리 세일 코너에서 우연히 만난 네 명의 주부가 속옷 하나를 두고 옥신각신하다 갱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억력 감퇴, 발열, 홍조, 오한, 성형수술, 호르몬, 성욕 감퇴 및 증가 등 여성이 갱년기에 겪을 수 있는 고통을 뮤지컬 특유의 즐거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안 따라준다. 갑자기 여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매사에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진다. 내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자다가 깨지 않는다는 건 아예 잠을 못 자기 때문이야” 등 중년 여성의 현실적인 에피소드가 배우들의 대사와 노래에 묻어 있다.

불면증, ‘감자튀김 하나에 목숨 거는’ 모습을 그려내 남성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메노포즈'는 2001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후 여성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미국 450개 이상의 도시, 전 세계 15개국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2005년 국내 초연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31개 도시를 누비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거기에 'Only you' 'YMCA' Stayin’ Alive' 'What’s love got to do it' 'New Attitude' 'Lion Sleeps Tonight' 등 익숙한 멜로디의 60~80년대 팝송들은 중년의 향수 어린 감수성을 건드리고, 극 상황에 맞게 개사한 곡들은 완전히 엉뚱한 노래로 바뀌면서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약간의 푼수와 지혜를 겸비한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최근 여성 호르몬의 이상으로 우울증이 생긴 '전업 주부' 역에 이경미, 조혜련, 박준면, 성공했지만 점점 늘어나는 건망증과 외로움으로 괴로워하는 '전문직 여성' 역에 문희경 홍지민 신효범,

우아해 보이려고 나이와 투쟁 중이며 애쓰는 '한물간 연속극 배우' 역에 김선경 백주연 주아가 함께하며, 교외에서 농장을 하며 남편과 함께 살아가지만 혼자만의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사는 '웰빙 주부' 역에는 유보영, 황석정이 무대에 오른다.

이윤표 연출은 "6년 만에 '메노포즈'가 돌아왔다. 캐스팅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름만 들어도 아시다시피 다들 센 배우들이라 내가 이 분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분, 한 분 만나다보니 내가 제일 세다는 걸 깨달았다.

그만큼 배우분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연습에 이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 할 때는 어떤 배역을 맡길지 하나도 고민하지 않았다. 조혜련, 황석정 배우님은 조금 고민했다.

황석정 배우님은 노래를 너무 잘하셔서 웰빙 주부로 보내게 됐고, 조혜련 배우님은 웰빙 주부를 시킬까 하다가 전업주부를 코믹하게 잘 소화하셔서 전업 주부로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또 "배우들의 개성들이 다 다르다. 캐스팅이 세 사람씩 된 건 처음인데 세 사람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재미있고 유쾌한 무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초연부터 함께해 지금은 맏언니로 임하는 이경미는 "초연을 할 때는 갱년기에 대해 몰랐다. 그때만 해도 뮤지컬 배우 중에 나이 많은 배우가 많지 않았다. 그때 그래서 우리가 어렸지만 메노포즈를 공연을 했다. 그때 공부를 많이 했었다.

우리가 모르는 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지 고민했다. 그래도 폐경기, 갱년기에 대한 고민은 여자에게 특별하기 때문에 잘 표현하고 싶었다. 그땐 엄마를 많이 참고했다. 엄마가 왜 그때 그렇게 화를 내고, 아빠랑 사소한 걸로 싸웠는지를 생각하며 공연을 올렸다.

그런데 지금은 갱년기를 겪은 배우로서 갱년기를 겪지 않은 후배, 갱년기 중에 있는 후배 등과 함께하고 있다. 그런데 다들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석정은 "우리 뮤지컬을 서로 보듬어 주며 성장하는 힘을 느꼈다"며 "여성의 서로를 아껴주고 힘을 북돋아 주는게 여성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넌센스2’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 조혜련은 “처음 뮤지컬을 할 때 당황했고 많이 힘들었다. 

 

이번에는 다들 제가 모르는 걸 가르쳐줬다. 신효범 씨가 노래할 때 호흡과 같이 하는 거라고 가르쳐줬다. 이번 작품은 여성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거라 공감이 됐다. 앞으로 뮤지컬을 쭉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30kg 감량 후 '동안' 인생을 살고 있는 홍지민은 이번 작품을 맡기까지 고민이 있었다고 말하며 "주변의 만류가 많았다. 젊은 역할을 많이 맡고 있는 타이밍에 굳이 갱년기 여성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좋고, 이 작품을 하면서 즐거움과 행복함을 경험했기에 다시 겪고 싶었다"고 남다른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은 갱년기가 아니지만, 사실 30대에 처음으로 이 작품을 해서 그때는 많이 공감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제는 다가올 나의 갱년기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예전에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표 연출은 "언젠가는 남자 버전 메노포즈를 꼭 해보고 싶다. 갱년기가 비단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도 심각하게 오더라. 남자분들도 이 작품 보시고 갱년기의 우울감, 건망증 이런 것에서 오는 감정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선경은 "여자가 갱년기를 겪으면 남자도 같이 힘들어 지더라. 여러분의 가정을 위해서 함께 갱년기를 나누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와이프에게는 나눌 수 있는 대상이 남편이니 나눠주시면 좋겠다.

나처럼 싱글인 분들도 주변 분들이 (갱년기의 힘듦을) 함께 나눠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황석정은 "남성분들이 꼭 봐야하는 작품이다. 여성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남자로서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황석정은 앞서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에 이어 '메노포즈'에 출연하며 여자 배우들이 이끄는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선 만큼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그는 "'여자들만 나와도 괜찮을까?' 했다. 왜냐하면 여자들만 나오면 안 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며 "그런데 많이 사랑해주셨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해주셨다. 내가 느낀 게 '시대가 바뀌고 있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여자라서, 여자라는 편견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밝히지 못하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걸 부끄러워 한 이상한 오래된 편견 속에 우리도 스스로 갇혀서 살았었는데 지금은 여성으로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어떤지에 대해 얘기할 시대가 왔구나"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걸 당당하게 해서 우리가 지금 스스로 독립된 개체로, 완성된 인간으로, 성숙된 여자로 설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포인트에 이 두 공연이 있게 된 것 같다"고 전한 황석정은 "그래서 저는 두 공연을 이어서 하는 걸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베르나르다 알바'가 구시대에 얽매여서 여자들이 여자를 괴롭히고 잘못 심어진 남성 권력, 횡포, 폭력 등을 다룬 여성들이 100년 전 삶을 다뤘다면

'메노포즈'는 서로 아픔을 공유하면서 서로 숨기고 있었던 아픔을 꺼내 놓으면서 우리가 아픔을 통해 늙어서, 예전과 같지 않지만 '이제부터 시작이고 우리가 나이들어가고 우리가 여성인건 아름다운거야'라고 선언을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가지 작품이 이어진다면 '예전엔 이렇게 했지만 우리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라는 거다 'Love your self", 자신을 사랑하자는 것"이라며 "모든 약자들이, 여성들이 강자로 일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110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에서 가장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미소를 확인할 수 있는뮤지컬 '메노포즈'는 오는 7일 오후 2시 마지막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마지막 티켓 오픈 회차는 2019년 1월 1일부터 1월 20일 마지막 공연까지이며 인터파크 티켓, 하나 티켓, 예스24 공연,티켓 링크, 달 컴퍼니 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마지막 티켓 오픈 시 칼퇴 후 힐링을 위한 ‘직장인 할인’과 4매 단위 예매 시 할인 가능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더 행복한 ‘4랑해 패키지’등을 통해 예매할 경우 최대 15%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2019년 1월 20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