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블러드심플(감독판)BLOOD SIMPLE (DIRECTOR’S CUT)

[무비톡 홍장성 에디터] 인간의 불안정함에 흐르는 유혈 낭자한 코엔 형제의 데뷔작인 ‘블러드심플’은 1984년에 제작되어 1985년 제1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1998년 디렉터스컷으로 재편집되어 2016년 4K-UHD로 복원되었다.

또한 제작에 참여했던 코헨감독과 베리소넨펠드감독(당시 촬영감독으로 참여)의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영화가 2016년 제작되어 관심을 끌었다.(제목:SHOOTING BLOOD SIMPLE) 국내에서는 1990년 비디오로만 출시되었고 2019년 10월 DIRECTOR’S CUT의 4K-UHD버전으로 오는 10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차가운 스타일의 뜨거운 서스펜스 이야기‘블러드심플’은 미국 텍사스. 장대비가 쏟아지는 밤에 두 남녀가 자동차로 칠흑같이 어두운 도로를 달려간다. 이들을 쫓던 의심스러운 차가 곧 지나친다. 애비(Abby: 프란시스 맥도만드 분)는 남편이 운영하는 바의 직원인 레이(Ray: 존 게츠 분)와 불륜 관계이다.

남편 마티(Julian Marty: 댄 헤라야 분)는 자신이 고용한 사립 탐정(Private Detective, Loren Visser: M. 에멧 월쉬 분)에게서 불륜의 증거사진을 건네받고 분노한다. 레이를 해고한 마티는 뻔뻔하게 나타나 2주치 급료를 요구하는 레이와 뉘우침 없는 아내에게 분괴한 나머지, 사립탐정에게 두 사람의 청부 살인을 의뢰한다.

그의 분노심은 이미 그가 제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하지만 마티의 금고를 노린 음흉한 사립탐정은 두 사람을 죽인 것처럼 위조한 사진을 마티에게 보여준 후, 훔친 아내 애비의 총으로 그를 사살한 후 돈을 들고 사라진다.

아내가 남편을 죽인 것으로 위장 한 것, 우연히 급료 문제 때문에 바에 들렀던 레이는 애비가 남편을 죽인 것으로 오인하고 범행 현장을 말끔히 치운 뒤, 아직 살아있는 마티를 차에 태워 외진 곳에 생매장해 버린다.

한편 범행 현장에 자신의 라이타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립탐정은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음을 알고 현장을 치운 레이와 애비마저 저격하려 한다. ‘블러드심플’을 연출한 코엔 형제는 20세기 후반기에 가장 공상적이고 독특한 영화인이라는 명성을 받고 있다.

사진= 블러드심플(감독판)BLOOD SIMPLE (DIRECTOR’S CUT)

사색적인 기발함, 삐딱한 유머, 악동 같은 풍자, 간간히 보이는 잔인한 폭력의 결합은 코엔 형제의 영화적 스타일로 자리 잡았으며, 미국 고전영화에 대한 존경은 그들의 포스트모더니즘적 감각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형은 조엘 코엔(Joel Coen), 동생은 에단 코엔(Ethan Coen). 코엔 형제는 미국 중서부의 미네아폴리스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조엘은 매사추세츠의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사이몬 록 칼리지와 뉴욕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뒤 그의 스승이자 동료인 샘 레이미 감독의‘이블 데드’의 편집을 맡으며 영화계에 첫 선을 보인다.

프린스턴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에단이 형의 권유로 영화계에 입문하면서 두 사람의 영화작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코엔 형제는 미스터리 살인 영화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하기 시작하였고, 1984년 ‘블러드심플’을 저예산으로 찍어 데뷔하였다.

필름 느와르 성격의 이 작품은 청부살인업자와 아내, 그리고 아내를 살해하려는 남편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의 음모를 깊이 있게 표현함으로써 단번에 컬트매니아들의 환호를 받게 된다.

코엔 형제는 ‘애리조나 유괴사건’(1987), ‘밀러스 크로싱’(1990)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1980년대에 유행한 네오 누아르를 선도하는 독립영화의 기수로 알려지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형식과 내용이 기발하고 흔한 소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후 영화 속의 공간과 현실을 애매모호하게 뒤섞어 놓은 독특한 영화 ‘바톤 핑크’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극찬을 받으면서 코엔 형제는 일약 전세계의 영화광들에게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메이저 영화사들이 자본을 대서 만든 ‘허드서커 대리인’(1994)이 대담하고 그로데스크한 세트와 역동적인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현대산업사회의 냉정함과 탐욕을 날카롭게 풍자하였으나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게 되었고, 코엔 형제는 고향인 미네아폴리스로 돌아갔다.

이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한 ‘파고’는 코엔 형제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리즘과 작가적인 성찰이 돋보이는 영화로 칸느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전의 작품들이 대중성과 거리가 멀었던 반면 한층 대중성이 강화되었다.

코엔 형제는 냉소적인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 ‘위대한 레보스키’(1998), 대 공황기를 무대로 미시시피강을 따라 초현실적인 여행을 한다는 내용의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2000), 평범한 인간의 일탈이라는 소재로 삶의 아이러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 칸느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2001)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영화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코엔 형제의 특징은 공식적으로 감독은 조엘이, 프로듀서는 에단이 맡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함께 쓸 뿐 아니라 그 밖의 모든 작업을 공동으로 하기 때문에 서로를 떼어놓을 수가 없다. 2019년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품에서 3회 상영 모두를 매진시킨‘블러드심플’은 오는 10월 17일 CGV아트하우스 단독 개봉한다.

사진= 블러드심플(감독판)BLOOD SIMPLE (DIRECTOR’S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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