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란 감독

15일 오후 '공동정범'(감독 김일란·제작 연분홍치마) 언론시사회가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혁상 김일란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2년 개봉해 흥행 다큐멘터리의 포문을 열었던 ‘두개의 문’의 스핀오프로, 김일란 감독이 이번엔 이혁상 감독과 손을 잡았다. ‘두개의 문’이 경찰의 시선으로 참사를 재구성했다면, ‘공동정범’은 이후 생존자들의 목소리에서 참사에 대한 답을 찾는다.  

김일란 감독은 “철거민(생존자)들의 갈등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가를 보면 검찰이 철거민을 기소할 때부터”라며 “검찰이 재판을 불리하게 이끌어갔고, 그 재판이 출소 이후에도 (생존자들이) 서로 반목하게 하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들이 서로 미워하는 것이 아니고 갈등 자체가 국가 폭력의 결과”라며 “이를 드러내기 위해 ‘공동정범’이라는 제목을 썼다”고 말했다.  

김일란 감독  “이충연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이 가장 힘든 주인공이었다”며 “때론 안쓰럽고, 때론 이해하기 힘들고, 대체 (이분에게) 4년 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방어벽이 이렇게 높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공동정범이라고 국가에 의해 묶인 순간, 억울함과 분노들이 출구를 찾지 못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 폭력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형식으로 이분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국가 폭력을 드러냄은 물론, 주인공들의 상처가 치유될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이 영화를 다같이 보고나서 자신의 상처와 고통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타인의 상처를 미처 보지 못했던 것에 마음 아파했다”며 “영화를 보면서 서로의 상처가 얼마나 깊고 아물기 위해서 서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공동정범'은 지난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 당시 불타는 망루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돼버린 이들의 엇갈린 기억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용산 참사 당시 최후의 순간 망루에서 버티다 공동정범으로 몰려 징역을 산 다섯 생존자, 이충연 김주환 김창수 천주석 지석준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공동정범’은 1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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