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공녀’ 언론시사/기자간담회 ‘전고운 감독’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영화 ‘소공녀’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전고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솜, 안재홍이 참석했다.

하루 일당 4만 5천원을 받는 30대 가사 도우미 미소(이솜). 난방도 안 되고,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는 단칸방에서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산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한잔의 위스키와 담배 한 모금 그리고 남자친구 한솔(안재홍)이다. 가난한 미소의 삶에 유일한 낙이자, 위안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마저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담뱃값은 오르고, 주인은 월세를 올리겠다고 매일 볶아친다. 웹툰 작가 지망생으로, 공장 기숙사에 사는 남자친구 역시 미소를 도와줄 형편이 못 된다. 이것저것 따져보던 미소는 결국 집을 포기하고 집시같은 삶을 선택한다.

전고은 감독은 “삼십 대가 넘으니까 너무 살기 힘든 구조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 1억을 모으기도 힘든데 1억으로 집을 구할 수도 없는 현실을 재밌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이 사라지더라. 제가 느낀 그런 점들을 모아서 찍어보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타이틀롤 미소를 상징하는 위스키, 담배, 흰머리에 대해 “다들 어딘가에 중독돼 있을 거다. 그중 조금 부정적 이미지, 성인이 할 수 있는 것, 역사가 깊은 것인 위스키와 담배를 선택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지 않으냐는 질문과 공감을 주고 싶었다.

또 백발 설정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이방인, 도드라지는 느낌을 주면서 엔딩에서 시각적으로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을 듯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주인공 미소가 가사도우미로 나서는 것에 대해선 "현실에서 여성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이다. 또 청소를 하는 건 가치가 높은데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고운 감독은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인물들은 관객들을 바라보며 자조적으로 웃는다. 극 중 미소가 만나는 이들은 현대인들이 지켜야하는 것들을 상징한다.

'소공녀'는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이솜 분)의 도시 하루살이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족구왕' '범죄의 여왕' 등 재기 발랄한 작품들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광화문시네마의 작품에 기획, 제작으로 참여한 전고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소공녀'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언론,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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