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 이민혜 기자] 인천상륙작전을 하루 앞두고 '이명훈 대위'가 이끈 유격대와 전투 경험이 없는 학도병들을 태운 문산호에서 벌어진 양동작전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25일 개봉했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에 불과했던 772명 학도병들이 악천후 속에서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맞으며 상륙을 시도했던 '장사상륙작전'은 1997년이 되서야 해병대원들에 의해 문산호가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며 영화로 제작되게 되었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어떤가?

A. 9월은 추모 기간이다. 전승 기념식에 참여한 뒤로 자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과 정신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옷도 블랙으로 맞춰서 했다. 스타일리스트가 붉은색 가져왔길래 검정색으로 맞췄다.

영화 찍으면서 게런티 받고 흥행하고를 떠나서 사명감 같은게 많이 느껴졌다. 유가족분들이 손자, 손녀까지 왔었다. 살아계시는 얼마 안되는 참전용사 분들이 먼저 간 전우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축사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이렇게 존재할 수 있는게 이 분들이었구나 싶었다.

이 시대에는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다. 이순신장군을 비롯한 현대시대, 조선시대에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625라는 전쟁을 치루면서 동시대에 살고 있다.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거 같다. 그 역사의 한 현장에 계셨던 분들과 같이 살고 있고 대화를 할 수 있고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그 감격에 벅참, 뜨거움에 눈물을 많이 흘리고 왔다. 9월 6일에 다녀왔을 때 좀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배우로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한마디, 보여지는 작품들에 따라서,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더욱 작품의 성패를 떠나서 배우로서의 하는 날까지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겠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처음 봤나?

A. 그때 처음 봤다. 뭉클했고 곽 감독님만의 묵직함, 기교 없이 제 3자로서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학도병들을 주로 했다. 촬영 중에 나는 그들과는 한 스텝 떨어진 곳에서 리드하는 사람이었고 그들과 별로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섞일 수 없는 계급의 사람이었다.

학도병들 중에서도 '이명훈 대위'가 이끌었다는걸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거다. 어딜 가는지도 몰랐을 건데 문을 열자 총알이 빗발치는 무모함 속에 772명과 승선, 기관병들이 함께했다. 학도병들이 주지만 내가 볼 땐 모두가 주인공이다. 모두가 숭고한 희생정신에 기결된다.

학도병들의 의지 하나로 모인, 펜을 뒤로 하고 2대 독자, 3대 독자도 많았다고 한다. 집에서 오빠가 아들이 군대에 간다하니 청천벽력 같았을 거다. 다큐멘터리도 찾아봤는데 유가족들이 얘기하는거 들어보니 아이 있는 입장에서 우리 애가 진짜 애인데

그 애가 나가서 싸운다는게 영화에 참여했음에도 믿어지지 않고 가슴 없는 역사가 어떻게 그렇게 묻혀질 수 있나 이해가 안 갔다. 1997년에 해병대에 의해서 유골들과 잔재들이 발견됐다고 한다. 당시 배경이 문산호 기념관으로 있는데 그대로 재연해놨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이번 영화에서 출연 배우 중 가장 인지도가 있다. 부담감은 없었는지?

A. 무책임한 얘기일 수도 있고 당연히 배우가 책임을 져야되는 부분이 있는데 작품을 선택할 때 그걸 많이 보는 배우는 아닌 거 같다. 해야겠다는 생각, 필요로 한다고 하면 무모하게 도전하는 측면이 많은 배우라서 당연히 흥행을 해야한다.

많이 보셔야 이런 역사를 알게 될 것이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보시고 느끼시고 저땐 저랬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애들은 625도 잘 모른다. 요새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제작사 분들은 그걸 원하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거 외에도 이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에 굉장히 의미를 가지고 있고 알려야 되는 그런 의무가 있다 그래서 참여한 것이다. 반반 섞어서 잘 봐주시면 좋겠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물괴>와 같은 제작사였다.

A. '장사리 상륙작전'도 같은 제작사이다. 나도 처음 듣고 놀랐다. <물괴>를 촬영할 당시에 장사리 상륙작전에 대한 준비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고증에 의해서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끔 들러서 뭐하냐고 물어보면 다음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굉장히 오래된 프로젝트이다. 막상 나에게 제의가 오는 걸 보면서 그게 뭐지 싶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이었는데도 성공적이지만, 극비의 작전이라 묻혀버렸다는 거밖에 몰랐다. 없는 역사 사료 속에 하나씩 하면서 보니까 말도 안 되는 작전이었다.

하나하나씩 나오는 증언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곽경택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게 되었고 급격히 제안이 왔다. 해야할지 모르겠었고 머리속에 인지가 되면서 감독님과 대화가 오고 가면서 학도병들 이야기지만 하겠다고 하게 되었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제안한 이유가 무엇인 거 같나?

