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 이민혜 기자> 제23회 부천국제판차스틱영화제에서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진범>(감독 고정욱)이 7월 10일 개봉했다. 영화 <진범>은 아내가 죽은 그날의 진실을 찾고 싶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남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증언이 필요한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이 함께 사건을 쫓기 시작하면서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무비톡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송새벽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사진ⓒ 리틀픽쳐스

 

Q. 영화 본 소감은?

A. 잘 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음향이나 편집 부분에 감독님께서 굉장히 애를 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하는 당시에 못 느꼈던 것을 느꼈다. 굉장히 디테일하고 섬세함이 있다.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촬영한 영화를 객관적으로 말하기가 애매한 구석이 있는데 확실히 연출적인 부분에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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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본 받고 어떤 느낌이었나?

A.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느낌이었다. 옆집에 일어나는 일을 보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굉장히 사실적인 대사, 상황, 씬들이 묘사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옆동네에서 진짜 일어날법한 그런 이야기가 굉장히 생동감있게 압도적으로 와닿았다. 연기를 하게되면 힘이 들겠지만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대본에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평범한 사람한테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살해를 당하고 이 남자가 진실을 알아가고 왜 죽였는지 알아가는 내용이다. 그냥 그 자체가 좋게 다가왔다. 뭔가 특별한 사람이 아닌 특별한 상태에 놓인게 아닌 지극히 평범하고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살다보면 평범한 일, 하루들이 많은데 갑자기 사건들이 빵빵 터질 때가 있다. 교통사고가 난다던지 남의 차가 갑자기 받는다던지 굉장히 일상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터진다. 그런 느낌의 영화 같아서 좋았던 것 같다.

 

Q. 감독님과는 인연이 있었나?

A.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여리여리한 여자 작가님이 쓰신줄 알았다. 처음 뵀을 때 깜짝 놀랐다. 너무 섬세하게 쓰여진 느낌이 좋아서 읽었을 때 굉장히 섬세한 여자 작가분이 쓰셨겠다고 했는데 장난끼 있고 풍체가 있는 남자분이셔서 사실 좀 놀랐다. 직접적으로 캐스팅에 대한 이유는 얘기 없으셨는데 인터뷰 중에 럭비공 같은 배우라고 해줬다. 칭찬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예전에는 코미디라던가 재미있는 작품들에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무게감 있는 작품들에 많이 나오는 것 같다.

A. 이런 걸 해보고 싶다던지 그런 생각을 해도 시나리오가 맞춰서 오는 건 아니다. 개별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하다보니 돌이켜보니까 한 작품 한 작품 하다보니까 역할이 온 것 같다. 장르의 작품들이 온 것 같다. 스릴러를 해야겠다는 그런건 없었다.

 

사진ⓒ 리틀픽쳐스

 

Q. 캐릭터를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는지?

A. 굉장히 평범한 사람한테 이런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 이 사람이 하는 생각이나 행동 부분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영훈'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다. 큰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그 사건에 대해 대처하는 그런 부분들이 나라도 이렇게 했을 것 같다는 사실감 있는 이야기가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한테도 이런 일이 닥치면 누구나 해볼직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매력을 느꼈다.

전반적인 이야기가 그냥 재미있었다. 굉장히 신선했고 연극같은 영화이다. 오박자들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해보고 싶다, 하면 힘들겠지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 영화를 통해서 뭘 해보고 싶은 건 없었다. 분위기는 어느 정도 짐작 했겠지만 딱히 그거에 대해서 중점을 두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딱히 내가 맡은 역할이 탁탁 보여진다는 느낌보다는 스윽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느낌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사진ⓒ 리틀픽쳐스

 

Q. 의심도 하고 감정이 왔다갔다 하는데 감정 잡을 때 힘든 점은 없었나?

A. '용훈'은 피해자의 남편이고 '다연'(유선)은 용의자의 아내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 서로의 마음을 숨긴채 공조를 해야한다. 그 부분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어떤 심정으로 연기를 했다기보다 대본에 그런 부분이 잘 쓰여져 있었고 촬영 전에도 상의도 얘기도 많이 했었다. 아이러니한 관계지만 이 상황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발버둥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즐겁게 촬영에 임한 것 같다.

