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6시 퇴근’(연출 지영관)의 프레스콜이 24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열렸다. ‘6시 퇴근’은 직장인의 애환과 숨겨진 열정을 직장인 밴드라는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010년 초연한 원작을 기초로 최근 트렌드에 어울리는 변화를 줘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인다. 초연 당시 강한 밴드 사운드에 집중했던 넘버들과 달리 좀 더 대중적인 장르의 넘버를 가미하고 다채로운 안무를 구성해 뮤지컬적인 재미를 강조했다.

배우의 연기는 물론 라이브연주까지 즐길 수 있는 밴드뮤지컬 ‘6시 퇴근’에는 기본기는 물론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뮤지컬계의 실력파 배우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탄탄한 캐스팅을 했다.

실제 밴드에서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고유진(플라워), 박웅(EVE)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미 그 존재감을 인정받은 오진영, 유환웅, 최호승, 이동환, 임준혁, 강찬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17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작품은 제과회사 내 직장인 밴드라는 큰 소재는 유지하되 보다 탄탄하게 구축된 캐릭터 설정으로 2018년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반영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비정규직, 싱글맘, 삼포세대 등 청춘들이 공감할 키워드를 골고루 담아낼 예정이다. 공연 종료 후 20여 분간 펼쳐지는 커튼콜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작품은 지난 2010년 초연된 바 있다. 8년 만에 재연 무대를 선보이게 된 작품은 지난 시즌과 다른 스토리와 캐릭터로 돌아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제작사 고스트컴퍼니의 대표이자 배우 유환웅은 “이전 시즌을 각색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새로 창작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캐릭터·노래·가사 등 모든 게 싹 바뀐 상태다”라고 말했다.

작품에는 비정규직 사원 ‘장보고’, 여행작가를 꿈꾸는 대리 ‘최다연’, 완벽주의자 대리 ‘윤지석’, 딸바보 과장 ‘안성준’, 인턴‘고은호’, 싱글 워킹맘 주임‘서영미’, 기러기 아빠 부장 ‘노주연’ 등 7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제품 홍보를 위해 밴드 ‘6시 퇴근’을 결성한 이들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밴드와 제품을 알린다.

김가람 각색작가는 이와 관련해 바뀐 장면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김 작가는 “원작에서 ‘장보고’의 이름은 ‘이종기’였다. 당시에는 이종기의 일대기를 다뤘다”며 “이번 시즌에는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자아 정체성에 대해서 다루고자 했다.

한 인물이 아닌 작품에 등장하는 7명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고 또 “재연의 초고에는 사회적 이슈인 ‘갑질’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나, 심각한 사회문제를 담는 대신 개개인의 애환에 집중하고자 했다.” 

“6시에 퇴근하고 공연장에 오는 관객들이 어떤 작품을 보길 원할까 생각했다. 그 결과 판타지적일 수 있지만 관객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내용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기하는 배우들과 공연을 만든 제작진들이 일반적인 회사원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회사 퇴근을 하고 와서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과연 관객이 ‘작품의 내용이 현실을 반영했다’고 느낄지에 대한 우려에서 던져진 질문이다. 성열석 협력연출은 “직장인의 애환을 배우나 스탭이 100% 공감 이해 못하는 게 맞다”고 운을 뗐다. 성 협력연출은 “그러나 우리도 예술 노동자다.

감성적인 부분에서 일반 직장인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리뷰 공연을 마쳤는데 ‘가슴 아팠다’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진다’는 후기가 있었다. 일반 직장인이 공감할 요소는 충분하다고 책임지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장인의 힘듦을 깊이감 있게 표현하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을 너무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게 만들자는 게 처음 취지였다”며 “공연의 대중성을 위해 직장인의 고달픔이 간단하게 표현되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각자 느낀 점을 말했다. 실제 밴드 출신인 배우 고유진과 박웅의 소감은 더욱 특별했다. 그룹 플라워의 고유진은 비정규직 사원 ‘장보고’를 맡아 자신의 나이보다 젊은 역할을 연기한다.

고유진은 “나이를 신경 쓰면 연기가 이상해지더라”라며 “밴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노래를 하는 장면에서는 조금 농염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장면에서는 순수하고 맑은 장보고를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적인 완벽주의자 ‘윤지석’을 연기하는 그룹 EVE 출신의 배우 박웅은 “밴드컬이었던 전작 ‘오디션’에서는 기타만 치고 대사도 다섯 마디가 전부였다”며 “이번에 안무도 격렬하고 대사도 많은 작품을 하게 돼서 부담스럽기도 한데, 어릴 때부터 동경해온 배우로 무대에 선 만큼 처음부터 배워가는 신인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기호 음악감독은 "극 중 '야근에 영혼을 갈아넣어 만들었다'는 대사가 있는데, 저희는 철야를 거듭하며 모든 영혼을 다 갈아 넣었다"며 "기존 넘버도 좋았지만 현대적으로 바뀐 극만큼 더 뮤지컬스럽고 밴드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다른 장르들을 결합해 더 발전된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곡을 작업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고생도 많이 했다. 메디치이펙트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는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다녀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만한 에피소드들이 담겼다.

제과회사의 홍보 2팀이 해체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직장인 밴드를 만들며 겪는 우여곡절을 담는다. 사실 배우들은 직장 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간접 경험을 통해 충분히 공감해내고 있다.

배우 강찬은 "20103년 뮤지컬 '정글라이프'에서 인턴 역할을 했었다. 그때 당시에는 친구들이 취준생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취직을 했다. 덕분에 친구들을 통해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또 연출님, 작가님을 통해 간접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연출 성열석은 "백프로 공감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희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주변 언니, 오빠, 이모, 삼촌 등의 모습을 한 번 정도 이해하고 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처음 악기를 다룬 배우들도 있다. 극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30일 만에 밴드가 완성되는 것처럼 30여 일만에 악기를 배워 무대에 오르는 것. 배우 임준혁, 강찬, 고현경 배우는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찬은 "드럼을 처음 접했지만 극 중 캐릭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30일 조금 넘게 속성으로 배웠지만 주변에서 시간에 비해 잘한다고 해줘 뿌듯하다"고 말했다.

고현경은 "베이스기타가 처음이었는데 이기호 음악감독께서 밤 10시 연습이 끝나고 새벽 3~4시까지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같이 연주하는 분들이 워낙 실력이 뛰어나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준혁은 "한 번도 기타를 쳐본적이 없어서 고민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 다행히 극 중 기타리스트가 아니라 싱어송라이터라 위안을 삼았다"며 "록 음악을 많이 불러보지도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과 신나게 노는 법, 제 자신을 내려놓는 법 등을 많이 배웠다.

저를 성장시킨 작품"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콘서트 뮤지컬의 백미인 커튼콜 타임 역시 공연 종료 후 약 20여 분간 이어 지면서 신나는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무대로 관객들의 더위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시간이 되도록 구성했다. 뮤지컬 '6시 퇴근'은 오는 7월29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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