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유럽 미술계에서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같은 거장들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던 화가가 있다. 당시 거의 유일한 여성화가였던 것으로 알려진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1883~1956)이다.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마리 로랑생 전(展)-색채의 황홀' 개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히로히사 요시자와(왼) 일본 마리로랑생뮤지엄 관장과 김대성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 대표

김대성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 대표이사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대표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의 국내 최초 특별전을 열게 되어 기쁘다"며 "많은 사람들이 '마리 로랑생'을 알았으면 하는 취지에서 개최하게 되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회 투어는 '히로히사 요시자'와 '마미로랑생' 뮤지엄관장의 작품 설명으로 진행됐다.

작품 설명을 하는 히로하사 요시자와 마리로랑생 뮤지엄 관장

'히로히사 요시자'와 '마리로랑생' 뮤지엄관장은 "마리 로랑생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작가의 20대~70대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전시회라면서 패션디자인, 가구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활동으로 존재감을 알린 '마리 로랑생'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로랑생'은 파란만장한 인생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19세기 말 파리에서 국회의원인 아버지의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의 후원으로 경제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살았지만 어머니와 숨어 살며 정신적인 갈등을 겪었다.

'로랑생'은 '조르주 브라크'의 권유로 본격적인 미술 교육을 받았고, 급진 예술가들의 모임인 '세탁선'(Bateau-Lavoir)에 드나들며 '파블로 피카소', '앙리 루'소 등과 동료로 지냈다. '로랑생'은 '피카소'의 소개로 만난 천재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열애에 빠졌지만 결국 이별했다.

이때 '아폴리네르'가 겪은 실연의 아픔은 세계적인 명시 '미라보 다리'로 승화됐다. 이후 '로랑생'은 독일 귀족과 결혼하지만 1개월 만에 발발한 1차 세계대전과 남편의 알코올 중독과 방탕한 생활로 파국에 이른다. 

'로랑생'의 그림은 1920~30년대 들어 전성기를 맞는다. 입체파(큐비즘)와 야수파(포비즘)의 영향을 받은 독자적인 화풍을 발전시켰다.

특히 장밋빛, 청색, 회색 등 우울한듯 몽환적인 색감은 '로랑생 컬러'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또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신체를 그림으로써 기존의 풍성하고 따뜻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독과 슬픔, 자유의지 등을 담았다.

이외에도 '로랑생'은 '코코 샤넬'을 비롯한 명사들로부터 초상화 주문을 받고 의상, 무대 디자인, 잡지 표지, 상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종횡무진했다. 

이번 전시는 9일부터 내년 3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로랑생의 유화 69점을 포함해 수채화, 일러스트, 사진, 도서 등 총 16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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