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된 연극 ‘공포’가 오는 5월 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프레스리허설이 열렸다. 연극 <공포>는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홉'이 사할린 섬을 여행하고 돌아와 발표한 동명의 단편소설과 체홉의 사할린 경험을 합쳐 새롭게 창작한 “한국산 체홉극”이다. 체홉은 작품을 통해 늘 ‘인간의 삶과 행동의 문제’를 지적해왔다.

'체홉'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게 이 시대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에서 드러난 ‘인간의 삶’의 문제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시험의 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인간이고 싶어하는지... <공포>는 이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산다는 것 자체에 공포를 느끼며 아름다운 아내 마저 마음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농장주 실린, 남편의 친구 '체홉'을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실린의 아내 '마리', 자신의 죄를 드러내지 못한 채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는 신부 '조시마',

누군가를 동정해 자신의 삶까지 버려야 했던 하인 까쟈,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인 '까쟈'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하인 '가브릴라', ‘신은 자신을 만끽하고 있을 뿐’이라며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것은 선에 대한 의지뿐인 것을 아는 신부 '요제프', 이들을 옆에서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했던 작가 체홉이 바로 그들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톨스토이의 명언처럼 이들은 각자 제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불행을 대하는 자세는 조금씩 다르다. 견디거나 포기하거나 아니면 승화시키거나….

한 세기 전이 배경인 이 극은 시대상을 보여주진 않는다. 지금과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삶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에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 목숨을 끊기도 하고, 타인을 해치기도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은 거의 완벽하게 똑같다. 

배우 이상홍, 이동영, 김수안, 김은석, 신재환, 홍정혜. 박하늘, 김동휘가 출연한다. 연극 ‘공포’는 5월 4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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