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다큐브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는 뮤지컬배우 최정원, 박칼린, 남경주, 안재욱, 아이비, 김지우, 김경선, 정영주가 작품 시연 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뮤지컬 ‘시카고’는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여죄수들로 가득한 1920년대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교도소 내 가장 유명한 죄수는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켈리’다. 남편과 여동생을 살인한 벨마 켈리는 교도소 간수인 ‘마마 모튼’의 도움으로 언론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곧 ‘록시 하트’에게 넘어간다. 코러스 걸이었던 록시 하트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 ‘프레드 케이슬리’를 살해한 죄로 수감된다.

설상가상으로 언변 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변호사 ‘빌리 플린’마저 록시 하트에게 뺏긴 벨마 켈리는 분개하고, 혼자서는 유명세를 되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후 동맹 맺기를 시도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지난 2000년 배우 인순이, 허준호, 최정원, 전수경, 김진태, 윤희정 등의 캐스팅으로 한국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한국 14번째 시즌이다. 이번 시즌에는 뮤지컬 ‘시카고’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벨마 캘리’ 역에는 한국 초연 이후 18년 동안 한 시즌도 빠짐없이 뮤지컬’에 참여한 배우 최정원이 원조의 위용을 뽐낸다.

최정원은 “30대 초반에는 록시로 첫 연을 맺었고, 2007년부터 벨마 연기를 하게 됐는데, 얼마나 오래 했느냐보다 얼마나 잘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2000년대 초반에는 멋도 모르고 재미로 연기하다가 벨마를 맡게 되면서 작품을 분석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정원은 함께 ‘벨마 켈리’로 캐스팅된 배우 박칼린을 언급하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카고를 떠날까 했는데, 더블 캐스트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배울 점은 배우고 앞으로 더 열심히, 더블과 더불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벨마 캘리’로 캐스팅된 배우 박칼린은 2013년 공연까지는 무대 위 배우가 아닌 음악감독·지휘자로 작품과 연을 맺었다. 이번 시즌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그에게 남모를 부담이 있었을 터. 연기 지적을 받았을 때 마음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박칼린은 “스태프로 있어 봐서 배우가 지시를 잘 안 따라주면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바보처럼 시키는 대로 다 했다”며 “오히려 지적 사항이 없으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건가’ 생각이 들고 서운했다. 나이 50세가 넘어서 춤을 추게 돼서 나도, 다른 분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시카고’만의 시크함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롭게 합류한 김지우는 "굉장히 동경했고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2008년에 제가 한 인터뷰를 보니 하고 싶은 역할로 '시카고' 록시를 얘기했더라. 그 꿈을 이루게 돼 지금도 무대에 있는게 현실감이 없다.

너무너무 행복하고 벌써 4회차를 했는데 아깝다. 더 길었으면 좋겠다.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지난 2000년 한국 초연 당시 '마마' 역을 했다가 18년 만에 다시 같은 배역을 맡게 된 김영주는 "감회가 새롭다.

언젠가 다시 '시카고'를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와서 감사하다. 당시에는 20대라 지금 돌아보면 귀여웠던 것 같다. 지금 40살이 넘어서 하니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연습했고 좋은 무대, 에너지 있는 '마마'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록시'로 최다 출연한 아이비 또한 "'시카고'가 세대교체 할까봐 사실 걱정을 했었다. 다시 하게 돼서 영광이다. 그동안 '시카고' 공연을 볼 수 없었는데 더블 캐스트를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비와 같은 역을 맡게 된 김지우는 “2008년에 제가 한 인터뷰를 보니 하고 싶은 역할로 ‘시카고’ 록시를 얘기했더라. 그 꿈을 이루게 돼 너무 좋다. 벌써 4회차를 했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기뻐했다. 

6년 만에 ‘빌리 플린’으로 돌아온 배우 남경주와 18년 만에 ‘마마 모튼’으로 돌아온 배우 김영주의 소감도 남달랐다. 배우 남경주는 “연출진이 이번 시즌에서는 한국 정서에 맞게 연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줬다.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며 “위트있고, 사회에 기여하는 메시지가 많은 작품이다.

많이 사랑해 달라”라고 말했다. 배우 김영주는 “처음 마마를 연기했던 20대 때에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저 귀여운 마마였던 것 같다”며 “지금은 나이 40세가 넘었다. 언젠가 다시 마마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서게 돼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합류한 김경선은 "'시카고'와 함께 나이를 먹을 수 있어 즐겁다. '마마'에 어울리는 나이가 됐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정말 자신있게 농익은 마마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합류하는 안재욱은 "'시카고'는 당연히 아는 작품이지만, 저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음악에 맞는 멋진 춤이 필요하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춤과 멀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이 기회를 얻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가와 안무 선생님이 원하는 그림에 저를 맞추는게 아니라 제가 하는 걸 보고 제게 어울릴 법한 춤, 제스처를 찾아주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순수하게 제가 신이나 매일 웜업에 참여하며 연습실에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재욱은 "작품이 특정 배역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앙상블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전 출연진이 다같이 하나가 되는 에너지가 크다. 다른 배우가 노래할 동안 쉬는 게 아니라 계속 지켜보고 관심을 주게 되고,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하나로 뭉치게 된다"고 밝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14번째 시즌을 맞은 ‘시카고’는 1920년대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하던 시대, 미국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벨마 켈리 역에는 최정원·박칼린, 록시 하트 역에는 아이비·김지우이 출연한다. 남경주·안재욱은 빌리 플린을, 김경선·김영주는 마마 모튼을 연기한다. 공연은 오는 9월 5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무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