 

사진ⓒ 리틀픽쳐스

 

Q. 감정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가?

A. 긴 호흡의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시간상으로도 그렇고 공간적으로도 그렇고 촬영할 때 저녁에 촬영 끝났는데 다음날 아침에 이어서 촬영을 가는 느낌이니까 밤낮이 바뀌면 사람이 마음이 느낌의 조절들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시간도 짧고 그렇다보니 리허설 많이 했다.

 

Q. 유선 배우와 연기 호흡은?

A. 열 작품 같이 한 느낌처럼 정말 편했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는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옆동네 사는 누님처럼 편했고 처음 만난 날 8시간 수다를 떨었다. 배우 상견례 하는 날인 건데 작품 얘기 하나도 안 하고 궁금한 이야기, 연애할 때, 결혼할 때, 애기 낳았을 때 라이프스토리를 뭘 그렇게 할 얘기가 많았나 싶기도 하다. 촬영 전에 MT도 가고 촬영 끝나고도 갔다. 작품의 성향, 성격, 연극 같은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 공간에서 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짧은 시간에 빨리 가까워져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다급해져서 MT 얘기했더니 받아들여주셨다.

가평쪽으로 갔는데 팀웍이 아주 좋았다. 삼세번은 가야하지 않나 해서 세번째 추진을 생각해보고 있다. 영화팀은 그런거 잘 안 간다. 이런 영화는 서로 긴 호흡도 많고 대사도 주고 받는 부분들에 있어서 그런 마음이 더 들었던 것 같다. 다른 작품에서도 늘상 가고 싶다.

 

사진ⓒ 리틀픽쳐스

 

Q. 결혼을 해서인지 더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고 하더라.

A. 만약에 총각이었으면 감독님이 대본을 주셨을까 생각한다. 결혼을 한 입장이니까 그 대본을 봤을 때 더 이입이 되었다. 입장이 비슷하다. 나이대도 그렇고 '만약 내 아내가 이렇게 됐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니 더 그렇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작품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와이프도 연기자인데 서로 연기에 대해 터치하는 부분은 없다. 무슨 역할이다라고 대략적으로만 얘기하지 대본을 같이 보고 그러지 않는다. 자기가 할게 아니라 모르겠다 라고 한다. 집에서 서로 리딩 맞춰보거나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사진ⓒ 리틀픽쳐스

 

Q. 최중도 감량했다던데 외적 변화에서 어떤 부분에 신경썼나?

A. 아무래도 아내가 살해당한 사건이 터진 후다보니 수척해진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감독님이 따로 살을 빼라고 하신건 아니었는데 촬영 앞두고 기간이 짧아서 10kg 정도 뺐다. 일주일만에 뺐고 식단조절 했다. 잘 넘어가지도 않았다. 예민해지고 그런 부분도 있었다. 어느날 거울을 보면서 '이건 아니지 않냐 새벽아' 이랬다. 아무래도 역할이 역할인지라 빼긴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극 중에서 감정이 안 들어간 부분이 없다. 감정 컨트롤 어떻게 했고 하고 나서 어떻게 했는지?

A. 거의 후반부 마지막 촬영 때 였던 것 같다. 나중엔 헛구역질이 났다. 머리가 아프고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체할 때처럼 구토증상이 있었다. 그 전에는 버티다가 마지막에 힘이 딸렸나보다. 손 따고 병원 가서 링겔 맞고 그랬던 경험이 있다.

 

Q. 가장 힘들었던 씬은?

A. 개인적으로는 청소하는 씬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굳어버린 피, 아내의 흔적들을 지우는 씬을 찍는데 느낌이 묘했다. 청소를 하면서 지우는 씬인데 마음 속에서는 지워지지도 않고 되려 그때 상황들이 상상이 되고 그래서 그 장면이 생각이 났다. 결국엔 나중에 재연까지 하게 된다. 처음에는 잊어버리려고 깨끗이 청소하는 장면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 같다. 대본에는 원래 운다는게 없었는데 털썩 주저앉고 꺽꺽 울게됐고 그걸 감독님이 오케이하셨다.

 

사진ⓒ 리틀픽쳐스

 

Q. 앞뒤로 큰 영화들(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 킹)이 개봉하는데 <진범>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A. 어제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거는 굉장히 한국 영화 특유의 독특한 스릴러 영화가 나온거 같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할리우드 쟁쟁한 영화들이 나오는데 굉장히 색깔이 다르고 장르가 다르고 우리나라 한국의 독특한 느낌의 스릴러 영화가 나온 거 같아서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시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특유의 스릴러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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