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무비톡 김상민 기자] 뮤지컬 '아이다'에서 아이다역에 전나영은 조금은 발음상에 문제가 있어서 극중 대사 전달에 문제가 있었다. 암네리스역에 정선아는 주인공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극에 주인공 같았다. 정성아의 아름다운 가창력과 푼수끼있는 연기력은 17년 뮤지컬배우에 내공이라 볼수있다.

아이다 역을 맡은 전나영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이다 그 자체가 된 듯 섬세한 감정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단숨에 무대를 장악했다. 그는 "책임감이 엄청나다. 관객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다짐한 만큼 무대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였다.

주로 해외 무대에 올랐던 그녀이기에 한국어 대사에 대한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발음·억양을 넘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묻어나는 진정성은 관객의 몰입을 높였다. 정선아와 김우형은 올해로 세 번째 '아이다' 무대에 서게 됐다. 그만큼 두 사람은 노련하고 능숙하게 캐릭터를 그려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특히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 이야기 이면에 그려지는 암네리스의 성장기는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정선아는 해맑은 암네리스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표현하다가도, 점차 성숙해가는 그의 모습을 목소리 톤·눈빛 등의 변화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라다메스를 연기하는 김우형 역시 특유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김우형의 라다메스는 딱딱한 듯 보이다가도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진심을 내보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뮤지컬 ‘아이다’는 이집트와 누비아 사이의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에 이집트의 사령관 라다메스와 누비아 공주 아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의 이야기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적국이란 장벽을 넘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를 안 이집트 파라아는 분노하고 두 사람은 각각 모래사막에 매장될 위기에 처한다. 라다메스의 약혼녀 암네리스는 두 사람이 함께 죽음을 맞도록 해준다.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비록 죽음을 맞았지만, 무덤 속에서 끝까지 함께한다.

죽음마저 이들의 사랑을 갈라놓을 순 없었다. 첫 장면에서 암시한 것처럼, 마지막 장면에서 이들은 시공을 초월해 현대 박물관의 이집트관에서 우연히 재회한다. 진취적인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아이다는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왔음에도 좀처럼 기죽지 않고 당당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노예가 된 누비아 민족을 보며 리더로서의 책임감에 고뇌하기도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집트와 누비아의 대립과 갈등이 더 눈에 들어온다. 군대를 내세워 누비아의 주권을 빼앗는 이집트와 그런 이집트에 맞서 싸우는 누비아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의 근현대사와 묘하게 닮았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스토리의 힘이 이번 공연에서도 다시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아이다’의 백미는 다른 뮤지컬과 차별되는 화려한 조명과 의상이다. 900개의 조명과 90대가 넘는 무빙 라이트는 ‘빛의 예술’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막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어 스텝 투 파’에서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레이저 조명 속에 등장하는 아이다, 라다메스, 암네리스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800여 벌의 의상과 60여 개의 통가발 등 의상과 분장도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앙상블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무대에 오르는 앙상블은 16명. 그러나 공연을 보는 동안에는 16명보다 더 많은 배우가 무대에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쉼 없는 활약으로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뮤지컬의 진짜 주인공은 앙상블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무대 위의 고대 나일강 유역 이집트만을 표현하기엔 어딘가 아쉬움이 있었던 것일까, 무대 위는 어느새 고대 나일강 유역 이집트와 현대의 감각적인 패션들이 스며들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 따로 떼어서 보면 같은 극 안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무대와 연출들이 무대 디자이너 밥 크로울리의 손을 거치자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된 것이다.

특별히, 다양한 컬러에 생기를 불어넣어 현대적인 무대미술과 만나 금세 아름다운 이집트를 재현해냈다. 그는 또, 공연에 통일성을 주기 위해 항상 의상과 무대를 동시에 디자인했다. 그의 안목은 뻔하지 않았다. 뻔하게 특정 시대의 의상을 재현하지 않고, 관객의 상상 속 세계의 느낌과 감각을 살리고 동시에 엘튼 존과 팀 라이스의 음악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가장 현대적인 의상을 창조해냈다.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과같이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뮤지컬만을 위해 제작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것이 뮤지컬 <아이다>만의 특별한 점이다. 뮤지컬<아이다>는 앞선 두 작품으로 뮤지컬 제작의 최고 경지에 오른 디즈니가 본격적인 뮤지컬 경쟁 시대에 대비하고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뮤지컬 <아이다>는 우리나라에서 2005년 초연된 이후 4번의 시즌 동안 732회 공연, 73만 관객을 모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5번째 시즌을 끝으로 뮤지컬 <아이다>는 한국 공연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작품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인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뮤지컬 <아이다>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버전을 클로즈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선 윤공주·전나영이 아이다 역을, 김우형·최재림이 라다메스 역을, 아이비·정선아가 암네리스 역을 맡는다. 지난 15일 공연은 윤공주, 최재림, 아이비가 주역으로 나섰다. 2016년 공연에 이어 다시 합류한 윤공주, 아이비는 마지막 프로덕션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최재림은 보다 혈기왕성한 라다메스로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공연은 2월 23일까지이다.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제공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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