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안개와 같이 희뿌연 스토리가 자아내는 그 답답함'

사진= 영화 ‘얼굴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새벽’

[무비톡 김상민 기자] 11일 오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얼굴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김새벽, 박종환, 백수장을 비롯해 이강현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윤종석은 드라마 촬영 관계상 참석하지 못했다.

‘얼굴들’은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으로 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기선(박종환), 축구부에 소속되어 있으나 재능이 없는 고등학생 진수(윤종석),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엄마와 식당을 재개업 하려는 기선의 옛 애인 혜진(김새벽), 택배 일을 하지만 곧 그만두려는 현수(백수장), 서로 간에 관계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의 세계의 모습을 담아낸 드라마이다.

영화 '얼굴들'은 기선(박종환)과 기선의 옛 애인 혜진(김새벽)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주인공 기선은 고등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에 권태로움을 느끼다 우연히 축구부 학생 진수(윤종석)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이후에는 학교를 그만둔 뒤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 혜진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가 운영하던 가게를 리모델링 한 뒤 그곳에서 일하며 새 출발을 시작하려는 상태다.

택배기사 현수(백수장)는 퇴사를 앞두고 있는 상태이지만 열심히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해 기사를 쓰려는 기선의 취재에 응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주인공 기선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얽혀있다. 그러나 영화 내에선 이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상황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기선은 왜 진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왜 혜진과 헤어지게 되었는지', '왜 현수의 삶을 취재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는지' 등. 영화 '얼굴들'에 등장하는 스크린 속 인물들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을 수 있는 '왜?'라는 질문에 감독은 철저히 무감각하게 응답한다. 

결과가 있으면 응당 원인이나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러한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영화를 감상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눈 앞의 안개와 같이 희뿌연 스토리가 자아내는 그 답답한 느낌이 바로 영화 '얼굴들'만의 매력이다.

‘얼굴들’은 상당한 두께의 시나리오 대본을 자랑한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거의 소설에 가까운 두툼한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김새벽 배우는 “시나리오를 아는 분을 통해 받았는데 지금까지 받아본 시나리오 중 가장 두꺼운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읽었을 때 인물묘사보다는 공간, 상황의 묘사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거의 소설에 가까운 시나리오였다”고 털어놨다. 다큐를 만들어온 감독의 첫 장편영화란 점은 김새벽 배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 배우는 “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을 만났을 때 영화가 어떻게 구현이 될지 궁금했다“ 며 ”제가 맡은 혜진이란 역할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데 저랑 닮은 구석이 있다고 조금 공감하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강현 감독의 새 영화 '얼굴들'은 오는 24일부터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포스터=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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