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를 3일 서울 용산에서 공개했다. 지난해 3월 G6 이후 1년 2개월 만에 내놓는 후속작으로, 오는 18일 국내부터 출시된다.

황정환 LG전자 MC부문본부장(부사장)은 3일 열린 국내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LG G7 씽큐는 휴대폰 'ABCD'의 본질에 집중했다"며 "ABCD의 관점에서 LG전자가 그 동안 내놓았던 핸드폰과 대비해서 고객들이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방탄소년단(BTS)이 진정성 있는 활동으로 팬들한테 인정받아 세계 1등이 된 것처럼 우리도 이 점을 강력하게 닮고 싶다"고 말했다. G7 씽큐는 밝은 화면과 울림통이 커진 오디오 등 기본적인 기능의 사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OLED 대신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인 LCD 패널이 탑재됐지만 기존 스마트폰 대비 2배 이상 밝아졌고, 소비전력은 30% 줄였다.

스마트폰 자체가 스피커의 울림통 역할을 하는 신기술인 붐박스 스피커를 통해 기존 대비 2배 이상 풍부해진 중저음도 구현했다. 황 본부장은 직접 붐박스 스피커를 시연하며며 "고객들이 인정을 해야겠지만, 일단 전작 대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붐박스'로 중저음 강조…'갤럭시S9'는 '입체음향시스템' 기능 추가

'오디오' 면에서는 신기술인 '붐박스(Boombox)' 스피커와 'DTS:X' 기술을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붐박스 스피커 기능은 LG전자가 'G7 씽큐'에서 가장 야심차게 선보인 기능 중 하나다. 기존 스마트폰 대비 중저음을 2배 이상 풍부하게 하는 기능으로, 'G7 씽큐'는 'V30'과 대비해 울림통을 17배나 키워 웅장한 사운드를 강조했다.

특히 테이블·상자 등 속이 빈 물체 위에 올려두면 물체가 추가로 울림통 역할을 해 중저음이 더욱 증폭된다. 실제로 붐박스 기능을 적용한 채 음악이 연주되는 'G7 씽큐'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니, 손에 들고 있을 때보다 중저음이 확연하게 강화돼 음악의 느낌 자체가 웅장해졌다.

3일 기자간담회에서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도 'G7 씽큐'를 테이블에서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붐박스 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었다. 'DTS:X'는 음원 종류와 관계없이 어떤 콘텐츠를 재생해도 입체 음향효과를 내는 기능이다.

고급 이어폰이 없어도 최대 7.1 채널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하이파이 쿼드댁(Quad DAC)으로 음질 자체도 강화했다. 이 두 기능은 설정에서 해제할 수도 있는데, 기능을 설정하니 음질 자체가 훨씬 풍부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FLAC 등 고음질 파일을 재생하면 효과가 더 크다"면서도 "MP3 등 음원 자체에 손상이 있는 파일도 최적의 조건으로 재생해준다"고 강조했다. 붐박스 스피커와 'DTS:X' 모두 G7 씽큐에서 처음 도입된 기능들이다.

전작인 'G6'에는 이 같은 기능들이 없었다. 황정환 본부장은 "붐박스 기능이 꼭 음악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시중의 핸드폰들이 스피커폰으로 연결했을 때 거의 못 쓰겠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다.

앞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9' 시리즈도 전작인 '갤럭시S8' 시리즈와 비교해 음향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유명 오디오 업체인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AKG' 기술을 적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갤럭시S9'은 스피커 소리가 전작 대비 3배 가량 커졌으며 360도 방향으로 소리를 내뿜는 입체음향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능이 새로 추가된 바 있다.

어두운 곳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밝게…'이모지' 같은 기능은 없어

카메라 기능도 보강했다. 일단 화소 자체가 전후면 모두 강화됐다. 'G7 씽큐'의 전면 카메라는 800만'화소, 후면 카메라는 초광각·일반각 모두 1천600만 화소다. 전작인 'G6'는 전면이 500만 화소, 후면이 1천300만 화소였다.

'갤럭시S9'의 경우 전면이 800만 화소로 같지만 후면이 1천200만 화소로 'G7 씽큐'보다는 다소 낮다. 다만 '갤럭시S9'은 '듀얼 조리개'를 탑재해 주변 환경에 따라 조리개값을 1.5F와 2.4F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G7 씽큐'도 듀얼카메라지만 삼성전자에 비해서는 조정 폭이 좁다.

'G7 씽큐'에는 새롭게 탑재한 카메라 기능들이 많다. 우선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는 'G6'보다 어두운 곳에서 약 4배까지 밝게 촬영한다. 굳이 사용자가 설정을 바꿀 필요 없이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주변 환경에 따라 브라이트 카메라 모드를 적용한다.

