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과 빛나는 무대

 

[무비톡 김상민 기자] 26일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 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그날들' 프레스콜에서는 장유정 연출, 장소영 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가를 비롯 배우 이필모, 최재웅, 오종혁, 온주완, 남우현, 윤지성, 최서연, 제이민, 서현철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라진 ‘그 날’을 쫓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그날들'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노래 20여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기도 하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등으로 흥행을 이끌었던 장유정 감독과 장소영 음악감독과 손을 잡았다. '그날들'은 몰입도를 높이는 촘촘한 이야기가 강점이다. 청와대 경호관 ‘정학’과 ‘무영’ 그리고 ‘그녀’의 미스터리하고,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는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큰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명곡들이 더해져 진한 여운과 감동을 전하는데 큰 몫을 한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면 음악과 노래에만 중심을 두어 스토리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날들'은 원곡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토리라인에 맞춰 다양하게 편곡해 극 곳곳에 배치해 드라마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냉철하고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 ‘정학’ 역에는 유준상, 이필모, 엄기준, 최재웅이 캐스팅됐으며, ‘정학’의 청와대 경호실 경호관 동기이자 여유와 위트를 지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무영’ 역으로는 오종혁과 온주완, 남우현, 윤지성이 출연한다. 

 

신원을 알 수 없는 피경호인 ‘그녀’ 역은 최서연과 제이민이 맡았다. 장유정 감독은 "엄기준은 제가 대학 때 처음 쓴 극본의 주연이기도 했다. 제가 쓴 작품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면서 "그동안 스케줄 때문에 함께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출연할 수 있어 제 입장에서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2013년 '그날들' 초연 때부터 함께 했던 유준상에 대해서는 "정말 든든하고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필모는 지난해 9월 TV조선 ‘연애의 맛’에 출연해 일반인 서수연과 인연을 맺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5일 뮤지컬 ‘그날들’ 커튼콜에서 서수연에게 깜짝 프로포즈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유정 감독은 "재밌는 일화"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출연 전 다른 분에게 들었을 때 굉장한 노력파라고 하더라.

또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저희 처음 만났을 때 이필모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방송 잘 봤다'고 했는데, 이필모가 '저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을 하더라. 참 재밌고 솔직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노력파다. 늘 연습실에 먼저 나온다"고 말했다.

 

온주완에 대해서는 "그가 연기할 강무영 캐릭터는 뭘 해도 1등이어야 한다. 온주완을 보면 딱 봐도 참 1등 같이 보였다. 배우, 스태프들에게 잘해줘서 '그날들'의 '온츠비'(온주완+개츠비)라고 부른다.

아파서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갈 곳이 없다면서 연습실에 오더라"라고 칭찬했다. 남우현에 대해서는 인성을 특별히 칭찬했다. 그는 "첫날 왔는데 연습을 못하고 술자리에 갔다. 그런데 취했더라. 알고보니 모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술을 마신 거다.

보통은 어른들 있는 테이블에 있거나 하는데 배우, 스태프 가릴 것 없이 편하게 대하더라. 성격도 좋은 부분이 연기에 다 배어 나온다"고 치켜세웠다. 그룹 워너원 활동 후 솔로 데뷔와 뮤지컬 데뷔를 함께하게 된 윤지성에 대해선 "저희 팀의 소년"이라고 칭찬했다. 

 

장 감독은 "너무 순진하고 순수하다. 매사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조금만 잘못한 것 같으면 무한한 죄책감을 느낀다. 본인은 늘 미안해 하는데, 저는 항상 늘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날들'은 그 동안 쌓아온 제작 노하우를 한데 모아 더욱 완벽해진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작품의 메인 스토리라인이 되는 ‘정학’과 ‘무영’,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1막부터 2막까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지시키기 위해 서브 스토리를 과감하게 생략했다.

