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재미와 시대의 현실을 함께 느끼는 영화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은 영화 <변호인>(2013년)의 감독이자, 영화의 원작 웹툰 <스틸 레인>(2011년)의 작가이다. 그러니 스토리는 얼마다 단단하겠는가? 눈에 불편한 장면없이 물 흐르는 전개로 깔끔한 영화이다. 또한 이 시대의 현실적 소재로써 영화에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몰입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다.

우선, 영화 제목이 낮설은 단어였는데, 감독의 인터뷰 중에서

“ 영화의 제목 <강철비>의 영어 제목인 ‘STEEL RAIN'은 실제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形) 로켓 탄두의 별칭이다. 살상 반경이 매우 커서 전세계 140여개국 이상이 사용 금지 협약을 맺은 무기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무기의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는 남과 북을 둘러싼 현재의 전체적인 정황이 어쩌면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무서운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철우(정우성)과 철우(곽도원)의 환상적인 조합

두 배우의 조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영화 아수라(2016년), 이전의 어떤 영화보다 찰떡 궁합을 보인다. 극 중에서 조금은 어리숙한 면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숨길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전달하는 북한의 철우 정우성과 주관있는 냉철한 엘리트이지만 유머를 드러내는 여유까지 보이는 남한의 철우 곽도원이다.

특히 배우 정우성의 액션은 이제 거의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또한 영화의 재미이다.

그러나 이 둘의 최고의 장면은 무엇보다도 ‘국수 먹방’이다.
북한에서는 ‘깽깽이 국수’라고 부르는 잔치국수를 엄청 맛있게 먹는 엄철우와 비빔국수를 조용히 먹는 곽철우의 모습에서는 두 배우의 캐릭터를 넘어 남과북의 현실을 떠올리기까지 한다.

이 외에도 출연하는 배우들의 내공이 탄탄하다. 김갑수(북한 정찰총국장 리태한 역), 김의성(현직 대통령 이의성 역), 이경영(차기 대통령 당선 김경영 역) 등이 열연하지만 특히,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으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조우진’(북한 암살요원 최명록 역)의 또 다른 변신은 신스틸러로서 새로운 강한 인상을 준다.

현실을 넘어서는 이야기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 혼자만의 생각일까?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킨 독일이 동서로 두 동강 났는데, 아시아에선 우리끼리 갈라졌잖습니까? 2차 대전을 우리가 일으켰나요?” 영화 속에서는 북한 1호와 조우, 북한의 선전 포고, 남한의 계엄령 선포 등 무시무시한 단어와 상황들이 전개된다.

영화 속 모습이 현실이 아니며 실제로 일어나서도 안되는 사건이겠지만 이로 인해 영화 종영 후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왠지 무거운 마음이 든다. 남북이 대립하는 소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핵무기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것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상황들은 단순히 영화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느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주변 국가들의 정세와 이를 대하는 우리들의 지금까지 마음도 한 번 쯤은 생각해 봐야만 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가슴 한편의 무거움이 한국 관객으로서는 마냥 할리우드 영화처럼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이 양우석 감독의 지난 영화 <변호인 - 관객수 11,374,879명>만큼의 관객 수가 나오기에는 발목이 될 듯하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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