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심청가' 가부키, 경극보다는 창극
국립창극단 '심청가' 가부키, 경극보다는 창극
  • 김상민 기자
  • 승인 2018.04.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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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가' 프레스콜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렸다. ‘심청가’는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 손진책과 안숙선이 힘을 합쳐 선보이는 작품이다. 연출가 손진책과 대명창 안숙선은 소리의 힘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창극을 목표로 ‘심청가’를 완성했다.

국립창극단의 신작이기도 하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을 통해 창극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수궁가’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적벽가’ ‘흥보씨’가 관객을 만났다. 국립창극단은 ‘심청가’를 통해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작품은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비장미가 강하다. ‘춘향가’와 함께 가장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힌다. 이번 공연은 현대적인 무대예술을 즐기고 우리 소리 본연의 깊이와 감동을 느낄 기회로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을 맡은 손진책 연출가가 소리를 제대로 들려줄 적임자로 찾은 이들은 국립창극단 소속 배우 민은경(36)과 이소연(34)이다. 최근 이 둘을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나 공연을 앞둔 소감과 심청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어린 심청을 맡은 민은경은 인당수에 빠져 용궁에서 어머니와 만날 때까지를 연기한다. 황후 심청을 맡은 이소연은 심봉사가 눈을 뜨는 마지막 대목까지 연기한다.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한 인물을 나이와 상황에 따라 나눠 맡게 된 것이다.

손진책 연출은 "심청가. 워낙 잘 아실 거다. 특별히 해석을 새롭게 하지도 않았다"라고 밝힌 뒤 "그간 김성녀 예술감독이 창극단을 맡아서 다양한 실험도 많이 했다.

이번에는 창극이 담고 있는 판소리의 멋과 맛을 가장 극대화 시키는 방법이 뭘까. 보는 연극이라기보단 듣는 판소리의 공연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이번 '심청가'를 만든 의도를 설명했다.

손 연출은 이어 "그동안 창극이 다양하게 시도됐다. 그런데 창극이란 장르는 아직도 완성된 장르라기보다는 완성을 향해 다양한 모습을 하는 장르라고 생각된다. 중국은 경극, 일본은 가부키도 있는데 한국은 왜 없냐는 소릴 듣곤 하는데 저는 우리도 판소리가 있다고 한다.

그게 100년 넘짓한 시기에 창극화되며 다양한 시도가 됐고 주로 서양식 무대 구성에 소리가락을 넣는 창극을 주로 많이 해왔다. 저도 연출했었지만 이제 한국의 고유한 연극적인 틀에 판소리를 주축으로 접목시켜야겠다 생각한다.

저는 평생 한국연극, 우리연극에 대한 작업이 제 화두였기에 적어도 제가 연출할 땐 우리 식의 창극을 모색해야하지 않겠나 싶었고 이번 창극 '심청가'는 판소리가 먼저 들려지고 보여지고 느껴지는, 심봉사 대신 관객들이 판소리에 대해 눈을 뜨고 사랑하고 돌아가게 하는데 연출 포인트가 있었다"고 작품을 연출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소개했다.

안숙선 명창은 "9살 때부터 우리소리 하고 무대를 서며 작은 대목, 심청가라면 물에 빠지는 대목. 이런 걸 어른들 틈에 끼어서 해왔다. 그리고 1979년 창극단 입단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창극을 쭉 해왔다.

제 생각은 어떻게 하면 우리 창극이 일본의 가부키나 중국의 경극 어느나라에도 있는 자기네의 극을 우리가 만들어서 세상에 내놨을 때 '너무 아름다운, 한국을 대표하는 창극이다' 이렇게 알려지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가지 실험적으로 해본적도 있고 쭉 여기에서 창극 해온 것도 봤고 최근에 해보기도 했다. 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리 형식, 몸짓, 소리, 옷 등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극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했는데 손진책 연출님이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해보면 어떠냐고 하셔서 너무 기쁜마음으로 참여했다.

많은 관심 주셔서 우리나라 대표하는 창극이 생기고 발전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라고 판소리에 대한 사랑을 당부했다. 어린 심청 역의 민은경은 "이번 공연이 제게 의미있는 공연이라 생각한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게 저희 어린 친구들에겐 귀한 시간이다.

명창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어린 저희가 소리를 함에 있어서도 판소리의 대중화는 늘 고민하고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번 '심청가'가 소리를 알리는데 가장 좋은 공연이 아닐까 싶다. 판소리는 판과 소리의 합성어라고 한다. 그런 판에 가장 걸맞는 작품이 이번 '심청가'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황후 심청 역의 이소연은 "문화예술, 패션계까지 레트로, 복고 열풍이 있다. 옛 것을 지금 가져와서 새로운 감각으로 읽히듯이 판소리도 창극도 옛 것을 온전히 가져올 때 현대의 새로운 감각으로 익혀지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며 최근 행보와 달리 온전히 판소리에 중심을 둔 창극 '심청가'에 관심을 당부했다.

심봉사 역의 유태평양은 "이런 좋은 작품에 심봉사란 큰 역할을 맡게 돼 부담도 돼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 부족하니 최고의 무대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좋은 선생님, 프로덕션과 함께할 수 있어 기분좋게 임하고 있다.

좋은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각오를 전했다. 민은경은 심청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2006년 창극 ‘십오세나 십육세 처녀’에서 심청을 처음 연기했다.

지난해 초에는 완창판소리 ‘강산제 심청가’를 올렸고 말에는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에서도 심청을 맡았다. “체구는 작고 왜소하지만 다부진 성격이 어린 심청에 어울린다고 봐 주신 것 같아요. 이소연 배우와 나눠서 하다 보니 심청이 더 어른스럽게 바뀌어 나온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이소연은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뒤로 이번에 처음으로 심청을 연기한다. “심청으로 캐스팅될지 몰랐어요. 성숙한 이미지가 있어 황후 심청으로 선택하시지 않았을까요. 민은경 배우는 동안이고 단단한 느낌이 있잖아요.”

두 배우가 보여주려는 심청은 다르다. “너그럽고 자비로우면서도 소신 있는 황후랄까요. 소리꾼이 이야기를 풀어내듯 하려고 해요. 소리를 어떻게 맺고 끝내는지, 어떤 느낌으로 부르는지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민은경은 “어린 심청의 감성을 살리고 싶어요. 얼마나 무섭겠어요. 겉으로는 공양미 300석을 구해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면서 담담해 보이잖아요. 하지만 속으로는 두렵고 만감이 교차할 거예요.

그런 내면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싶어요.” 예술감독 김성녀가 총지휘한다. 소리꾼 안숙선, 민은경, 이소연, 유태평양, 김금미를 비롯해 국립창극단원들이 무대를 채운다.

25일 개막해 5월 6일까지 공연될 '심청가'는 2012년 시즌제 도입 후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온 국립창극단이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적벽가', '흥보씨' 등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선보이는 판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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