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 진기주 엄홍길 이선호

[무비톡 김상민 기자] 13일 오후 서울 명동 CGV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개·폐막작을 비롯해 상영작들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선호 이사장, 배창호 집행위원장, 최선희 프로그래머, 이정진 프로그래머, 홍보대사 엄호길, 진기주가  참석했다. 산과 사람을 소재로 한 세계적인 수준의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면서 4회째를 맞고 있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위상이 계속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는 올해 국제경쟁부문에 71개국 434편이 출품돼 최종 20개국 31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출품작들은 알피니즘, 클라이밍, 모험과 탐험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라는 네 개의 큰 주제로 나눠 상영된다.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에베레스트의 초등을 다룬 ‘1953 에베레스트 등정’과 라이홀트 메스너가 본인의 최초 무산소 등반을 직접 연출한 ‘에베레스트-최후의 한 걸음’을 통해 에베레스트 등반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아프카니스탄을 오르다:여성의 외침’은 차별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 표현으로 산에 오르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조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선호 군수는 여러 차례 산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언급했다.

인사말에서는 “정체성이 빠진 영화제는 성공할 수 없다. 영화제에 대한 우려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끝까지 산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지켜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산악영화제는 ‘산’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대중화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국내 유일한 산악영화제다. 이를 지켜가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울산시가 추진 중인 울산국제영화제와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울산시가 울주군에 요청한 바가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협의한 내용도 없다”며 “산악영화제가 반석 위에 올라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두 영화제를 통합하면 둘 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산악영화제 고유의 기능을 지키고 성공시킬 수 있다면 명칭은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울주군수 시절 울주군이 울산시와 명칭 문제로 대립각을 세운 것과는 달리 이선호 군수는 산악영화제로써 정체성만 지켜준다면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울산’세계산악영화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이다.

한편 기자회견에는 영화제 이사장인 이선호 울주군수뿐만 아니라 배창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선희·이정진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올해 영화제 개최 계획을 발표했다.

이선호 영화제 이사장은 "일반 영화제와 달리 산을 주제로 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산악영화제라는 정체성을 지키며 차근히 한발 한발 나아갈 예정"이라며 "영화제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배창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4번째 봉우리를 오르려고 하는데 등정에 꼭 성공할 수 있도록 울산시민이 등을 밀어주길 바란다"며 "아울러 계속해서 많은 봉우리에 올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영화 ‘크레이그 효과’, ‘꽉 잡아!’ ‘보이지 않는 물의 무게’는 신체적 장애에 굴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클라이밍과 모험을 즐기는 진정한 모험가들을 만날 수 있다.

넷팩상(NETPAC Award) 후보로는 11편이 선정됐다. 넷팩상은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아시아 대표 산악영화제로서, 아시아 여러 국가와 함께 동반자로서 함께 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2018년부터 신설한 상이다.

올해 넷팩상 후보작들은 한국, 중국, 인도, 이란, 터키 등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권의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장르적으로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아우른다.

터키 오르한 테케오크루 감독의 ‘타임 투 리브(Time to Leave)’, 이란 야세르 탈레비 감독의 ‘비러브드(Beloved)’, 중국 멍 후오 감독의 ‘자오관으로 가는 길(Crossing the Border Zhaoguan)’ 이 주목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개막작으로는 영국 미하우 술리마 감독의 ‘피아노를 히말라야로’ 상영된다. 평생을 런던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일해 온 65세의 데스먼드가 은퇴를 앞두고 길도 없는 히말라야의 작은 산골 마을인 잔스카의 학교로 피아노를 가져가는 감동의 대장정을 담았다.

폐막작은 마케도니아 루보미르 스테파노브, 타라마 코테브스카 두 감독이 연출한 ‘허니 랜드’가 상영된다. 마케도니아의 외딴 산골마을에서 강아지 재키와 고양이들, 팔순의 노모를 모시고 양봉을 하며 살아가는 50세의 아티제라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소박한 자연주의 삶을 통해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도 담아냈다. 이 작품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 첫 공개된 작품으로 월드 시네마 부문 다큐멘터리 대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갖추고 있다. 개막식은 첫날인 9월 6일 오후 7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웰컴복합센터 움프 시네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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