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과 13년…사람엔터- 이소영 대표를 만나다(인터뷰①)
배우 조진웅과 13년…사람엔터- 이소영 대표를 만나다(인터뷰①)
  • 무비톡
  • 승인 2019.11.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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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 News1 권현진 기자

"물건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사람의 감정, 예술성을 마케팅하고 싶었다."

배우와 매니저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사회적 갑을 관계, 누군가는 계약 관계라고 볼 수도 있는 이 사이를,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는 '파트너'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배우가 가진 재능과 노력을 브랜딩화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작점에는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배우 조진웅이 있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부산에서 시작했다. 부산을 거점으로 광고마케팅업을 하던 이소영 대표는 이벤트 사업과 관련해 경성대 연극전공 학생들을 만나는 자리가 많았다.

늘 '사람'에 대한 탐구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는 배우들에 더욱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고. 경성대 연극과 출신이며 상업영화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던 조진웅은 후배들을 통해 이소영 대표를 알게 됐다.

이소영 대표는 사람이 가진 재능을 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고, 배우 매니지먼트 역시 '출연'을 떠나 브랜드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조진웅은 이 점을 봤다. 그리고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운명처럼, 영화처럼 시작된 인연은 올해로 13년째가 됐다.

이소영 대표는 현재 총 28명의 배우들이 소속된 사람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마케팅 사업을 함께 하던 동료들이 2박3일을 따라다니면서 말렸음에도 그가 매니지먼트업계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조진웅 엄정화 이하늬 윤계상 이제훈 이하나 한예리 등 배우들의 얼굴이 가득한, 마치 배우들의 박물관 같았던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이소영 대표를 만났다.

-조진웅씨는 무엇때문에 매니지먼트를 제안했던 걸까.

나는 매니지먼트만이 아니라 콘텐츠 사업이나 마케팅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런 나에게 '대표님같은 사람이 매니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조진웅씨는 상업영화에 출연하고 있던 시기였다.

여러 매니저들을 만났는데 조진웅씨에게 '이런 스타일의 캐릭터를 하게 될 것' '이런 종류의 역할 계보를 이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자신을 배우로서의 '제한'을 두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니저를 맡아달라고 한 것 같다.

-매니지먼트 제안을 받고는 어땠나. 기존의 하던 사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다.

▶내가 매니저 출신이 아닌데 이걸 할 수 있을까? 특히 기성배우인 조진웅 매니지먼트라는 게 좀 부담스러웠다. 그에게 연기는 사업이 아니라 생업인 거다. 내가 그런 일을 맡아도 되나 싶었다. 그런 나에게 조진웅씨는 확신을 가지고 제안을 하더라. 그렇게 매니지먼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사진제공= 배우 조진웅 / 사람엔터테인먼트 © 뉴스1

-멀쩡하게 잘 하던 사업을 접고 매니지먼트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정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다 말리는데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두 분만 '네가 한다고 하면 믿는다'고 하시더라. 같이 사업하던 선배들, 동료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놀랐다. 사업을 확장해서 해외로 진출하려고 할 때였는데 갑자기 해본 적도 없는 매니지먼트를 한다고 하니. 네가 할 일이 아니라는 둥어떤 선배는 '네가 똑똑한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면서 2박 3일을 말리더라.(웃음)

그런데 매니지먼트를 시작하면서 내가 나와 맞을 수도 있다고 확신한 부분 하나는 바로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사업할 때도 일에 사람을 맞추지 않고 사람에 일을 맞추려고 했다. 사람을 매니징 한다는 것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재능이 많은 배우를 매니지먼트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사업에서 느낀 것과 배우 매니지먼트는 다를텐데 어떤 생각이었나. 

▶이미 배우라는 사람 자체가 스스로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이므로, 난 그걸 펼칠 자리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일'적으로만 본 거다. 실제로 이 업계에 들어와보니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고, 룰도 없었고, 변수는 너무 많았다. 시스템화가 되어 있지 않더라. 내 계획의 시스템은 내가 만들어야 했다. 실패를 하더라도 한 번 해봐야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사진=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 News1 권현진 기자

-왜 '사람'을 매니지먼트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나.

