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 너머> 마음밭 씨앗 뿌린 어린 김수환 추기경
<저 산 너머> 마음밭 씨앗 뿌린 어린 김수환 추기경
  • 무비톡
  • 승인 2020.04.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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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컷= 영화 '저 산 너머' © 뉴스1​
​스틸 컷= 영화 '저 산 너머' © 뉴스1​

이 시대의 큰 어른으로 평가받는 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내용 자체로 궁금증을 일으키는 이 영화는 어린 김수환의 깨달음을 통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조용하면서도 따뜻하고 훈훈한 위로를 전하려고 한다.

'저 산 너머'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 가족의 사랑 속에서 마음밭 특별한 씨앗을 키워간 꿈 많은 7세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힐링 영화로, 종교, 신앙을 초월해 모두를 품었고 모두가 사랑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첫 극영화다.

'오세암' 등을 선보인 故 정채봉 동화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맑은 영혼의 일곱 살 아이 김수환(이경훈 분)은 천진난만하다. 찢어질 듯 가난하지만 어머니 (이항나 분)와 함께여서 행복해하고, 또 아픈 아버지(안내상 분)를 떠나보내며 슬퍼했다.

어린 김수환에게 세상의 전부인 어머니는 아들과 믿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 사이에 어린 김수환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공놀이를 하고, 다투기도 하고, 서리를 하다가 고해성사를 하기도 한다. 성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김수환 추기경의 유년 시절이 특출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신부라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어머니를 위해 인삼장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7세 김수환의 모습이 외려 더 숭고하게 느껴진다. 마음 속에 자리 잡은 따뜻한 마음이 스크린 너머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린 김수환은 때로는 그리움을 표현하기 위해 커다란 옹기 안에 들어간다.

옹기장수를 했던 아버지 덕분에 집 마당엔 옹기가 가득하다. 그 안에서 어린아이는 그리운 아버지부터, 먼저 사제를 결심하고 자신의 곁을 떠난 형과 어머니를 천천히 그리다 어느새 마음밭에 씨앗을 뿌리고 깨달음을 얻는다.

하지만 그 깨달음이 무엇인지 어린 소년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저 산 너머'에 있을, 자신이 생각하는 고향을 찾아 작은 발이 거친 산길을 헤쳐 나갈 뿐이다. 2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아역 배우 이경훈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는 '순하다고 순한이라고 불렸던 7살 소년 김수환'의 순수함을 얼굴에 그대로 그려낸다. 동글한 얼굴과 사심이 없는 미소, 그러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감정 변화를 자연스레 표현하며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려내 감동을 안긴다.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려낸 만큼, 천주교가 박해받는 모습과 천주교의 의식 등이 영화 속에 담겼다. 하지만 영화는 천주교라는 특정 종교의 색채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린 김수환의 성장과 깨달음에 포커스를 맞춘다.

다만 어머니가 가진 단단한 신앙심과 이를 어린 김수환에게 전하는 과정에 있어, 무교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하게 할지도 모른다. 어린 김수환의 모습을 천천히, 잔잔하게 담아낸 이 영화는 사람들의 마음 밭에 희망과 정의의 씨앗을 뿌리려고 한다. 오는 30일 개봉.(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일러스트 포스터= 이규영 작가의 ‘저 산 너머’
일러스트 포스터= 이규영 작가의 ‘저 산 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