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인간적인 모습, 그게 엘사.

스틸 컷= 겨울왕국2

6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 세계는 지금 <겨울왕국>의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있다. 특히 엘사와 안나 자매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엘사와 관련된 굿즈는 어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다.

얼마전에 인기 유튜버 류스펜나가 엘사의 코스프레를 하고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가 아이들의 동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입장을 못하기도 하였다. 엘사가 이토록 전 세대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뭘까? 물론 엘사라는 캐릭터는 한 눈에 봐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눈과 얼음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마법을 지닌 여인, 백금발의 창백한 피부를 가진 미인, 가녀린 몸매, 디즈니 역사상 최초의 여왕 캐릭터, 독보적인 대표곡(!) 등등. 그녀의 겉으로 드러난 매력은 어린 아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성년들도 엘사를 사랑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그녀가 단순 캐릭터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 같은 모습을 가졌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엘사의 모습을 두 가지로 얘기해보려 한다.

스틸 컷= 겨울왕국2

1. 엘사는 획일화 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엘사는 전편, 후편 모두 안나에 비해 소극적이고 가끔은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인다. 엘사는 일상에 큰 변화를 느끼는걸 원하지 않고, 자신의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상당히 방어적인 모습이다.

"일단 부딪혀!"라는 주의의 안나와는 확연히 상반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엘사가 이런 모습만 보이진 않는다. 그녀는 꼭 필요한 순간에 강한 용기를 내고, 그 모습이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엘사를 주인공으로 보이는건 그녀의 노래가 시그니처인 탓도 있겠지만, 늘 고뇌하고 신중히 행동하고 어찌보면 매우 내성적으로 보이는 엘사가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의지와 용기를 보일 때 관객은 외유내강형인 그녀를 진정 주인공으로 느낀다.

스틸 컷= 겨울왕국2

2. 어쩔 수 없는 맏딸의 모습을 보여준 엘사

<겨울왕국> 후기 중에 가끔 장녀들이 엘사의 모습에 많이 공감된다는 글을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엘사는 영화 곳곳에서 장녀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행동들을 한다.

가족을 위해 본인이 싫은 걸 참고 견디고, 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참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마 모든 장녀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일 것이다.

엘사는 견디기 힘든 왕관의 무게를 참아왔고 심지어 그 역할을 훌륭히 잘 수행해냈으며 손색 없는 아렌델의 왕이었다. 그러나 Into the Unknown이라는 노래에서도 보여주었듯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안정적인 일상을 부시고 나가고 싶어하며 모험을 하고 싶어한다.

그 모험의 여정 속에서도 동생인 안나를 책임지려 하고 스스로 감당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결국 모험을 통해 진정 자신의 모습을 찾고 그 어느때보다 자유로운 모습으로 질주하는 모습에서 장녀들은 대리만족감을 느낀다. 나는 디즈니의 오랜 팬이다.

그러나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오랜 편견마저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디즈니의 영화를 계속 보는 이유는 그들이 진보하기 때문이다. 마냥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공주들을 창조했던 디즈니는 그 다음엔 왕자를 구출하는 공주들을 선보였고,

마침내는 왕자의 도움 따위 필요하지 않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여왕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내가 디즈니와 엘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 디즈니가 어떤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갈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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