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안무 존 크랭코)' 프레스콜이 18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렸다. 카타리나 역에는 김지영· 신승원· 박슬기, 페트루키오 역에는 이재우· 이동훈· 김기완 등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참석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비극이 많은 발레 장르에서 몇 되지 않는 희극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코미디 발레로 통한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드라마발레의 대가로 불리는 존 크랭코가 안무한 작품 중 몇 안 되는 희극발레다. 왈가닥 카타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발레로 생생하게 옮겼다.

크랭코의 여러 발레 작품 중에서도 원작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용수에게는 고도의 테크닉과 탁월한 내적 심리 묘사를 요구해 무용과 연기가 완벽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여겨진다. 

고전발레 속 공주처럼 우아한 역할을 맡던 발레리나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때리고 물어뜯는 왈가닥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목처럼 말괄량이인 주인공 카타리나와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는 내숭덩어리 동생 비앙카의 대비로 웃음을 자아낸다. 원작에서 철학교사로 설정된 비앙카의 구혼자 루첸시오가 무용교사로 등장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2015년 국립발레단이 아시아 첫 판권을 따내 선보인 초연은 판매율 80%대로 시작했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95%의 판매율로 공연을 마쳤다. 강 예술감독이 지도했다. 이듬해 재연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국립발레단은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발레 마니아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강수진 예술감독이 예상한대로 '발레는 어렵다' '발레는 슬픈 이야기만 있다'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작품으로 증명됐다"고 자랑했다. 

특히 말괄량이 케이트의 행동은 댄스마임에 가깝다. 일반적인 발레리나들처럼 발끝을 꼿꼿이 세워 가볍게 공중에 떠있는 듯한 여린 자태 대신 작품 속 카타리나 역의 무용수는 발목을 한껏 꺾은 채 세찬 발걸음으로 거침없이 무대를 누빈다. 왈가닥 주인공 카타리나의 모습과 대비되는, 공주처럼 예쁜 모습만 보여주는 내숭덩어리 동생 비앙카의 춤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자를 현모양처로 `길들인다`는 표현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서로 지지 않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싸우던 두 남녀가 어느새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 작품은 여느 연인들의 연애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국립발레단 제7대 강수진 예술감독은 취임 이후, ‘교향곡 7번’, ‘봄의 제전’, ‘세레나데’ 등 국립발레단 레퍼토리의 다양화를 꽤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으며, 2015년 4월 단원들의 숨은 캐릭터를 발휘할 수 있고,

관객들에게는 누구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선택하였다. 국립발레단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19~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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