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헨젤과 그레텔' 프레스콜이 열렸다. 그림 형제가 쓴 ‘헨젤과 그레텔’은 가난한 부모가 아이들을 숲속에 버리는 데서 시작하는 잔혹 동화다. 하지만 이를 원작으로 한 발레 ‘헨젤과 그레텔’은 따뜻한 가족 이야기다.

아이들이 숲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버려져서가 아니라 행방불명된 친구들을 찾기 위해서다. 마녀의 계략에 빠져 숲속 깊숙이 들어가 사라져버린 헨젤과 그레텔을 부모는 애타게 찾아 나선다. 스코틀랜드 발레단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참여한 어른과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 이야기로 각색했다.

‘헨젤과 그레텔’은 그림형제의 원작을 기반으로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작곡한 오페라 음악 위에 발레단의 안무를 입혔다. 원작에 있던 일부 잔혹함을 순화해 아름다움을 입혔다. 2013년 스코틀랜드 글래스코의 씨어터 로열에서 초연한 후 현지에서 사랑받았다. 이번 내한 공연은 외국에서의 첫 공연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발레극이 한국을 찾았다. 영국의 영국 4대 발레단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26년 만의 내한 공연인 ‘헨젤과 그레텔’이다.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크리스토퍼 햄슨은 “‘스코틀랜드의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야기와 안무를 구성했다.

“‘헨젤과 그레텔’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2013년 초연한 발레 ‘헨젤과 그레텔’은 화려한 의상과 다채로운 무대 미술로 눈길을 끌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롤리팝과 환상적인 과자집, 흩날리는 별 모래와 무시무시한 까마귀 등이 동화 속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한다.

음악은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1854∼1921)가 만든 동명의 오페라 음악을 쓴다. 이 발레단 크리스토퍼 햄프슨 예술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지역민과의 소통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1959년 설립돼 약 60년 역사를 지닌 이 발레단은 다양한 스타일의 레퍼토리, 세대를 아우르는 예술 교육 등으로 더 많은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헨젤과 그레텔'도 그러한 활동의 연장 선상에 있다.

햄프슨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내놓은 첫 안무작인 '헨젤과 그레텔'은 발레단의 교육 담당 부서와 함께 개발됐다. 발레단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지역민이 이야기 전개를 도왔다.

이들의 아이디어 속에서 가난한 부모에게 버려지는 대신 사라진 친구들을 찾아 스스로 숲으로 모험을 떠난 남매 이야기가 탄생했다. 햄프슨은 "극 초반 서로 굉장히 다른 모습을 지닌 남매가 모험을 통해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아 나간다"며 "교육적 목적이 분명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일부 장면에서도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동화적 상상력과 낭만이 가득했다.

화려한 의상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롤리팝(캔디), 달콤함이 가득한 과자 집,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요정과 무시무시한 까마귀들, 반짝반짝 흩날리는 별 모래로 채워진 무대는 관객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마녀로 두 번째 무대에 오른다는 마지 헨드릭은 “1, 2막의 전혀 다른 모습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며 “1막에서는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유혹적이고 매력적인 존재다. 하지만 2막에서는 드라마틱하게 본 모습을 드러내 아이들을 오븐에 넣으려고 한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초연부터 헨젤로 함께 하고 있는 콩스탕 비지에는 “어린 아이로서 연기하며 남매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며 “초반의 나(헨젤)은 자유분방하고 그레텔에 끌려다닌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우애 좋은 남매로 성장한다”고 전했다.

이번에 처음 그레텔로 무대에 오르는 케일라-마리 타란토로는 “실제 두 무용수의 관계가 무대와는 다르다. 그레텔이 누나지만 실제로는 내가 나이도 어리고 무대경험도 적기 때문에 그 차이를 극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크리스토퍼 햄슨은 “여러 장르의 공연을 아우르고 다양한 관객층에 다가가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래된 작업에 천착하기보다 새로운 작업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죠. 더불어 각 지역 어린이들과 작업하면서 극장에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그 너머의 사람들까지 만나고 있어요. 저희의 이런 작업이 스코틀랜드 발레단의 유산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모든 무용수들이 토슈즈(Toe Shoes)를 신지도 않았다. 모든 무용수들이 일사분란하게 한 지점을 보고 회전을 하지도 않는다. ‘잔혹동화’라는 해석이 난무했던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이 아기자기하고 경쾌하며 자연스럽게 무대에 재현된다.

제일 큰 후원자인 웨일즈 공작의 70세를 맞아 26년만에 내한한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헨젤과 그레텔’(5월 23~27일 LG아트센터)은 창작 단계부터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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