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더 모먼트'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곳으로
[리뷰] 뮤지컬 '더 모먼트'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곳으로
  • 김상민 기자
  • 승인 2020.07.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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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스탠바이컴퍼니
사진제공= 스탠바이컴퍼니

수수께기 같은 미스터리 창작뮤지컬 ‘더 모먼트’가 베일을 벗었다. 눈내리는 겨울 산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세 남자가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을 다루는 이 뮤지컬은 ‘나는 너고, 너는 나야’ 등 감각적인 넘버와 양자역학·다중우주라는 이색적인 소재 및 구성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시간차를 두고 산장에 모인 세 남자는 서로 다투다 셋이 모두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시간속에 갇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 세 사람 모두 한 명의 여자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 여자가 산장에서 운명을 바꾸는 실험을 계속 해왔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들이 과연 운명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할까, 호기심을 가지고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 모먼트’는 창작 초연임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제공|스탠바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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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세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이니만큼 세명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사내 역 박시원·원종환·유성재, 공무원 역 강정우·주민진·유제윤, 소년 역 김지온·홍승안·정대현이 열연하며 극을 활기있게 이끈다. 무대 한 켠에서 바이올린, 피아노 등 소규모 라이브 연주가 진행돼 배우들의 넘버와 어우러지는 것도 매력이다.

보완해야 할 점들도 눈에 띈다. 먼저 세명의 남자에게 중요한 인물인 여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성의 캐릭터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자칫 극의 개연성이 부족한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양자역학, 다중우주 등 어려운 내용을 다루다 보니 자칫 극이 무거워질 것을 염려해 코믹 요소를 넣은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배우들이 마치 개그를 하듯 대사를 주고 받으며 웃음을 유발하지만 극의 전개와 동떨어진 분위기를 준다.

제공|스탠바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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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공연의 특성상 배경이 제한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더 모먼트' 역시 하나의 세트에서 배경의 변화 없이 진행된다. 일관된 배경과 다소 협소한 공간에 제한적인 연출이 진행될 수밖에 없지만, 극의 특성상 산장 속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어색함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 그리고 그 비밀의 단서가 되어줄 소품들은 한 배경 안에서도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배치를 이뤄냈고, 한 겨울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배경이라는 특성상 조명과 인공눈을 활용한 아름다운 연출 역시 관객들을 감성에 젖게 해준다. 

제공|스탠바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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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부터 꾸준히 등장하는 코믹요소는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는 공연의 지루함을 줄여준다. 양자역학과 다중우주를 소재로 한 만큼 '더 모먼트'는 다소 난해한 부분 역시 존재한다.

특히, 주인공들이 찾아 헤매는 연인 '지혜'의 존재는 철저한 이과형 인간으로 비치며 끊임없이 우주와 관련된 설정을 언급한다. 하지만 문과형 인간인 주인공들의 특성상, 그들 역시 이에 대해 난해한 반응을 보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 낸다.

결론적으로, 객관적으로 접근한다면 다소 어려운 설정이지만 과학과 관련된 설정은 극의 이해에 있어 큰 작용을 하지 않는다. 또한, 제각기 다른 성정을 가진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황당한 일을 겪으며 선보이는 반응들은 코믹요소와 결합해 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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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스탠바이컴퍼니

등장인물인 세 명의 남자는 모두 문과형 인간이다. 이에 따라 그들의 상황 대처 방식은 상당히 감정적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진실에 가까워지며 탄탄하게 짜인 스토리가 빛을 발하고 이에 따른 배우들의 연기 역시 한층 더 고조된 감정을 표현해 낸다.

이 가운데 '더 모먼트'는 다소 가벼워 보이는 처음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후반부로 갈수록 또 다른 매력을 선보여 여운을 남긴다. 또한, 이과적인 배경의 설정에서 우주의 감성적인 설정은 역으로 극의 감동을 더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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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스탠바이컴퍼니

특히, 초반부터 꾸준히 언급되는 별과 관련된 내용은 세 남자에게 단서가 되기도 위로가 되기도 하며 관객들에게도 여운을 전해준다. 한편, 뮤지컬 '더 모먼트'의 캐스팅은 오랫동안 폐인 생활을 하며 살아온 사내 역에 박시원, 원종환, 유성재가,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문제가 생긴 남자 역에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이, 순진무구한 고등학생의 소년 역에는 김지온, 홍승안, 정대현으로 이뤄졌다. 지난 8일 개막한 뮤지컬 '더 모먼트'는 오는 9월 6일까지 대학로에서 상연되며, YES24공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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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모먼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