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일 가든 호텔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 사실은 떨려요' 제작발표회에서 ‘전유성’

[무비톡 김상민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서울가든 호텔에서는 전유성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 사실은 떨려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최양락과 김학래, 엄용수, 전영록, 김지선, 졸탄 등이 함께 했다.

지난 1969년 TBC ‘후라이보이의 쇼쇼쇼’의 방송작가로 데뷔해 5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대한민국 코미디계를 이끌어온 전유성,

이날 사회를 맡은 박휘순 또한 2001년 전유성이 설립했던 사단법인 ‘코미디 시장’의 1기 수료생. 박휘순은 이에 대해 “동기는 신봉선, 후배는 김민경이 있다. 안상태, 황현희, 김대범, 졸탄과 함께 했다”고 얘기하며 전유성의 남다른 영향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전유성은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사용한 ‘개그계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의 공연에는 김미화, 김지선, 김학래, 김한국, 김효진, 심형래, 이성미, 이영자, 이홍렬, 임하룡, 전영미, 조원석, 조혜련, 졸탄, 주병진, 최양락 등의 후배들이 직접 참여해 데뷔 50주년을 축하한다.

개그계에서 막강한 전유성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개그맨 전유성이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설렘과 부담감, 미안함을 토로했다. 전유성은 "공연 제목이 '사실은 떨려요' 다. 그게 내 마음이다. 나도 내가 데뷔한지 50년이나 된줄 몰랐다"면서 "'쑈쑈쑈'는 제가 1969년에 데뷔했던 TBC프로그램 이름이다.

데뷔작을 타이틀로 했다"며 감개무량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굉장히 부담스럽다. 내 이름만으로는 표가 팔리지 않을 것 같아 후배들을 많이 모았다. 출연료도 못주는데 비싼 후배들에게 부탁하기 힘들었다. 히든 게스트도 있다"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함께 한 최양락과 김학래는 "전유성 형님 만난지 38년 됐다. 저희 모두는 형님의 후배들" "코미디 역사에 남을 분이다. 데뷔 50주년이라니 대단하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전영록은 "형을 참 좋아한다. 저도 데뷔 47년이 됐다. 좋은 공연 만들겠다"고 거들었다.

엄용수는 "그 동안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언제나 기존 질서를 깨는 창조적인 파격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선은 "전 데뷔한지 29년 됐는데 선배님 딸뻘이다. 저 결혼할 때 직접 청첩장을 만들어주신 게 기억난다"면서 "항상 아버지 같은 존재다.

인지하고 배울점이 많으면서도, 가끔은 '아이고 아버지 왜 저러실까' 하고 싶은 분"이라고 말해 동료들을 웃겼다. 김지선은 "이성미와 김효진, 전영미와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전 무서운게 없다. 전유성 뒷담화를 제대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가수 강원래는 "데뷔 전에 전유성 형님이 SM기획 녹음실에 오셔서 개그를 보여주고 저희가 박수를 쳐서 녹음한 적이 있다. 저랑 구준엽이 같이 박수치는 역할"이라고 회상하며 "그런데 너무 재미 있었다. 이번 공연은 제가 먼저 같이 하겠다고 했다.

선이(아들)와 함께 '꿍따리샤바라'를 부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졸탄도 "전유성 선배님은 많은 개그맨들의 은인이자 선배이자 교수님"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전유성은 이번 공연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로 '자리 안내'를 꼽았다.

유명인들이 직접 안내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것. 전유성은 "조혜련이 골룸 분장을 하고 자리 안내를 하기로 약속했다. 내가 조혜련씨 남편이 제작하는 연극에 구경 가는 조건"이라고 덧붙여 후배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전유성은 인기 마술사 최현우가 자신이 직접 여는 '이흥선 마술대회' 출신이라며 공연 기획자로서 대한민국 1호 마술사 이흥선부터 최현우, 이은결에 이르는 마술사들과의 인연도 전했다.

졸탄 이재형, 정진욱. 웃찾사'가 폐지되고, '개그콘서트'도 부진하는 등 '공개 무대 코미디'의 입지가 무너지고, 코미디언의 설 자리도 좁아지는 시대다.

최양락과 김학래는 "볼거리가 넘쳐나고 즐길 거리가 너무 많은 시대" "문화가 다르고 웃음 포인트가 달라졌다. 세대가 바뀌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은 "열심히 하다보면 코미디에도 봄날이 올 거다. 더 발전되고 업그레이드된 모습이 필요하다"는 격려도 전했다.

전유성은 자신의 데뷔 시절에 대해 "1년 넘게 작가로서 원고를 썼는데, 정작 출연을 시켜주지 않아 서운했다. 한마디 더하려고 애쓰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상하는가 하면,

'용의눈물' 당시 양녕대군 역을 맡았던 배우 이민우를 경복궁 근방에서 인터뷰할 때 청와대 경호원들이 제지하자 "얘네 집 앞에서 하는 건데 왜 그러냐"고 말해 허락을 받았던 기억도 떠올렸다.

행사 말미에 전유성은 "아직도 조심스럽다. 너무 많이 와주셔서 놀랐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전유성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쑈쑈쑈'에는 심형래, 김학래, 최양락, 이홍렬, 임하룡 등 원로급 코미디언부터

주병진, 이영자, 김미화, 김지선, 김학래, 김한국, 김효진, 전영미, 조원석, 조혜련, 졸탄 등 50명이 넘는 후배들의 총 출동이 예정되어 있다. 전유성이 키운 '코미디시장'과 예원대학교 코미디학과 출신 후배와 제자들이 뜻을 모았다.

이밖에 권인하, 노사연, 박중훈, 양희은, 전영록, 전인권, 조덕배, 클론(강원래) 등 가수 및 배우, 구본진, 김민형, 김상순, 최현우, 닥터레옹 등 한일 프로마술사들도 함께 할 예정이다.

개그와 음악, 마술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쇼라는 게 주최측의 자신감이다. 하지만 이처럼 개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 전유성 장본인은 여전히 “떨린다”고 얘기한다.

자신의 개그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될 법하지만 자신조차도 주변의 스태프들이 50주년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전에는 데뷔 50주년이라는 사실도 몰랐다는 전유성이다.

공연 부제를 ‘사실은 떨려요’라고 지은 이유도 여전히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것은 “떨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였다.

최근 공개 코미디가 하락을 걷고 있는 것도 개그맨 전유성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학래와 최양락은 언젠가 다시 공개코미디의 부흥이 올 것이라고 자부한다.

최양락은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시청자들의 높아진 수준을 못 따라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때와는 정반대의 시점이다. 볼 것이 넘쳐난다. 드라마도 그렇다. 그렇기에 지금은 질책보다는 응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아직도 무대에 서기가 떨린다는 전유성. 하지만 제작발표회 중간중간 던지는 그의 유머는 아직도 칼날처럼 예리하게 웃음을 파고 들어왔다.

50년 동안 줄기차게 이어온 그의 개그는 뚜렷한 철학과 무뎌지지 않는 예리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기에 그를 위해 공연에 참여하는 코미디언들이 어떤 개그를 보여줄지도 기대 포인트다. 

코미디뿐만 아니라 권인하, 노사연, 박중훈, 양희은, 전영록, 전인권, 클론(강원래) 등 동료 가수 및 배우가 출연 예정이며 구본진, 김민형, 김상순, 최현우 등 프로 마술사와 ‘컴플리트’로 유명한 일본 마술사 ‘닥터 레옹’도 출연 할 예정.

오는 5월 11일, 12일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을 시작으로 6월 22일 전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6월 29일 제주도 제주아트센터에서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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