▶마케팅을 하면서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팔아본 것 같다. 어느 시점에는 물건을 파는 게 재미가 없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건 사람이었다. 사람의 감정을, 예술성을 마케팅하는 건 어떨까. 시스템이나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사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재능을 마케팅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력과 의지로 사람이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 사람을 탐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에 재능 많은 연극배우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듯,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탐구심이 있는 것 같다.

▶난 사람을 궁금해 한다. 난 이제 물건을 파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광고하는 사람들을 늘 그런 걸 생각하잖나. 사람의 생각, 감정, 이런 걸 팔아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결과적으로 콘텐츠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작사업을 생각했고 그 전에 콘텐츠에 나오는 아티스트를 이해하고 그 세계관에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매니지먼트를 시작했다. 결국 난 배우 하나 하나가 전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조진웅 브랜드, 이하늬 브랜드 이런 식으로..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 뉴스1

-그렇게 조진웅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됐다. 전혀 해보지 않은 분야인터라 '맨땅에 헤딩'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다.

▶당시 조진웅씨는 연극을 하다가 매체 연기를 할 때였는데 '폭력써클'이 기대만큼은 잘 되지 않았다. 그때 조금 힘들어 했다. 그게 내게는 동기부여가 됐다. '날 믿고 기다려달라. 내가 좋은 작품을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영화사들을 돌아 다니면서 '조진웅 소개 브리핑'을 했다. 이렇게 아까운 배우가 데미지를 입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내가 처음 따낸 작품이 '마이뉴파트너'다. 조진웅 배우가 안성기 선배의 아들 역할을 맡았다.

-몇 달을 노력하면서 하나의 작품 출연을 성사시켰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감동했다. 난 될 것, 안 될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아닌데, 되고 나면 감동을 엄청 많이 받는 스타일이다.(웃음) 이제와 돌이켜보면 매니저를 하면서 '감동'할 수 있다는 건 축복같다. 감동을 모르면 모티브가 없다고 생각한다. '될 거다'라면서 일을 하지만 실제로 되면 엄청나게 감동하는 편이다. 그게 원동력으로 이어진다. 감동할 줄 안다는 건 내겐 큰 자산이다.

사진=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 News1 권현진 기자

-작품을 제안하는 제작사, 방송국에서는 아무래도 가까운 매니지먼트에 제안을 하기 마련 아닐까. 그런 면에서 베이스가 없다는 점이 장벽이 된 적은 없나.

▶내가 생각할 때 친하다는 건 배타적인 게 아니라 설득에서 유리해진다는 것 같다. 누구라도 그렇다. 내가 잘 아는 상대방, 대화를 많이 해본 상대방이 편하다. 그러니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속도가 붙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 역시 설득 커뮤니케이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처음 조진웅씨와 일을 할 때 현장 경험이 있는 매니저를 영입하라는 제안도 받았다.

그런데 내가 현장을 떠나서 실무를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건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 것 같더라. 그때 '실장' 명함을 파서 조진웅씨와 함께 현장을 다녔다. 조진웅씨가 캐릭터 따라서 30kg 찌웠다 뺐다 할 때여서 옷 협찬도 쉽지 않았는데 내가 직접 의상을 받아다 스타일링을 한 적도 있다.(웃음) 현장의 사람과 대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3년 정도 그렇게 했다.

-위기를 겪을 땐 없었나.

▶업계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매니지먼트, 매니저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도가 너무 낮은 거다. 매니저를 파트너로 보고 윈윈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돈 벌어서 월급주는 사람으로 생각한달까. 난 그런 생각으로 사업을 한 게 아니었다. 그때 데미지가 컸다.

산업도 인식도 성숙되지 않은 업계라는 걸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배우들)도 새로운 매니지먼트를 경험한 적도 배운 적도 없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나는 나름대로 상처가 컸다. 사막에서 물을 팔아야 하는데 명품가방을 팔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자,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조진웅 배우 혼자 뚝심있게 버텼는데, 남편이 '지금 당신이 그만 두면 조진웅씨에게 똑같이 회의감을 안기는 것 아니겠냐'고. 그래서 버텼다.(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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