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무비톡 홍장성 에디터] 세기말적 가부장제에 작별을 고하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과 초청을 받은 ‘이장’ 이 20일(목)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이장’은 아버지의 묘 이장을 위해 오남매가 모이고, 오랫동안 집안에 뿌리박힌 차별을 위트 있고 날카롭게 그려낸 우리가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았다.

시사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승오 감독은 “저희 집도 어렸을 때 제사를 지냈었는데 제사라는 것이 누군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 있는 자리임에도 제사를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것이 보통의 가족 내의 여성들이었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뭔가를 할 수 있고 없고가 결정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져서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어떤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영화였다. 인물들 같은 경우에는 저의 가족과 제 주변에서 가깝게 볼 수 있는 가족들을 관찰하면서 영화에 어울리는 인물들을 만들어 나갔다”라고 시작과 캐릭터의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현장의 분위기나 배우들과의 호흡에 관해 둘째 ‘금옥’ 역을 맡은 이선희는 “차 안에서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영화가 끝나고 만났을 때도 너무 시끄러웠다. 영화를 찍으면서 진짜 가족처럼 어느 순간 저희끼리 같이 익어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고, 셋째 ‘금희’ 역의 공민정은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께서 배우들이 많이 만나게끔 도와주셨다. 

리허설도 많이 했었고 다른 작업이랑 좀 달랐던 것은 관계성을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이런 시간을 가졌던 것이 촬영하면서 만들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해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또한, 최근 들어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사진= ‘이장(Move the Grave)’ 언론 시사회 기자간담회 현장

‘이장’의 경우도 여성 서사 중심으로 쓰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관해 정승오 감독은 “작업을 하면서 여성주의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가 느꼈을 때 가족 내에서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있는 가부장제라는 것이 가족 내의 성역할을 구분 짓고, 거기에서 차별이 발생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그것이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한국 사회 여성의 현실을 담은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이장’을 선택한 공민정은 “‘82년생 김지영’이나 ‘이장’같이 사회적인 이슈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서 큰 자부심이 있고, 여성의 삶을 좀 더 보여주고 여성의 이야기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뿌듯한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받는 것에 대해 정승오 감독은 “언어랑 문화가 다르더라도 다른 국가에서 상영이 되면서 나름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신기했다. 

가부장제라는 것이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남성 중심적인 상황으로 인해 누군가가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에 공감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첫째 ‘혜영’ 역의 장리우는 “저는 실제로 저희 남매 중에 첫째이고 막내 남동생이 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가부장적인 면이 많으셨다.

영화를 찍을 때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 아버지가 생각나는 순간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배우로서도 영화를 찍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넷째 ‘혜연’ 역의 윤금선아도 “저도 남동생이 있다. 어릴 때 할머니가 남자라고 해서 세뱃돈을 더 주는 경험이 있었다. ‘혜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공감을 가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던 것 같다.

사진(왼쪽부터)= 정승오 감독,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송희준

‘혜연’이는 지금은 그런 작은 일들이 쌓여서 소리를 지르는 인물이 되어 있지만 그래서 ‘혜연’이의 마음에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고, 막내 ‘승락’ 역의 곽민규는 “네 자매의 마음에 공감이 갔던 것 같다. 실제 ‘승락’ 같은 캐릭터가 있다면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전 여자 친구인 ‘윤화’와의 대화에 많이 마음이 실렸던 것 같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마음 적으로 공감이 갔던 부분이다”라고 말했고, ‘승락’의 전 여자 친구인 ‘윤화’ 역의 송희준은 “가족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서로 가까우면서도 가끔은 서로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보다도, 오남매가 서로 다투면서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들이 공감이 갔다”라고 ‘이장’을 촬영하면서 공감했던 부분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승오 감독은 “‘이장’은 캐주얼하고 공감하면서 다른 가족 분들과 나눌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고, 장리우는 “개인적으로 ‘이장’이 개봉하는 게 너무 좋고, 지금 개봉을 앞둔 첫 시작인데 기자님들이 와 주셔서 감사하다”, 이선희는 “첫 느낌이 중요한 것 같은데 시나리오 받았을 때 2시간 만에 다 읽고 바로 전화를 했다. 

저를 반하게 했던 현실적인 대사들과 공감 가는 상황들을 관객 분들도 저처럼 느껴 주셨으면 좋겠다”, 공민정은 “저희 영화는 남녀노소 세대불문하고 모두가 가볍게 혹은 깊이 있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윤금선아는 “저희 영화가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예쁘게 봐주시고 가족들과 함께 손잡고 와서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곽민규는 “자신 있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저도 감독님과 배우 분들과 열심히 홍보를 하고 다니겠다”, 송희준은 “첫 장편영화라서 이렇게 기자님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떨리고 어색한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리뷰 부탁드린다”라는 소감과 바람을 전하며 훈훈한 분위기로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언배 시사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담아낸 스토리로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장’은 3월 5일 개봉한다.

포스터= 이장(Move the 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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