직접 써 보니 주변이 애매하게 어두울 때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빛이 거의 안 들어오는 어두운 공간을 촬영하니 확실히 일반 모드보다 밝게 촬영됐다. 빛이 충분한 환경이었을 때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AI는 'G7 씽큐' 카메라의 '메인 테마'이기도 하다.

'AI 카메라' 기능은 카메라로 사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화각·밝기·대비 등 최적의 화질을 스스로 추천해 주는 모드로 'G7 씽큐'는 관련 모드가 19개까지 늘어났다. 같은 동물 사진이라도 동물·반려동물로 모드가 구분될 정도로 세세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핸드폰 사진 등 딱히 모드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적절한 모드를 정하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 밖에 피사체를 또렷이 구분해 주는 '아웃포커스' 기능, 보다 넓은 화면을 잡아주는 '초광각 모드' 등 다양한 카메라 기능들이 탑재됐다.

이 같은 기능들은 모두 '갤럭시 S9'에는 없는 기능들이다. 다만 '갤럭시S9'의 경우 고속 촬영을 지원하는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Fast 2L3' 탑재로 HD 720p 해상도로 초당 960프레임의 슬로모션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피사체가 움직이는 순간을 스스로 포착해 그 때부터 영상을 촬영하는 '자동동작감지기' 기능도 들어갔다. 무엇보다 '갤럭시S9'에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이모지' 기능이 탑재됐다.

이날 LG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모지'를 의식한 듯 "1년에 한번 써 보는 재미요소도 중요하지만 결국 오래 쓰고, 쓰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흥미를 위한 기능들을 제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크면서도 같은 무게의 디스플레이…배터리는 '저전력'이 핵심

'G7 씽큐' 전면에는 노치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는 '뉴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색상을 검은색으로 설정하면 노치 부분을 상태표시줄로 쓰면서 자연스럽게 노치를 가리는 것이 가능하다. 메인화면과 합쳐 화면을 보다 넓게 쓸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노치가 가운데에 드러난다.

노치 디자인에 대해 '아이폰X'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LG전자는 "오히려 경쟁사보다 먼저 기획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세로, 가로, 두께는 각각 153.2mm, 71.9mm, 7.9mm이며, 디스플레이는 6.1인치 LCD(액정표시장치)를 적용했다.

'G6'보다 길이가 좀더 길어진 대신 디스플레이 크기는 커졌다. '갤럭시S9'의 경우 147.7x68.7x8.5mm이며 5.8인치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사용했다. 화면은 '갤럭시S9'보다 조금 더 큰 셈이다. 무게는 세 핸드폰 모두 대동소이한데 'G7'이 'G6' 및 '갤럭시S9'에 비해 1g 가볍다.

'G7 씽큐'의 디스플레이에는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약 1천니트의 휘도를 구현하면서 색상도 풍성하게 구현할 수 있다. 색재현율은 DCI-P3 기준 100%로 밝은 화면에서도 섬세하게 자연에 가까운 색을 표현한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특히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을 밝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TV처럼 에코, 시네마, 스포츠, 게임 등 즐기고 싶은 콘텐츠의 종류에 맞춰 모드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G7 씽큐'와 '갤럭시S9' 모두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최대한 화면을 넓게 했다.

화면비는 'G7 씽큐'가 19.5:9이고, '갤럭시S9'은 18.5:9다. 배터리의 경우 용량 자체는 'G6'보다 다소 줄어든 3천mAh다. 삼성전자 '갤럭시S9'과 배터리 용량이 같은데, '갤럭시S9' 역시 전작인 'S8'과 배터리 용량이 같다.

다만 'G7 씽큐'에는 저전력 알고리즘을 적용해 'G6'보다 30% 낮아진 소비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황 본부장은 "기존 LCD와는 차원이 다른 LCD"라며 "밝기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하면서도 소비 전력이 30% 절감되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이 G7 씽큐에 거는 기대는 크다.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개발에 매달려왔다. 그는 "1분기 손실을 줄여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며 "서둘러서 1~2분기 안에 흑자전환하려는 전략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체질을 바꿔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 매출 기대치는 전작 대비 높게 잡았다. 황 본부장이 "G7 씽큐로 줄어든 1분기 매출이 (2분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에서 지난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흥행의 변수로 작용할 가격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수준을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좋은 가치를 값싼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라며 "아주 낮추고 싶지만 고려할 부분이 많아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은 "한국시장만 보면 정부의 가계통신비 등 정책 기조가 고려돼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크기가 비슷한 대화면 모델들과 비교해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