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주치는 인생의 길에서 스스로에게 위안 받는 영화

영화 초행 메인포스터

전통 혼례에서 <초행>이란 신랑 일행이 혼례를 위해 신부집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 <초행>은 7년차 연애를 하고 있는 연인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이 각자의 부모님을 찾아가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송국 계약직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짊어지고 사는 ‘지영’, 선택할 수 있는 앞길에 대한 죄절을 느끼는 미술강사 ‘수현’. 극 중 두 인물을 통해서 많은 청춘들이 느끼는 현실에 대한 불안한 고민과 함께 시대의 리얼리티를 표현한다.

또한 가족과의 관계와 일상적 상황에서의 작은 파장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과 갈등까지 세심하게 그려낸다. 영화 곳곳의 상황과 대사들은 우리 주변에서 늘 보고 들었던 현실이 리얼리티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더 쉽게 공감이 간다.

굵직한 사회적 핫이슈를 건드리지 않아도 또는 무리한 영화적 시퀀스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영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수현’역의 조현철은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거의 다 애드리브다.

디테일한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촬영하기 전에 그대로 찍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 고 말했으며, ‘지영’역의 김새벽은 “변화를 만들면서 촬영하는 과정이 어떤 책임감도 있어야 하고, 내 의견을 냈을 때, 모두가 공감하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끝까지 해냈고, 배우로서 이 영화를 찍는 과정이 <초행>에서의 ‘지영’의 마음과 비슷했던 것 같다.” 라고 밝혔다.

<초행>은 오래된 연인이 처음 걸어가는 길을 담아내고 있는 동시에 모든 청춘들 아니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처음 걸어가는 길에서 고민하고 느끼는 감정들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부터 불안해졌는지 알 수 없는 ‘수현’과 ‘지영’의 모습을 통해서 이 생애가 처음인 우리 모두의 각자 삶에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제 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초행>은 이후 세계 각국의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특히, 제 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미묘하고 정서적인 작품을 통해 김대환 감독은 최소한의 수단만으로 보편적 울림을 이야기하며, 그 성과는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견고하다.”는 호평을 받고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을 수상하고 청년비평가 부문에 특별 언급되었다.

남미의 대표적인 제 32회 마르델 플리타 국제영화제에서도 “견고하고 섬세한 각본에 의해 그 끓는 점은 완벽하게 확대되어 사회 대립과 집요함을 논쟁하는데 훌륭하게 작용한다.”라고 평가받고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 포스터의 헤드라인 <우리 어디로 가야할까?>는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잘 표현한 것뿐만 아니라, 영화를 본 후 우리의 오늘을 한 번 돌아보며 한 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쩌면 감독은 영화 <초행>의 ‘수현’과 ‘지영’을 통해, 살면서 겪는 첫경험들 속에 정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에는 자신의 소리를 외치는 것보다 옆에서 다독이며 함께 존재해 주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추워지는 겨울 상영 극장을 조금 찾아야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추위를 모두 녹일 수 있을 만큼 그 수고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캐릭터포스터
영화 초행 일러스트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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