장유정 감독은 "먼저 '먼지가 되어'가 달라졌다. 원래 이 곡은 무영과 그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 한 뒤 불렀는데 이번엔 확장시켜 정학의 캐릭터가 돋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학 역을 연기한 이필모는 "모든 창작물은 다 어려운 것 같다. 쉽지 않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 나오는 것"이라면서 "작품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아름답게 끈끈한 팀을 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스로 자극 받는 환경이라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5월 6일까지 '그날들'을 못보고 지나치는 분들은 정말 불행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생략한 넘버 대신 캐릭터의 관계도를 명확하게 해주는 장면을 삽입하여 작품의 이해도를 끌어올렸고, 더욱 촘촘해진 설정과 연출, 그리고 개연성 있는 스토리텔링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무영 역의 남우현은 "대중가요를 하는 사람으로서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무게감이 컸다"면서 "한동안 뮤지컬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꼭 하고 싶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첫 공연을 올리기 전이라는 윤지성은 긴장감을 토로하면서 "아직 제 입으로 '뮤지컬 배우입니다'라고 말씀드리기 보다 공연에 누가 되지 않고 폐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윤지성이 표현하는 강무영의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날들' 속에는 윤지성의 키스신 뿐만 아니라 남성 경호관들의 상의 탈의 신도 삽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몸매 관리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윤지성은 "저도 PT를 받고 있긴 하지만 형들처럼 몸이 좋지는 않다"면서 "민소매를 입는 게 다인데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뮤지컬 ‘그날들’을 진두지휘한 장유정 연출은 “6년 동안 공연할 수 있었던 건 관객들의 애정 어린 시선 덕분입니다. 보답하기 위해서 이번에도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모토로 삼은 건, 철저한 리허설만이 아티스트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공연이 완성됐습니다. 관객들도 만족과 행복,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여러 장면이 업그레이드 됐다. 대사와 안무, 무술의 강도도 이전 시즌과는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극중 정학과 무영,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생략한 넘버(뮤지컬 삽입곡) 대신, 인물 관계를 명확하게 짚어주는 장면을 삽입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장면전환으로 관객들을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15인조 오케스트라로 확대 편성해 편곡도 한층 웅장해졌다.

화려한 군무와 액션 안무도 시작부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레스콜에서는 ‘변해가네’ ‘나무’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이등병의 편지’ ‘나의 노래’ ‘먼지가 되어’ ‘꽃’ ‘내 사람이여’ ‘사랑했지만’ 등을 부르는 장면을 시연했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이필모는 “서로를 무척 챙기고 배려하는 팀이다. 이렇게 끈끈한 팀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도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며 “‘그날들’을 하면서 스스로 자극받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막을 내리기 전까지 ‘그날들’을 못 본다면 불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극중 정학으로 열연을 펼친다. 데뷔 후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윤지성은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마음을 더 단단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공연부터 마지막까지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작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윤지성이 표현하는 강무영의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유정 연출가는 “이필모는 만나기 전부터 ‘노력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연습에 충실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윤지성에 대해서는 “우리 팀의 소년이다. 무척 열심히 하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큰 죄책감을 느낀다”고 호평했다.

 

데뷔 후 세 번째 뮤지컬로 ‘그날들’을 선택한 그룹 인피니트 남우현은 “뮤지컬을 처음 할 때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과 부담이 컸다. 기회가 와도 ‘잘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면서 “‘그날들’은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선택했다. 작품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뮤지컬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날들’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는 온주완은 “매회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앙상블 배우들이 정말 멋지다”고 짚었다. 초연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서현철은 “‘그날들’은 만나면 마냥 기분 좋아지는 친구같은 작품이다. 많은 관객들이 오셔서 기분 좋은 친구를 만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극중 그녀 역을 맡은 제이민은 “멋진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노래가 주는 힘에 멋진 이야기까지 있는 작품이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초연부터 매 시즌 참여하는 오종혁은 “나에게 소중한 공연이다. 소중함을 잃지 않고 매회 정진하겠다”고 했다.

이필모는 “‘그날들’은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가 처음 봤을 때 느낀 감정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김광석의 음악으로 만들었지만 ‘그날들’의 음악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이 작품을 통해 김광석의 음악도 더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뮤지컬 <그날들>은 장유정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플래시백(Flashback, 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 혹은 기법)’을 사용해 2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정학’의 관점에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한다.

또한, 사건의 핵심이 되는 장면은 1막과 2막에서 중복하여 보여줌으로써 1막에서는 자세한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2막에서는 그 사건의 내막을 확인할 수 있게 해 관극의 재미를 높였다.

수 천 가닥의 실커튼에 투영되는 영상은 20년의 시간차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며, 미스터리한 ‘그 날’의 사건을 암시하듯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그날들>의 볼거리 중 하나인 배우들의 화려한 군무와 액션안무는 실제 대통령 경호원들을 방불케 하며 오프닝부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공연 내내 유도, 검도, 특공무술, 레펠, 격투까지 실제 경호원들이 훈련하는 액션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2019 뮤지컬 <그날들>은 5월 6일(월)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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