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무비톡 박준영 기자] 한국 원정 등반대의 촬영감독으로 18년간 활동해온 임일진 감독, 지난 2018년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작품인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은 대한민국 산악영화의 대표적인 촬영 감독으로 알려진 故 임일진 감독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차례의 히말라야 원정에 참여하면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진짜 모습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히말라야 등반의 새로운 도전과 성공, 영웅담을 중점적으로 담아낸 기존 산악 다큐와는 달리 이번 영화는 산악인들의 이면에 감춰진 절망과 후회, 두려움 등 진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산악인이자 촬영 감독인 故 임일진이 히말라야 원정에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산악인의 현장을 냉정한 시선으로 기록하면서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한계와 복잡한 감정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하고 있어 진정성을 더한다.

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의 촬영과 공동 연출을 맡은 故 임일진 감독은 산악영화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2002년 영화 ‘브리드 투 클라임’을 시작으로, 약 18년간 꾸준히 산악 영화를 연출하였다. 2008년에는 영화 ‘벽’으로 제56회 이탈리아 트렌토 산악영화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아 전 세계에 한국 산악영화의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또한, 2015년 국내에서 77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ㅣ출연: 황정민, 정우)의 특수촬영(VFX) 원정 대장으로 참여해 에베레스트의 다양한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현장감 넘치는 촬영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16년 제2회 울주 세계 산악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부문에서 ‘알피니스트’라는 제목으로,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히말라야 원정대의 민낯을 그대로 담고 있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후, 공동 연출을 맡은 김민철 감독은 영화제 상영 이후 국내 정식 개봉을 준비하면서 산악인들의 성공과 실패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며 그들의 죽음마저 지켜봐야 했던 카메라맨의 시선에 주목, 임일진 감독의 인터뷰를 추가 촬영 및 재편집했다.

그러나 임일진 감독은 2018년 김창호 대장의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결국 영화는 임일진 감독의 마지막 인터뷰를 중심으로 새롭게 완성되었다. 영화의 제목인 ‘알피니스트(Alpinist)’는 알피니즘을 실천하기 위해 높고 험난한 산을 대상으로 모험적인 도전을 하는 등산가를 의미한다.

지난 2019년 12월, 유네스코는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알피니즘(Alpinism)’에 대해 ‘모든 계절에 걸쳐 높은 산의 바위나 얼음 같은 지형을 통해 벽을 오르거나 정상에 오르는 예술적 행위’라고 정의했다. 장대한 히말라야의 전경, 원정대의 생생한 현장 기록, 그리고 그들의 진짜 모습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은 오는 2월 27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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