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연하고 11주년을 맞은 창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서른다섯 살이 된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 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추억을 떠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인기 만화 ‘영심이’(작가 배금택)와 80~90년대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젊음의 행진’은 송승환, 왕영은 등 당대 스타들이 MC를 맡고 서태지와 아이들, 신승훈, 김완선, 소방차, 강수지 등 톱가수가 출연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28일 충무아트홀에서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심설인 연출과 신보라, 김려원, 강동호, 김지철, 원종환, 김세중, 정영아, 전민준, 한선천, 우찬, 최성욱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심설인 연출은 "2015년부터 새롭게 각색하면서 연출 맡게 됐는데 제일 고민이었던 건 2007년부터 유명하고 잘 만들어진 작품을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였다"면서 "이번 년도에는 극장 크기도 커지고 특성상 어떤 뮤지컬에서도 만날 수 없는 조명이나 세트 전환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2017년에 노래 두 곡이 바뀌었는데, 노래가 바뀔 때마다 관객이 반응해주실까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얘기했다. 심 연출은 "노래를 두 곡을 더했는데 극의 구성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가 바뀔 때마다 두근거린다. 신나게 반응을 해줄지 고민된다. 극장도 커지고 조명이나 세트 전환도 빠르게 이뤄진다. 콘서트를 배경으로 하는데 드라마 장르에 어떻게 넣을 것인가를 가장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신보라는 ‘젊음의 행진’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는 “과거 했던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얻는 주인공 영심이가 점점 더 부러워진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을 더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무작정 열심히 했고 두 번째에는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몰입감이 남다르다”며 “계속 성장을 하는 듯하다”고 좋은 무대를 약속했다.  

김려원은 이번에 주연으로 올라서며 "언니처럼 차근차근 해서 주연까지 가고싶다는 얘기를 해주는 동생들이 있어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또 그는 "예전에는 오디션으로 그래도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고 미안해하시는 선배들도 있었다. 제가 잘해야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동생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과목 교생 선생님 역의 최성욱은 "2018년도의 시작을 '젊음의 행진'과 함께 해 좋다. 앙상블이 우리를 살려준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종환은 "이번 시즌에도 참여하게 됐다. 지난 시즌에 못 보여드린 것을 포함해 많은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신소율과 열애 사실이 공개된 김지철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그는 "그날 회사에서 굉장히 놀랐다더라. 미투에 대한 기사가 많이 올라오던 때라 열애설이라 좀 다행이었다는 반응. 목관리도 해주고 박카스도 사준다"고 여자친구를 자랑했다.

김지철과 함께 왕경태를 연기하는 강동호는 "저희가 이번에 미는 경태는 맹구같은 캐릭터다. 맹구같은 매력이 있다"고 경태의 매력을 어필했고, 기대를 당부했다.

효성여고 인기짱 상남을 연기하는 한선천은 "상남 역할로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재밌고 즐길 수 있는 캐릭터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기대하고 왔다. (전)민준 배우가 10년간 '젊음의 행진'을 하면서 상남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어떻게 다른 상남이 나올까 고민했는데 오버하지 않게 절제미 있게 하라고 말해주더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잘해보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시연에서 그는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소화했다. 그는 "어려운 곡이다. 원곡보다 빨라서 랩에서 버거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무대에 서면 연습한대로 안 나오고 본성이 나오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킹키부츠'의 엔젤에 이어 '젊음의 행진'에서 상남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여장을 하는 이미지로 각인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모습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도 감사하다.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주인공 오영심 역의 김려원·신보라, 왕경태 역의 강동호·김지철은 철없는 고등학생의 순수한 모습부터 추억을 간직한 성인 시절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애틋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형부, 담임, 상남, 교생 등의 역할를 연기하는 앙상블 배우들은 감초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줄거리는 공연기획자가 된 오영심이 왕년의 하이틴 스타인 형부와 함께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심은 리허설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전기 안전점검을 위해 공연장을 방문한 소방대원 왕경태를 우연히 만난다. 이때부터 무대는 옛시간 속으로 되돌아간다.

오영심은 학창 시절에 미남 교생 선생님에게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학교 대표로 장학퀴즈에 참가해 촌극을 벌이기도 한다. 우여곡절을 거쳐 추억에서 빠져나온 이들은 무사히 콘서트의 막을 올리게 된다.

이 작품은 1980~90년대 인기곡들과 특수효과를 빠트릴 수 없다. 주요 넘버는 김경호, 지누션, 핑클, 이문세, 이승철, 터보, 김건모 등이 발표했던 곡들을 사용하고 있다. 콘서트 ‘젊음의 행진’ 속 졸업식 장면에서 내리는 눈, 영심이와 왕경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내리는 꽃비 등이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크박스 뮤지컬을 앞세운 만큼 다양한 곡을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 박미경의 ‘이유같이 않은 이유’를 시작으로 지누션의 ‘말해줘’, 윤시내의 ‘공부합시다’, 터보의 ‘Love is..’, 유승범의 ‘질투’, 엄정화의 ‘초대’, 이상은의 ‘언젠가는’ 등 서른 일곱 곡을 이야기에 녹였다. 

'젊음의 행진'은 90년대 대표 만화 캐릭터 '영심이'가 서른 여섯살의 공연PD로 성장한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80년대부터 2000년대를 대표하는 가요들로 넘버를 구성한 주크박스 콘서트 뮤지컬이다. 오는 5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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