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결이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길 바래"

사진= '생일' 언론시사 후 기자 간담회에서 ‘배우 설경구’

[무비톡 김상민 기자]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휴먼 영화 '생일'(이종언 감독, 나우필름·영화사레드피터·파인하우스필름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배우 설경구, 전도연, 이종언 감독이 참석했다.

설경구는 아들이 세상을 떠나던 날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지 못해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20일 개봉하는 '우상'(이수진 가독)에 이어 '생일'로 연달아 관객을 찾게된 설경구는 "'생일'을 제안 받을 당시 다른 스케줄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생일' 시나리오를 읽고 참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케줄을 조정하기도 했다. 그동안 왜 세월호를 다룬 영화가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해야할 것 같았다. 일주일 정도 고민을 하고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며 의미를 다졌다. 

배우 설경구가 영화 ‘생일’에 등장하는 후반부 모임의 촬영 비화를 전했다. 설경구는  “저도 20년 넘게 연기를 했지만 30분 넘게 롱테이크 장면을 촬영한 것은 처음이다. 이틀 동안 찍은 장면이다”라며 롱테이크 신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롱테이크 신에 대해 “많이 덥고 힘들었다.

 

그 호흡이 50명 정도 되는 인원인데 모두가 하나 같이 느껴진 촬영이었다. 귀한 경험이었고, 앞으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설경구가 전도연과의 호흡을 이룬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처음에 이 작품의 책을 받고 물어본 게 '전도연에게 책을 보냈느냐'였다. 책은 도연씨에게 보냈는데 '못하겠다'고 했다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좌절했다"며 영화 제작 초기 있었던 과정을 밝혔다.

설경구는 "그럼 누가 하느냐고 물으니 열흘 쯤 있다가 제작사 이준동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전도연씨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더라. 정말 정말 좋았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이어 "이 참사가 있은 후에 시인은 시를 쓰고 소설가는 소설을 쓰고 가수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우리는 영화하는 사람이니 왜 이 영화가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주일 정도 고민하고 (기존)스케줄에 양해를 구해서 작품에 참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의 심정을 진정성 담아 연기한 그는 영화 촬영 당시의 심경에 대해 "감정적으로 쉬운 영화는 아니다. 내가 맡은 정일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면 세월호 참사 때 가족 옆에 못있었던 인물이다.

한참 지난 몇 년후 가족에게 다가가려는 인물이다"라며 "정일은 참사의 당사자이면서도 관찰자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누르고 담담해야 한다.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 혈기 왕성하고 집어 던지고 했을텐데 여권에 도장 받으러 갔을 때도 꾹 누르고 참으려고 했다. 분노를 계속 누르려고 애를 쓰며 연기했다. 오히려 '컷'하고 종료되는 순간 더 깊이 많이 울게 됐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영화를 접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국민적 트라우마가 있는 참사였다. 우리 모두 각자가 다 상처가 있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상처 받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하지 않나. 오셔서 위로하고 위안 받고 작은 물결이 돼서 큰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일’(감독 이종언)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이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 ‘시’에서 연출부로 활동하며 내공을 쌓은 이종언 감독이 ‘생일’의 연출을 맡았다.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이종언 감독이 2015년 안산으로 내려가 봉사활동을 펼치며 직접 겪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4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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