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허 연강홀에서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배우 김상중, 김승우, 이건명,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 고인배와 황인뢰 연출이 참석했다.

현장은 하이라이트 시연과 기자간담회, 포토타임으로 이루어졌다. 초연에도 명품 배우들이 참여한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 주인공 김상중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김승우가 그 주인공. 또 다른 베테랑 이건명이 두 사람과 함께 폴 역으로 분한다.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는 애니 역, 고인배는 마을 보안관 역을 맡았다. 연기는 ‘미저리’ 만의 특별한 구성을 만나 더욱 웰메이드로 완성됐다.

음악과 회전 무대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몰입감을 더해준다. 서정적인 긴선율이 섬뜩함을 자아내고, 무대 위 턴테이블을 통해 영화를 보는 듯한 공간 전환으로 참신하게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 김상중이 18년 만에 연극 ‘미저리’에 출연하며 “극중 인물인 폴보다 원작 소설을 쓴 스티븐 킹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극중 폴 역을 맡은 김상중은 “처음 제안을 받아 대본을 읽었을 때 영화와는 다르게 묘한 재미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연출을 황인뢰 감독이 한다는 말을 듣고, 섬세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폴에 대해 연구할 때 원작자인 스티븐 킹을 떠올렸다. 폴은 스티븐의 자화상이기 때문에 그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미저리'의 김상중

데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김승우는 "출연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승우는 그 이유로 "20년 넘게 하면서 연기에 대한 것이 탄로나지 않았는데 괜히 연극에서 탄로날까봐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황인뢰 감독님이 TV드라마의 데뷔작을 연출한 감독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희곡도 마음에 들고 또 브로드웨이에서 좋은 공연으로 평가를 받았다더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연습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더라. 정말 다행인 게 있다. 연극을 하면서 혹시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걱정했다.

나 뿐만 아니라 아내, 주위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재미가 힘든 것을 이겼다. 연습하면서 재밌으니 '이래서 연극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같은 연기가 아니었다.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게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이다. 김승우가 왜 무대에 서지? 하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저 녀석이 무대와도 꽤 어울리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주로 뮤지컬에 출연했던 이건명은 연극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스릴러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2시간 동안 유지하면 관객이 힘들꺼다 영화라면 팝콘도 먹고 하지만 연극은 그럴 수 없는 공간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요소마다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코드를 잘 숨겼다.

공연을 본 관객이 영화와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것 같다. 흔치않게 여자 배우들이 강한 에너지로 끌고 가는 작품이기도 하다"라며 영화, 소설과는 또 다른 연극 '미저리'의 매력을 언급했다. 

폴의 열렬한 광팬 애니 역은 길해연과 이지하, 고수희가 연기한다. 길해연은 "감독님이 애니는 외로움의 끝에 서있는 인물이라고 문자를 보내줬다. 폴과의 사이에서 집착이 있고 외롭기 때문에 파생되는 것들이 있다.

외로움의 끝에서부터 시작했다. 이후 폴과의 위치가 바뀐다. 이건명 고수희는 신혼부부의 느낌이 있다면 김승우 이지하는 15년 산 사람, 김상중과 나는 죽기 살기의 관계이다. 외로움에서 시작된 결핍, 여기에서 비롯된 집착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수희는 ‘미저리’ 팀의 미저리로 김승우를 꼽았다. 김승우는 "좋게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서 고수희는 "케시 베이츠와 싱크로율이 3만 퍼센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오늘 처음 얘기하는데 부담이 굉장히 컸다.

관객들이 케시 베이츠를 상상하고 올 거라는 부담감이 컸다. 이를 능가하는 '고시 베이츠'가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를 몇번 다시 보면서 케시 베이츠의 장점을 가져와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소설책을 다시 읽으면서 영화와는 다르게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감독님이 고수희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어떤 사랑스러움이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지하는 "서로를 잠식하는 변화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랑에서 광기로 변해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수희는 "캐쉬 베이츠와 싱크로율이 높아 부담감이 컸다. 영화를 다시 봤고, 이를 능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전했다.

실종된 폴의 행적을 수사하며 극중 긴장감을 불어 넣어 줄 마을 보안관 버스터역에는 고인배가 캐스팅됐다. 고인배는 "20여년 전에 황인뢰 감독과 작품을 했는데 20여 만에 연극을 함께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원래 세 커플 위주로 연습을 했는데 3월 중순부터는 섞여서 9팀이 된다.

김상중 길해연은 노련함과 중후함이 있다. 김승우 이지하는 감독님이 생각하는 애니의 멜로가 가장 돋보이는 커플이다. 고수희 이건명 커플은 귀엽고 유머러스하다. 다 다른 작품을 보는 느낌이 든다"고 평했다. 

‘미저리’는 작가 스티븐 킹이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담는다. 동명 영화로도 유명하다. 2015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당시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해 주목받았다.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만 13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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