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 이민혜 기자] 영화 <다시, 봄>(감독 정용주)이 4월 17일 개봉했다. 무비톡이 삼청동 한 카페에서 '호민' 역의 배우 홍종현을 만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영화 <다시, 봄>은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타임 리와인드 무비로 인생의 유일한 행복인 딸을 사고로 잃은 후 절망에 빠진 '은조'(이청아)가 중대한 결심을 한 날,

눈을 떠보니 시간이 어제로 되돌아가면서 불행했던 자신의 어제를 바꾸며 행복한 시간을 보냄과 동시에 마음이 초조해지던 중, 시간여행에 관한 미스터리한 키를 쥔 남자 '호민'(홍종현)을 만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영화가 봄이랑 잘 어울린다. 어떻게 봤나?

A. 최종 편집 된 건 이번(언론시사회)에 처음 봤다. 음악 들어가고 편집된 내 영화를 내가 보니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었다. 걱정을 많이 하긴 했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 나온 것 같다.

감독님께서 마지막 장면을 살짝 변경하신게 있었는데 그 부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예전에는 생각을 좀 더 해야하게끔 애매하게 끝났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와서 든든했고 좋았다.

무대인사할 때가 더 실감이 난다. 방송, 인터뷰나 관련 스케쥴 할 때는 작년에 찍은 거고 꽤 지난 일이다보니 어떻게 찍었는지도 많이 까먹고 있었는데 영화 보니까 그 때 생각도 났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시간에 관련된 독특한 구성으로 볼 수 있는데 연기할 때 낯설고 어색한 모습의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하나 고민했을 것 같다.

A. 캐릭터 설정 때문에 내 기준에서는 '호민'과 '은조'가 좀 상황이 달랐던 것 같다. '은조'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왔다가 다시 과거로 가는데 나는 '호민'이가 불행해지고나서 과거로 돌아가다보니 누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씬들을 새롭게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누나는 나를 알아보고 감정이 있지만 나는 항상 못 알아보고 새롭기 때문에 인생 그래프의 어떤 지점인지, 그 지점에서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어땠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텀들이 있다보니 내 기준에서는 힘들어하다가 좋은 에너지로 살아가는 젊은 '호민' 장면을 찍으면서 어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겪어보지 않았지만, 큰 사건을 겪은 인물이니 분위기가 바뀌는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다시 봄'을 촬영하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개인적으로는 연기하면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관객 입장으로 생각을 하자면 어렸을 때 되게 많이 했던 상상 중 하나니까 그런 것 때문에 뭔가 공감도 됐다. 비슷한 사건은 아니지만 분명히 영화를 보시면서 자기 자신의 과거를 생각할 거라고 생각한다.

작건 크건 사건들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기존의 시간 여행에 관련된 영화들은 판타지 요소가 크지만, 이 영화는 소소한 행복을 찾는 캐릭터들도 있고 자기 자신의 후회됐던 순간들 때문에 그런 것들을 변하게 하기 위함도 있다보니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서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어떻게 앞으로 살아야할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다 볼 관객분들이 좋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집에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될까?

A. '호민' 캐릭터도 좋았지만 시나리오 보고나서 위로의 느낌도 받았다. 보시는 분마다 다르겠지만 용기를 주는 것 같고 명확한 정답은 아니지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해주는 느낌을 관객분들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 인해 그런 느낌을 받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을 것 같았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A. 큰 미래 선택은 바꾸고 싶은게 없다. 예전에는 일을 할 때 더 많이 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했던 것 같다. 조금 편안하게 순간순간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지금도 조급한 마음은 당연히 있다. 예전보다는 많이 여유를 찾은 것 같다. 요즘은 많이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어제 뭐했지 생각했을 때 잘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서 똑같은 하루가 주어지면 똑같이 살아도 다른 마음가짐으로 살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어짜피 똑같은 하루를 살 건데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보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호민'이가 초반에는 삶에 눌려서 우울한 모습이었다면 과거로 가면서 점점 귀엽게 변해간다. 원래 모습과는 어떻게 다른가?

A. 술 마셨다고 그렇게 되진 않는다. 힘들고 삶이 피폐해진 '호민'을 먼저 촬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밝고 웃는 '호민'의 모습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보여줄 수 있는 씬들이 몇 개 없다고 생각해서 재미있게 즐기며 촬영을 해보자고 한 건데 감독님도 괜찮으셨는지 그렇게 만들어주셨다.

영상에서 그렇게 나온적은 없었으니까 찾아왔던 친구들은 그렇게 얘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 나의 모습이 제일 잘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나만 모르고 있었나보다. (웃음)

 

Q. 그동안 밝은 캐릭터로는 많이 못 봤던 것 같은데 너무 잘 어울린다.

A. 아쉬웠던 것 중 하나였다. 전 인터뷰에서 무슨 연기를 하고 싶냐고 하셨을 때 밝고 풀어지고 헐렁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이렇게 생겨서 시니컬하다던가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찾아주신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한 것 같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영화 속에서 이청아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A. 누나한테 고마운 부분 중 하나인데 누나도 낯가림이 좀 있다. 만나기 전에 중간에 같이 아는 배우분들도 좀 있어서 얘기를 들었었다. 그 분들이 얘기해준 그대로였다. 보통 만나서 친해지기 위해서 여러번 만나는 시간을 가지는데 처음부터 편했다. 현장에서도 크게 걱정 없이 촬영을 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셨다.

그런 거에 대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는 정말 없었다. 영화 자체에 러브라인이 없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누나 같지 않고 친구 같았던 것 같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해야하는데 선배이고 누나인데도 그런 것 없이 필터 없이 얘기했던 것 같다.

