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길 바라는 영화제

포스터= 블랙리스트 영화제

[무비톡 홍장성 에디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각기 다른 이유로 권력에 의해 낙인찍히고 부정한 방법으로 배제당한 영화들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온다. 예술영화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되는 <블랙리스트 영화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기점으로, 지금껏 한국 영화계가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 나갈 길을 서로에게 묻고자 한다.

본 영화제는 '관객이 주인이 되는 영화관'이라는 비전 아래,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운영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인 ‘모모 큐레이터’의 구성원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문화와 민주주의가 동시 호흡하는 시대를 다시금 열망하게 했다.

민주화 이후 최악의 검열 정책이 폭로된 후에 영화계는 여러 번의 겨울을 견뎌내며 상처가 아물기를 바랬으나, 관련자 처벌이나 피해 작품에 대한 복권 절차는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사태 이후, 엄중한 꾸짖음과 따스한 치유의 의무는 지금 관객인 우리 앞에 놓여있다.

<블랙리스트 영화제>를 통해 검열에는 거부를 표명하고, 부당한 피해를 버텨낸 작품과 당사자들에게 지지와 박수를 보내는 용기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리스트에 오른 수많은 작품 중 총 12편의 상영작을 엄선하였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 및 독립영화 제작 지원에서 배제된 네 편의 작품 <그림자들의 섬>, <밀양 아리랑>, <불안한 외출>, <명령불복종 교사>,

청와대의 영진위 지원 배제 지시 키워드였던 ‘세월호’와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와 <두 개의 문>, 재일 조선인 위안부 송신도 할머니가 쌓아 올린 10년간의 투쟁의 목소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2011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제한상영가 판정 이후 5년의 소송 끝에 일반 개봉할 수 있었던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개봉한 지 이틀 만에 상영 중단 및 개봉관 축소를 겪은 <천안함 프로젝트>, 국정원으로부터 문체부와 영진위 지원 배제 지시를 당한 <불온한 당신>,

진실을 전하려다 쫓겨나고 배제된 언론인들의 이야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촉발하고 독립예술영화관 지원 중단의 시발점이 된 <다이빙벨 그후>까지. 특별히 이번 <블랙리스트 영화제>의 기획자인 모모 큐레이터가 선정한 네 편의 작품에는 상영과 더불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관계자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12월 31일(월) 오후 2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상영 후,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그 이후에 관해 이야기하는 안해룡 감독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1월 1일(화) 오후 1시 <불안한 외출> 상영 후에는 김철민 감독과 함께 부당한 공권력이 ‘국가보안법‘이라는 가면을 쓰고 어떻게 개인을 괴물로 만들고 한 가정의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같은 날 오후 4시 <나쁜 나라> 상영 후에는 참사 이후 특별법 제정을 위한 1년간의 투쟁의 시간, 함께 울고 함께 소리치는 세월호 유가족의 표정을 가장 먼저 포착해낸 김진열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영화제의 마지막 날인 1월 2일(수) 저녁 7시 <다이빙벨 그후> 상영 후에는 이원재 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대변인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의 조직적 폭력’을 주제로, 블랙리스트의 진상과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과제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헌법을 유린한 국가의 조직적 폭력으로 부당하게 배제되었던 작품들을 스크린으로 마주함과 동시에, 관련 인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문화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볼 <블랙리스트 영화제>는 2018 년 12 월 31 일(월)부터 2019 년 1 월 2 일(수)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안에 위치한 예술영화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온라인 예매 시 추첨을 통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영화제 상영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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