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판타스틱 우먼

영화를 보기 전 왜 영화 제목을‘판타스틱 우먼(영제:Fantastic Woman)’이라고 했을까?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보고 난 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도‘마리나 비달’역을 맡은 주인공 ‘다니엘라 베가’가 실제 트랜스젠더였음을 눈치 채지 못했다.

여자치곤 각이 진 얼굴과 넓은 어깨를 가졌고 가슴도 매우 작구나라고 생각 했을 뿐.., 낮에는 웨이트리스, 밤에는 재즈 바 가수로 활동하는‘마리나’그녀는 아버지뻘 같은‘오를란도’와 연인사이다. ‘마리나’의 생일날 ‘오를란도’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생일축하 노래와 더불어 이과수 폭포 여행권 2장을 선물로 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날 밤 ‘오를란도’는 잠에서 깨어나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에 옮겼으나 결국 동맥류로 사망한다. 갑작스런 일을 당한 ‘마리나’는 당황한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그녀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병원에서도, ‘오를란도’의 가족도, 경찰도...,

‘오를란도’의 갑작스런 죽음에 ‘마리나’는 잠정 범죄자로 용의선상에 올라 성범죄 팀 형사의 강압적 신체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치심을 느낀다. 또한 그의 가족으로부터 장례식 참석을 거부 당 할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과 친구로부터 무참한 언어폭력과 신체적 제압을 당하며 내팽겨지듯 버려진다.

세상의 의심과 편견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과정을 섬세히 그려낸 이 작품은 <글로리아>(2013)로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포함 3관왕과 심사위원 최고점까지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칠레 대표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의 신작이다. 이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는 첫 번 째 이과수 폭포의 등장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계에 위치한 이과수 폭포는 주인공 ‘마리나’와 그녀의 연인 ‘오를란도’의 관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마리나’의 생일을 맞아 ‘오를란도’는 그녀에게 이과수 폭포 여행권 2장을 선물할 계획이었지만, 실물 티켓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두 번째 극중 마리나와 연인 오를란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춤을 추는 장면과 세계적인 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The Alan Parsons Project)의 명곡 ‘Time’이다. 이 한곡이 영화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줬다. 세 번째 어느 곳 하나 기댈 곳 없는 ‘마리나’의 외로운 삶은 거리를 거닐던 그녀가 강풍을 맞이하는 장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중력을 무시한 채 앞으로 끝없이 기울어지는 모습은 현재 그녀를 대변한다. 네 번째 거리를 거닐다 굴절된 거울에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장면은 ‘마리나’의 이미지를 더욱 굴절시켰다.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만화경처럼 거울에 흔들리는 모습은 그녀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다섯 번째 ‘마리나’의 오래된 꿈은 오페라 가수다. 영화 속에는 국내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오페라 두 곡이 실려 오감을 황홀하게 채운다. 실제 어릴 적부터 오페라 가수를 꿈꾼 ‘다니엘라 베가’는 직접 비발디의 오페라 [바자제]의 수록곡인 ‘Sposa son disprezzata’와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의 수록곡인 ‘Ombra mai fu’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난 두 오페라 곡은 엔딩장면으로 슬프지만 비장하게 마무리 된다.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칠레 작품 중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쥔 영화 <판타스틱 우먼>의 주연 배우 ‘다니엘라 베가’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트랜스젠더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있어 적당한 타협점을 가진 강인한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진실 된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한 삶의 조건은 그녀에게 어떠한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생명력을 부여한다. 그녀는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세상의 어떠한 편견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판타스틱 우먼>은 15세 이상 관람 가에 104분 상영으로 오는 4월19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