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인' (연출 정태영) 프레스콜이 19일 오후 2시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연출가 정태영, 음악감독 김성수, 배우 정원영, 김지철, 김종구, 이승현, 스테파니, 허혜진, 권용국, 김찬호, 김태오가 참석했다. 

'미인'은 '미인', '아름다운 강산', '봄비', '빗속의 여인', '리듬속에 그 춤을' 등 시대와 세대를 넘어 사랑 받아 온 한국 대중음악의 대부 신중현의 명곡 23곡을 최초로 뮤지컬로 옮긴 공연으로, 1930년대 무성영화관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간 자유로운 청춘의 모습을 담아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만 추구하는 변사 강호 역에는 정원영·김지철이, 독립을 꿈꾸는 인텔리이자 강호의 꿈을 지켜주는 형 강산 역에는 김종구·이승현이, 모던 보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시인 병연 역에는 스테파니·허혜진이, 강호와 음악적 교감을 하는 친구이자 서늘한 카리스마를 펼칠 일본인 형사 마사오 역에는 김찬호·김태오가, 강산의 친구이자 주먹패 두치 역에는 권용국이 캐스팅됐다. 

배우들이 관객석으로 내려와 호흡하는 '꽁초'부터 병연이 관능적인 현대무용을 선보이는 '리듬속의 그 춤을', 배우들의 의상에서 1930년대 거리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미인'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태영 연출은 "작가가 신중현 선생님이 살아왔던 1960년대와 90년대를 배경으로 가져오면 극적 요소가 적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신중현 선생님의 자유로운 음악 세계와 자유를 갈망했던 30년대 시대성과 맞아떨어지면서 뮤지컬적인 요소들이 살아날 것 같았다.

대중가요가 새로운 뮤지컬 문법으로 녹아드는 것, 시대 배경 안에 많은 요소를 녹이되 원곡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서병구 안무감독은 "초등학생 때부터 신중현 선생님의 광팬이었고, 김추자나 펄시스터즈 등의 노래를 듣고 춤을 춘 세대다. 작품을 맡게 됐을 때 가슴이 설렜고, 내가 해야한다는 필연성도 느꼈다"고 소감을 밝히며 "어렸을 때 췄던 춤을 떠올려서 안무화 했고, 70년대 고고춤, 80년대 디스코춤을 모두 믹스해서 30년대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다른 창작 뮤지컬보다 안무에 각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안무 주안점을 밝혔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감히 범접할 수 없고 현재 진행형인 신중현 선생님의 곡을 편곡한다는게 조심스럽고 고통스럽고 영광스러웠다. 선생님에 대한 무한한 존경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버려야 한다는 생각도 가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편곡했다. 처음에는 193년대 배경에 맞춰, 그 시대의 고증과 맞아떨어지게 편곡하려 했다. 스윙 리듬이 없던 시절의 빅밴드 위주라 빅밴드가 많다. 두 번째는 드라마에서의 음악의 기능이었다.

세 번째는 관객들에게 시점을 명확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일관성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영화적 기법도 차용했다. 텍스트로만 모든 감정이 표현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일정 부분 포기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장르를 담은 작품이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춤으로 유명한 가수 스테파니 역시 이번 작품에 안무가로 참여했다. 그는 "이번 뮤지컬이 두번째 작품이다. 대극장에서는 처음이다.

초연이고, 처음 만들어지는 작품이다보니 나 또한 욕심을 낸 부분이 안무적으로 있다. 서병구 선생님은 전체적인 안무를 다 그려두시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을 적용시킨 것 뿐이다"고 그 배경을 말했다. 

이어 "추천을 해 주고 싶은 건 강호가 한번은 원곡처럼, 한곡은 리프라이즈로 '빗 속의 여인'을 부른다. 한 번은 방송안무처럼 추고, 리프라이즈 때는 발레로 한다. 그런 부분에서 안무가 선생님이 나에게 그런 작은 신들을 맡겨 주셨다. 그래서 나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행복한 작업을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주인공 강호를 설명하는 정원영은 "강호를 1막과 2막으로 나누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했던 강호에서, 어떤 죽음을 맞는게 진정한 삶인가를 생각하는 강호로 성장하는 데 집중했다"며 "1막에서는 이 시대가 힘든 시대일지언정, 나의 삶이 좋은게 좋은거다 라고 생각하는 인물로 설정했다.

변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서 즐겁게 관객을 만나려고 했고, 2막에서는 좀 더 무게감 있게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는 인물로 성장시켰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이야기했다. 

이어 김지철은 "원영이 형을 따라서 만들어갔다. 그 캐릭터가 되어 (강산)형이 죽고,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상황에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종구는 '미인'의 매력에 대해 "우리 작품은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어르신들, 나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노래라는게 그 때의 향수,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 뮤지컬을 통해 당신들이 살아오신 향수를 추억하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지철은 "정말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만 외국 뮤지컬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뮤지컬을 외국에서도 보러 올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모쪼록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또 정원영은 "눈에 정확히 보이는 숫자의 앙상블이 등장한다. 분명히 완벽하지 않고, 최고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장사익 선생님의 공연을 보면서 나이 드신 분들의 문화생활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우리 작품 역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보러 오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기획, 개발 과정을 거쳐 제작된 ‘미인’은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연극 ‘술과 음악과 지킬앤 하이드’의 정태영 연출과 뮤지컬 ‘마마돈크라이’의 이희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음악은 김성수 감독, 안무는 서병구 감독이 각각 맡았다. ‘미인’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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