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연습장면

[무비톡 김상민 기자]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국립오페라단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오픈 스튜디오가 진행됐다. 현대오페라의 걸작이자 문제작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이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국내 초연된다.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은 작곡가 쿠르트 바일과 극작가 베르톨드 브레히트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원래 성악가 몇 명과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은 노래극으로 출발했다가, 1927년 독일 바덴바덴 페스티벌에서 소개된 후 1930년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에서 정식 초연됐다.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다비드 레일랑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 지휘자는 "한국 초연이다. 젊은 성악가들, 댄서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다. 극을 소화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이번 작품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안성수와 협업한다.

안성수 감독이 총연출과 안무를 맡으며, 국립현대무용단 시즌 무용수들이 성악가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성악가와 무용단의 움직임을 부각하고 미니멀한 무대와 과장되고 화려한 의상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소격효과(낯설게 하기)'를 강조한다.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연습장면

안성수 연출은 "오페라 연출을 맡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쿠르크 바일 음악이기 때문이다. 오페라보다는 노래가 연속되는 음악극 같은 형태라 제가 연출을 맡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다. 어디서 춤을 춰야 하고 말아야 하는지 결정해야 했다.

'낯설게하기'를 어떻게 하면 낯설지 않게 그릴지 고민했다"며 "또 하나는 올해가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마지막 임기라 무용수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가상의 도시 마하고니가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번영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 재즈, 래그타임, 캬바레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담는다.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안성수 예술감독

레일랑 지휘자는 "바일은 다양한 음악적 언어를 극에 녹여냈다. 그 중 재즈를 많이 활용했다. 오페라의 전형적인 곡이 있는가 하면, 가요 같은 가벼운 곡들, 바흐나 모차르트의 대위법, 12음계가 사용되거나 무조의 성격을 보이는 등 다양하다.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가 이 모든 세계관을 하나로 합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며 "바일은 음악적으로 소격효과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음악은 원하지 않았다.

작품에서 현악기의 중요도는 높지 않고 색소폰, 반도네온 등 평상시 많이 사용하지 않는 악기가 중요하다.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하면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이용숙 드라마투르그(극작가)

이용숙 드라마투르그(극작가)는 "무용과 함께 이 작품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이런 시도가 국립오페라단에서 처음이기에 잘 될까 걱정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습한 결과, 굉장히 만족스럽고 즐거운 작업"이라며 "바일과 브레히트의 협업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서푼짜리 오페라'다.

만들어진 시기는 비슷하지만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이 음악적으로 더 풍성하다. 음악만 들어도 흥겨워지는데 무용수들의 춤사위까지 어우러져 관객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너 미하엘 쾨니히와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엑사가 각각 지미와 제니로 무대에 오르고, 또 다른 지미와 제니는 소프라노 장유리가 맡는다. 메조 소프라노 백재은이 포주 베그빅으로 돌아온다.

이 외에도 테너 구태환과 민경환, 바리톤 나유창과 베이스 박기현, 이두영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주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16명의 젊은 현대무용수들이 성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에너지 넘치는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힘을 모은다. 국립오페라단의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은 오는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