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개같은 내인생

섬세한 감성으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스웨덴 출신 거장 라세 할스트롬의 대표작 <개 같은 내 인생> [감독: 라세 할스트롬ㅣ출연: 안톤 글랜젤리어스, 멜린다 킨나만, 토마스 폰 브롬슨ㅣ수입/배급: (주)영화사 백두대간]은 서정적인 연출력으로 휴머니즘 짙은 작품을 전 세계에 선보여온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최고의 작품이다.

194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열 살 때 8mm 카메라로 단편 영화를 연출할 정도로 어릴 적부터 영화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TV 영화로 차츰 경력을 쌓던 그는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 <아바: 더 무비>를 연출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1985년 스웨덴 소설가 레이다 욘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개 같은 내 인생>을 연출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개 같은 내 인생>은 개봉 당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색상 후보에 오르고 골든글로브와 전미비평가협회상, 뉴욕비평가협회상 등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휩쓸며 세계 곳곳에서 장기 상영에 돌입하는 등 스웨덴 출신 신예 감독의 위상을 단숨에 국제적인 감독으로 끌어올린다.

영화의 배경인 1959년에 실제로 열세 살 소년이었던 할스트롬 감독은 자신의 기억에 기반하여 그 시대의 공기와 문화를 담아내며 더욱 생생한 연출을 하였다. 작가였던 그의 어머니가 문을 닫고 타자기를 두드리는 동안, 문 밖에서 소외돼야 했던 어린 시절 경험은 영화 속 주인공인 잉마르의 캐릭터를 사실감 있게 연출하는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불행한 현실 속에도 ‘더 나쁠 수도 있었다’고 되뇌며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주인공 잉마르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웃고 울리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소년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간 그는 <길버트 그레이프><사이더 하우스><초콜릿><하치 이야기> 등 섬세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는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 명작을 잇따라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을 사로잡는다.

1993년작 <길버트 그레이프>는 우울증으로 거구가 된 엄마와 발달장애 동생 ‘어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를 돌보는 주인공 ‘길버트 그레이프’(조니 뎁 분)의 캐릭터를 통해 결핍된 가정의 문제를 봉합해 나가는 내용을 담았는데,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따뜻한 인간애를 그린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또 1999년에 메가폰을 잡은 <사이더 하우스>는 존 어빙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토비 맥과이어와 마이클 케인이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에서 최우수남우조연상과 최우수각색상을 거머쥐었고, 2000년에 연출한 <초콜릿>은 줄리엣 비노쉬와 조니 뎁의 마법 같은 이야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할스트롬의 휴머니즘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게 아니다. 2009년작 <하치 이야기>는 리차드 기어와 우연히 연을 맺은 충성스러운 개 하치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이끌었다.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시나리오를 고를 때 플롯 중심보다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를 선호하며,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따스하게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괴짜들이나 아웃사이더들에게 애착을 느낀다. 그들을 편견 없이 그려내려고 애쓴다”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도 자신의 최고의 작품으로 <개 같은 내 인생>을 꼽는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거장으로서의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라세 할스트롬 감독 최고의 영화 <개 같은 내 인생>은 15세 이상 관람가에 101분 상영으로 오는 4월, 한국 관객들과 30년을 뛰어넘는 정서적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사진='개 같은 내 인생'의 한 장면(왼쪽) / 라세 할스트롬 감독(사진 제공: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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