A. 어느 제작자나 같다. 제격이다라는 생각? (웃음)

Q. 절정부분이 영화 초반에 나온다. 감정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던 거 같다. 촬영할 때는 어땠나? 국뽕이 생각보다 덜했던 거 같기도 하다.

A. 어린 민초들이 힘없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거다. 가슴 아프다. 그들도 어떻게 보면 초반 경기고 학생 등 그들도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같은 민족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다. 국뽕을 빗대어 많이 얘기하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지만, 우리 영화는 보는 관점이 다 다르다 할지라도 그런 쪽은 전혀 없는 거 같다.

어제도 감독님께서 말했지만 희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감독님도 그런 것에 염두를 두고 스탭들에게 브리핑을 할 때도 희생에 포커싱을 맞춰서 촬영을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촬영 기사님이나 모든 스탭들이 학도병들의 얼굴, 감정 위주로 잡아내려고 한 거 같다.

보통 카메라들 오면 하나는 전투씬의 스팩타클, 사이즈 넓혀서 넓게 쓰는데 카메라 세대가 애들 잡고 팔로우하기에 바빴다. 하나라도 더 잡으려고 했다. 772명의 학도병 배우들, 모든 배우들뿐 아니라 나머지 보조 출연자분들, 자원해서 오신 분들의 얼굴도 담아내려고 한 걸 보면 우리 영화의 주제가 바로 드러난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역사적 기록 없이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나?

A. 그당시 이명준 대위가 있었다면 이렇게 했겠지 싶었다. 시대를 초월해서 공감을 하려고 해봤다. 쉽사리 감정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나는 김명민이기 때문에 애들을 보면 감성적으로 올라오는게 있는데 철저히 배제 시키고 이성적으로 다가가자 싶었다.

토론을 해나가는데 결론은 '리더는 이성적이어야 된다' 였다. 학도병들과 개개인이 만나는 거도 돌리고 철저하게 772명을 조치원호에 실어서 한 명이라도 살려야겠다는 리더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책감은 굉장히 있었다.

실제 이명훈 대위도 그랬던 거 같다. 마지막까지 군번줄을 찾아주는데 일생을 바쳤다. 어제 죽여달라고 했을 정도로 너무 불편하다. 애들을 데리고 나온 거도 너무 불편한 상황이다. 훈련도 안 된 애들을 리더로 데리고 나와서 조치원호에 타서 버리고 와야하는 심정인데 너무 불편했다.

나도 그냥 죽었음 좋겠다 싶었다. 실존 이명훈 대위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본분을 끝까지 한 거 같다 문 닫고 출발할 때 저지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을 거다. 가보면 장사리 해변이 상황이 좋지 않다. 물도 깊고 태풍에 비바람까지 몰아왔다고 생각하면 상륙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Q. 실제 촬영은 수조와 실제 장사리였는데 비중이 어땠나?

A. 실제 해변은 문산호의 그대로 재건한 게 있지만 거기서는 촬영 못하고 좀 떨어진 곳, 지리적으로는 거의 똑같은 위치에서 했다. 1km정도 떨어져 있다. 현대물이 많이 있어서 바로 앞에서는 못했다. 수조세트는 10월에 첫 촬영을 했다. 정말 기억에 남는 현장이었다.

저체온증 환자들이 속속히 김인권 씨, 저도 그렇고 수많은 학도병들, 스턴트맨들까지도 비바람에 강풍기를 틀어서 10~11도였다. 전문가 말에 의하면 들어갔을 때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버티면 1시간이랬다. 그 이후면 체온이 떨어져서 저체온증이 걸린다 했다.

처음 체험해봤는데 몸을 못 움직이는 건 기본이고 내가 어디있는지 공간에 대한 인지가 안되고 사람을 잘 못 알아봤다. 뵈는게 없어진다고 할까? 구급대원들이 위에다가 작은 풀을 만들어놨다. 그 온도가 30도였다. 10월 말이었는데 거기가 파주다. 밤 되니까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30도 되는 물을 해놨다 했는데 차갑다. 나중에 저체온증 걸리면 들어오면 된다했는데 차가웠다. 여기 있다가 더 얼어죽겠다 하고 들어갔다가 바로 올라왔는데 완전 온천물 같았다. 아까 느낀 온도와 다르다. 내 몸 온도가 30도 아래로 떨어졌던 거 같다.

인권이도 30~40분 버텼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부상은 헤아릴 수 없다. 다치고 찢어지고 그런건 셀 수 없다. 누구 하나 안 부러진게 다행이다. 민호가 파편이 튀어서 눈 근처에 다쳤다. 진짜 위험한 상황이었다. 파편 때문에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진짜 피인지 아닌지 메이크업 때문에 몰랐는데 너무 뜨거워서 병원 갔는데 벌겋게 화상 입은 거였다. 그 신이 마지막 장면이다. 민호와 성철의 마지막 신이라 굉장히 중요했고 수많은 스탭과 보조출연자를 위해 복귀하겠다 했다. 원래 안되는 건데 위에 분장 덧칠하고 했다.