그러려면 정말 편해야하는 건데 누나가 그런 거에 대해서 불편해하지 않고 좋게 봐줬었던 것 같다. 촬영할 때는 그냥 같은 작품을 위해서 연기를 했던 동료 느낌이었다. 내가 많이 든든해했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유도 씬에서 부상이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괜찮은가?

A. 심하게 다친건 아니고 촬영 하루이틀 전에 무리해서 하다가 어깨를 삐끗했었다. 요령이 없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거 때문에 현장에서 통증이 있다보니 하고 싶은대로 안 되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었다.

그 다음에는 한 달 정도 쉬다보니 멀쩡해졌다. 유도는 처음 해봤다. 자전거, 러닝, 축구는 좋아한다. 단기간에 잘 할 수 있는 운동은 없겠지만 유도는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했다.

촬영할 때는 체육관 관장님이 붕대 감아주시고 촬영하고 그랬다. 내 실력에 비해서는 잘하는 것처럼 나온 것 같다. 같이 상대역으로 나온 준서라는 친구가 체육관에서 연습 상대로 파트너 해줬었던 친구다. 그래서 촬영을 더 편하게 했던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A. 힘들어하거나 그랬던 것보다 기분 좋게 찍었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술집에서 찍었던 씬도 기억에 남고 아버지랑 밥 먹는 씬 같은 그런 것들이 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실제로는 살갑지 않고 무뚝뚝한 아들이다. 오히려 엄마한테는 좀 친근하게 하는데 아버지에게 못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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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절에 갈 때 경치가 너무 예뻤다. 두 분이 마주하는 중요한 씬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디인지 소개 부탁한다.

A. 여수 향일암이다. 원효대사가 창건해 자주 계시던 절이라고 했다. 앉아서 공부를 하고 그랬던 바위도 있었다. 거기가 경치가 정말 좋다. 여수 바다가 한 눈에 다 보이고 공기도 좋다. 올라가기 좀 힘들긴한데 올라가면 좋다. 나무랑 바다가 있던 안개 같은 장소는 태안이었다. 두 장소는 다른 장소이다.

 

Q. 그동안 드라마에서 청춘물도 많이하고 영화에서도 그런 드라마를 가진 영화를 많이 한다. 갑자기 주말극에 등장해서 놀라웠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전에는 젊은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했었는데 오히려 너무 일상적인 캐릭터는 안 해본 것 같아서 재미있겠다 싶기도 했었다. 긴 호흡으로 하는 촬영도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도 당연히 있다. 이것 또한 잘 끝내면 당연히 플러스가 되는 것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들 때문에 선택을 했다. 캐릭터 또한 밝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 이유에서 많이 끌렸던 것 같다. 기준은 없는 것 같다. 지금쯤 이런걸 하고 다음엔 뭘 할지 생각은 해도 선택할 때 반영된 적은 없는 것 같다.

 

Q. 이제 어머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다.

A. 부쩍 많이 알아보신다. 그 전에는 어린 학생들이 대부분 알아봤었는데 요즘에는 아주머니들도 알아보시고 아버님분들도 알아보신다. 역시 TV를 봐주시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엄마가 내가 어떤 캐릭터할 때보다 너무 좋아하신다. 너무 잘됐다고 네다섯번 얘기하셨다. 더 열심히 해야겠는데 생각했다.

사진@ 더홀릭컴퍼니

Q. 개인적으로 힐링을 하는 것이 있나?

A. 어렸을 때부터 많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드면 아무 생각도 없이 할 수 있는걸 찾았었다. 땀 흘리는 운동일 수도 있고 만드는걸 좋아해서 뭔가 조립해서 만들거나 최근에는 목공 같은 것도 배우는데 그것도 스트레스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뭔가 시작했을 때 시간도 잘 가고 잡생각 안들고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하는 것 같다. 그런 것에 에너지를 많이 쏟고 나면 마음이 좀 편해지는 느낌도 든다. 어릴 때 레고, 알씨카, 오토바이, 자동차 이런 것 좋아했고 최근에는 목공 배우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하고 있다.

만지고 조립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사진 찍는 것도 취미를 붙여서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그거도 재미있다. 집에 개 데리고 이틀 시간 나면 캠핑도 다녀오고 아무 사람 없는데서 맛있는 거 해먹고 공기 좋은 데서 구경하다오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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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모델 출신 배우들이 많이 보인다.

A. 그 타이틀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관심을 받고 시작하는 것은 좋은 것 같지만, 기준이 잡혀져버린다고 생각하면 단점인 것 같다.

워낙 나보다 일을 먼저 하고 잘하시던 선배님들이라 개인적으로는 모델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이 정해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 생각했었는데 그 타이틀이 오래 가는건 좋은 것 같지 않다. 그 부분은 내가 잘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연기하는 것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A. 그냥 내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어릴 때부터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걸 좋아했다. 새로운 장소에 가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어떤 것들을 경험하고 그래서 흥미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길게 하면 1년도 하지만, 항상 다른 상황들이 주어지고 배역에 맞게 이번 영화처럼 유도를 배우기도 하고 그런 작업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그렇게 준비를 해서 동료 배우분들과 스탭분들과 고민을 해서 만들어냈을 때 성취감도 너무 좋다. 그래서 되게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힘들 때도 있지만 재미있을 때도 많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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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다시 봄' 관람 포인트는?

A. 어느 누구랑 같이 와서 봐도 되는 영화같다. 가족, 친구, 연인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은 영화라 좋은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느낌들이 있는데 스트레스가 풀리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여운이 남는 영화인 것 같아서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관객분들이 살아왔던 어느 시점을 생각하실 것 같다.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겠지만 그게 안 좋은 감정이라던가 기억은 아닐 것 같아서 감독님이 이 영화에 왜 힐링이라는 단어를 넣었는지 나도 알 것 같아서 많이 위로 받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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