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진짜 나에요"

메인 포스터= 조커

[무비톡 이민혜 기자] '배트맨'의 숙적이자 매력적인 빌런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 '조커'의 탄생을 담은 영화 <조커>가 10월 2일 개봉했다. 개봉주의 주말인 6일 일요일 오후 4시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조커>의 실시간 예매율은 47.3%, 누적관객수 1,784,984로 개봉후 부동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히어로 영화로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최초로 초청되어 코믹스 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니 작품성은 이미 인정 받았으며 개봉 후의 평도 높다. 연출은 영화 <행오버> 시리즈의 감독 토드 필립스가 메카폰을 잡았다.

영화 '조커' 스틸컷 ⓒ워너브라더스

영화 <조커>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이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진정한 '조커'로 각성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도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악하게 만들었을까?

이 영화는 그동안 나온 DC코믹스 기반 영화들의 세계관 만큼, 아니 당연하겠지만 그보다 더 어둡다. 코믹스에 '조커'라는 캐릭터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40년이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매력적인 악당으로 인기를 끌어온 '조커'는 1966년 '배트맨' TV 시리즈에서 처음 실사로 등장했다.

당시 배우는 시저 로메로로 섬뜩하다기 보다는 코믹한 모습으로 '조커'를 표현했다. 이후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는 잭 니콜슨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에서는 히스 레저가 '조커'로 등장하면서 실제로 '조커'가 있었다면 정말 딱 그런 모습이었을 것 같을 정도로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려냈다.

이후로도 드라마 <고담>에서 제롬 발레스카,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자레드 레토가 그들만의 '조커'를 개성있게 연기해냈다. <조커>라는 싱글무비가 개봉하기 전까지 '최고의 조커'를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연 히스 레저를 꼽았고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어떤 '조커'를 그려낼지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동시에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을 차지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개봉과 동시에 그 우려를 날려버렸다.

영화 '조커' 스틸컷 ⓒ워너브라더스

각박한 하루를 살아가면서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아서 플렉'과 모든 것을 놓고 세상을 즐겁게 바라보며 홀가분하게 계단을 내리는 '조커'를 그려낸 호아킨 피닉스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조커' 그 자체이다.

하루 사과 한 개씩만 먹으며 무려 23kg을 감량했다는 배우의 모습은 앙상하며 몸짓 하나하나에 '조커'가 담겨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는 눈물이 흐르는 삐에로처럼 그 역시 웃고 있지만 슬퍼 보이고 섬뜩해보이기도 때론 안쓰러워 보인다. 무엇이 그를 '조커'로 만들었을까?

고담시의 참담한 모습은 현실과 닮았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른 양극화, 아동 학대, 방치된 환경 문제, 그리고 장애인들을 향해 무심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정신질환의 나쁜 점은 사람들 앞에서 아닌척해야한다는 거다"라고 그가 말했듯.

영화 '조커' 스틸컷 ⓒ워너브라더스

작품성 있고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오는 영화 <조커>에서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마도 현지 영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이라면 오역 부분에서 전해지지 않는 그대로의 의미들을 팬들은 손꼽는다.

또한, 그동안 이어져온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세계관과는 다른 세계관으로 연결되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아쉽기도 하지만, 이전에 개봉했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이어서 보는 것도 '조커'의 탄생을 알고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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