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동', 캐릭터 잘 살린 마동석표 코미디 vs 2% 아쉬운 드라마
[리뷰] '시동', 캐릭터 잘 살린 마동석표 코미디 vs 2% 아쉬운 드라마
  • 무비톡
  • 승인 2019.12.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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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쉬운 영화'시동'. 캐릭터들의 개성이 코미디를 살렸지만, 갈등이 쉽게 풀리는 탓에 드라마의 힘은 약해.
스틸 컷= '시동' © 뉴스1

10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은 마동석과 박정민 정해인의 캐릭터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얼핏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방황하는 청춘의 성장에 방점을 찍은 드라마 장르였다.

매일 '싸대기'를 때리는 운동선수 출신 엄마 정혜(염정아 분)와 싸운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은 무턱대고 가출을 하고, 낯선 도시 군산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장풍반점. 장풍반점에는 정체불명 독특한 외모의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이 있고, 착한 사장과 직원이 있다.

택일은 장풍반점에서 숙식을 보장하는 배달원 일을 시작하게 된다. 택일의 절친 상필(정해인 분)은 택일이 떠난 동네에서 '글로벌 파이낸셜' 막내로 취업한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고두심 분)와 함께 살며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그는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며 손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무엇인가 어른이 된 듯한 즐거움을 느낀다.

어설픈 두 반항아들의 일탈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엄마의 싸대기를 피해 가출한 택일은 가출 후에도 건방진 태도로 인해 거석이형으로부터 애정이 가득 담긴 싸대기를 밥 먹듯이 맞는다. 여러 일에 휘말려 이곳저곳에서 치인다.

상필은 점차 글로벌 파이낸셜 일이 자신과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나오려 하지만 발을 빼기 쉽지 않다. 영화는 거석이형과 택일, 상필의 캐릭터와 이들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캐릭터를 비교적 잘 그려냈다.

분명하고 실감나게 형성된 각 캐릭터는 영화의 초반 코미디를 살리는 데 크게 일조한다. 마동석, 염정아와 조를 이뤄 보여주는 박정민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마동석 특유의 반전 코믹 캐릭터에 웃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택일과 상필이 각자의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이 너무 쉽고 가볍게 그려진다.

이미 정해져 있는 결론을 향해서 달려나가는 느낌이다. 특정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 인물들이 겪는 변화가 무척 도식적으로 표현돼 큰 공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 분명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나, 이 사건들이 캐릭터들의 내면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거나 인물간의 관계에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혹 변화가 생겼을 수 있으나 영화에서 적절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갈등은 있으나 드라마가 없는 셈이다. 이는 어쩌면 '억지 감동'을 짜내는 장면을 생략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감정을 치열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슬쩍 비껴간 '쿨'한 결론이 썰렁함을 남긴다.

2%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남는 것은 코미디다. 특히 마동석은 파격적인 단발머리 변신을 감행했고, 박정민과 티격태격 꽤 즐거운 콤비 플레이를 보여준다. 어설프고 겉멋든 '단무지 머리' 반항하 택일과 걸그룹 트와이스를 좋아하는 귀여운 '단발 퇴치 유발자' 거석이형의 케미스트리에 계속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너무 안전한 캐스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러닝 타임 102분으로 12월18일 개봉한다.(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