후배지만 정말 너무 멋있다 생각했다. 배우로서 최고의 자세였다.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그건 본인이 하는 건데 안 해도 상관 없는 거고 다 이해하는 거다. 당연히 그만하라 해도 본인이 결정내렸다는 것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실제로 이명훈 대위처럼 현장에서 큰 역할을 했을 거 같다.

A. 맛있는 거 사주고 애들 격려해주는 거다. 요즘 아이들이 자기 할 일 알아서 잘 한다. 저희 영화에서 보면 내가 짧은 소견을 말하자면 배우가 아닌 거 같은 애들은 없었다. 마음 가짐이 뼛속부터 배우였다. 그게 흐뭇했다. 멀리서 볼 때마다 그때 있던 아들처럼 보였다.

쉬어도 참호속에서 수통이랑 도시락통 있는데 그 안에 젤리 넣어서 까먹고 그랬다. 녹아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타임이라고 한다. 몇 시부터 분장하는 시간이 있는데 중시 여기지 않았다. 알아서 나와서 스탠바이를 10시간 하고 그랬다.

전쟁신이다보니 변수가 많다. 스케일을 작게한다 해도 스탭 많고 한 번 시간이 걸리고 폭탄 심고 재장전 하는거 걸리면 드라마 찍는 거도 걸리고 그동안 감수하고 놀면서 얘기하고 그랬다. 내가 끼어서 놀기엔 껴주지도 않고 (웃음) 그저 보면서 흐뭇해했다.

옆에 인권이랑 시양이가 있었다. 과도기적인 나이다. 어디로 껴야할지 모르는듯 한데 중간에서 잘한 거 같다 위아래를 잘 책임진 거 같다. 영화 속 계급처럼 실제로 된다. 분장을 하는 순간부터 배우들이 실제로 그렇게 되는 거 같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제군들 모아두고 나라 없이 국가가 존재하냐는 학도병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다. 연기할 때 시선을 받으면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지?

A. 그런걸 많이 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솔직히 처음엔 되게 긴장이 된다. 두명이 연기하는 거랑 여러명 두고 하는 거랑 차이가 있다. 지금은 많이 적응된 거 같다. '단상병'이라고 하는데 단상위에 올라가야 잘 되는 느낀다. (웃음) 농담이다. 아무래도 부담된다.

개개인이 하는 거보다는 연설이고 772명을 설득을 시켜야하고 그게 관객들에게 전달이 될 것이고 실제로 배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고 밖에는 태풍,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소음이 있을까. 독려하는 마음에서 뱃가죽이 찢어진다 생각하고 호흡을 했던 거 같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드라마적인 부분이 많이 편집됐다던데 아쉬운 부분은 없나?

A. 아마 내꺼가 많이 편집됐을 거다.(웃음) 나는 빼도 된다. 학도병들 이야기이고 이상적으로 해야하는 거다. 감독님이 현명하고 옳았다. 편집에 신경도 안 썼고 감히 쓸 수도 없고 요구도 안 했다. 감독님께서 알아서 시선으로 나는 배우로서 내 씬 밖에 모른다.

감독님은 전체적인 씬을 보고 있어서 감히 배우가 참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계속 궁금하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똑같은 시선으로 언론배급 시사때 보는게 맞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좋았다. 많이 편집 된 부분이 있지만 좋았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영화 자체가 감동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충분히 담겨있는거 같다. 무대인사를 이제 다니는데 잘 봤냐던가 즐겁게 봤냐는 얘기는 못하겠다. 무대인사될 때도 즐거운 관람하라는 얘기는 못하고 보시고 숙연해질 거라고도 말 못할 거 같다. 이분들을 기억해달라는 게 베스트인 거 같다. 영화 보고나면 또 금방 잊혀질 거다. 우리가 살아가는게 너무 바쁘다.

사진= 배우 김명민 ⓒ 스콘

Q.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1년 만에 선보였는데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

A. 원래는 하던 작품이 있었다. 20년 지기 친구와 도쿄대첩이라고 하자 했었는데 늦춰졌다. 내년이 되었다. 축구 소재인데 한일전에서 최초로 이긴 내용이다. 축구로 인해서 감동을 주는 거와는 다른 영화다. 내년 봄쯤에 크랭크인할 거 같다. <신의 한수> 조범구 감독인데 오랜 술친구이다. 힘들 때 같이 있었다.

작품을 한다고 하면 다른 거 절대 안 잡는다. 선택되어지는 거지만 그 작품이 들어가기 전까지 포커스를 맞춰 놓기 때문에 미뤄지다보면 몇 개월의 공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게 예의인거 같고 나만의 접근하는 방식인 거 같다. 휴식기간이 괜찮은 거 같다 몇년 몰아쳐서 한템포 쉬어가라는 의미인 거 같아 괜찮다. 적절한 휴식기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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