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 김상민 기자]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프레스콜이 12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졌다. 윤석현 구준모 유동훈 박준휘 정원준 김방언 최영우 심윤보 정영아 등이 출연하여 전막 시연을 선보였다.

연극 '재생불량소년'은 2016년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선정작이다. 천재 복서 반석은 절친 승민의 기억 때문에 링에 오르지 못한다. 사회에선 문제아로, 복싱계에선 게으른 천재로 점점 내리막을 걷는다.

그러던 중 반석은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희귀병을 판정받고 무균실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백혈병 재발로 무균실에 오랫동안 있던 성균을 만난다. 

 

성균은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으로 반석에게 접근하지만 반석은 차갑게 성균을 밀어낸다. 하지만 성균은 자신의 오랜 무균실 경험을 활용해 반석을 몰아붙이고 결국 반석에게 복싱을 배우기로 한다. 성균은 복싱을 배우며 새로운 꿈에 대해 눈을 뜨지만, 반석은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간다. 

 

강 대표는 “10년전 재생불량성 빈혈로 몸에 오한이 나고 그러다가 길에 쓰러져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 재생불량성 빈혈 아니면 백혈병이라고 하더라”며 “당시엔 악성 빈혈 정도로 생각했는데 찾아봤더니 죽을 수도 있는 병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병에 대해 찾아보니까 죽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화장실에서 한참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이후 이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피를 흘리면 안 되는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환자가 아이러니하게도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는 복싱선수라는 설정을 떠올린 뒤 기획에 돌입했다.

현재 병을 떨쳐냈지만 언제 재발할지 몰라 두려워할 때가 있다는 강 대표는 그럼에도 "극이 주는 메시지는 '재생불량이 재생 불가능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삶이라는 무대 위에, 복싱 경기장 위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단단히 버텨내겠다는 주제"라고 강조했다.  

 

'재생불량소년'은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진 '바람직한 청소년'에 이어 공연제작사 아웃스포큰이 선보이는 소년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다. 강 대표는 중학교 시절부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등 성장 소설을 읽고 청소년이 주인공인 작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예림 음악감독은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은 불완전한 사람들, 넉다운 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템포감, 에너지 있는 음악으로 완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 복싱선수 반석이가 피를 흘려서는 안 되는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좌절하고 희망을 키우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뮤직넘버 ‘숨을 쉰다’, ‘버티고 버티고’, ‘골수이식’, ‘복싱’, ‘넌 정말 구제불능’, ‘강해진 나를’, ‘내일의 수치’, ‘라면’, ‘괜찮아질까’ 등으로 표현됐다.

 

허연정 연출가는 “‘뉴트럴 코너’란 한 선수가 녹다운 돼 카운터를 셀 때 다른 선수가 다가가면 안 되고 멈춰서 기다리는 중립코너를 뜻한다”면서 “이것을 설정으로 해서 반석이가 무균실에 들어가서 나오기까지 멈춰진 시간을 어떻게 버티고 일어서는지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적인 결과나 드라마틱한 지점은 없지만 의사도 간호사도 코치도 승민이도 각자 과거의 순간이던, 현재 순간이든, 각자 자리에서 버티고 이겨낸다”면서 “그것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스스로 버티고 이겨내는 싸움이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안녕! 유에프오'의 김중원 작가와 김예림 작곡가가 다시 뭉쳤다. 역시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를 비롯해 '안녕! 크로아티아' '카라마조프' '폴'의 허연정 연출이 함께 한다. 반석 역으로 배우 윤석현, 구준모가 더블 캐스팅됐다. 

 

3년 째 무균실에서 지내고 있다가 반석을 만나 권투를 배우고 조금씩 변해가는 성균 역으로는 배우 유동훈과 박준휘가, 전설의 권투선수였던 체육관 관장 역으로는 배우 최영우와 심윤보 배우가 더블 캐스팅됐다. 무균실 담당 의사 역으로 배우 정영아 맡았다. 다음 달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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