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붉은 정원’(연출 성재준)의 프레스콜이 28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열렸다. 하이라이트 시연과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졌다. 배우 정상윤, 에녹, 이정화, 김금나, 박정원, 송유택이 함께했다.

러시아의 문호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의 원작 소설 ‘첫사랑’을 재해석한 뮤지컬 ‘붉은 정원’이 오는 7월 29일까지 대학로 CJ아지트에서 공연한다.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열여섯 살 소년 블라디미르가 공작부인의 딸 지나이다를 짝사랑하는 사랑의 열병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에게 따로 애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흥분한 블라디미르는 지나이다의 연인을 저주하는데 대상이 자신의 아버지로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뮤지컬 ‘붉은 정원’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사랑의 열병을 앓는 18세 소년 ‘이반’과 옆집에 사는 매혹적이고 당찬 연상녀 ‘지나’, 지나의 짝사랑이자 이반의 아버지 ‘빅토르’ 이렇게 세 인물만 등장한다.  

내용도 18세 소년 이반이 옆집에 사는 매혹적이고 당찬 연상녀 지나를 우연히 만나 첫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로 지나는 이반의 아버지 ‘빅토르’를 짝사랑한다는 내용으로 탈바꿈했다.

차갑고 예의 바른 작가 ‘빅토르’ 역은 배우 정상윤과 에녹이 맡았고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의 소년 ‘이반’ 역에는 배우 박정원과 송유택이 참여했다.

치명적인 매력의 당차고 도도한 숙녀 ‘지나’ 역은 배우 이정화와 김금나가 더블캐스팅 됐다. 성재준 연출, 이진욱 음악감독, 홍유선 안무감독 등이 '붉은 정원'의 완성도를 높였다. 

성재준 연출은 “원작이 러시아 작품이고 1830년대를 보여줘야 하는데, 사실 소극장에 고전작품이 올라오는 경우가 드물다. 원작의 방대함이나 분위기를 소극장에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

일단 의상이나 무대나 세트에서는 가급적 고증을 거쳤고, 클래식하면서도 인물들의 다양한 시선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김 작곡가는 이런 특징들을 살려 이반에게 플루트, 아버지에게 첼로, 지나에게 바이올린을 주 악기로 배치했다. 이어 정은비 작가 역시 인간이 느끼는 사랑의 다양한 면모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가진 작품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사랑에는 이기적이게 되는데, 사랑의 아름다움과 고통, 이기심, 이타심, 그런 다양한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소설에 나타나지 않은 아버지 빅토르의 심리에 대해 고민했고, 클래식한 음악과 함께 고전의 텍스트를 마음껏 살려보고 싶었다. 연출님과 배우들이 너무 잘 구현을 해주셔서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배우들도 두 젊은 창작진에게 지지를 보냈다.

빅토르 역의 에녹은 "대본을 보자마자 잘 짜여진 가사의 라임, 대사의 톤 등으로 인해 수작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잘 만들어진 현악 사중주를 듣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이진욱 음악감독은 “뮤지컬 ‘붉은 정원’의 악기 편성은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이렇게 네 개의 악기로 구성되어 있고, 이 음악의 톤들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의 명화를 볼 때처럼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고,

음악을 듣는 순간 붉은 정원의 이미지와 거기에 배우들이 실사판으로 확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다.”며 “음악의 구성은 드라마에 더 주안점을 두었다.

연기를 하거나 노래를 하는 부분이 억지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음악과 드라마나 잘 붙어서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순수한 소년인 이반에게는 감수성이 풍부한 멜로디를 배치했고, 지나는 당차고 색깔이 확실한 여성을 표현했고, 빅토르는 이반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성숙한 음역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드리 작곡가는 특히 넘버 ‘붉은 정원’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소설 ‘첫사랑’은 소년의 일기처럼 쓰인 작품이어서, 처음에 읽으면서 소년의 감정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이반이 지나를 위해 장미 정원을 만들겠다고 부르는, 그 ‘붉은 정원’이라는 곡을 쓸 때 행복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매혹적이면서 당돌한 여인 ‘지나’ 역할에는 이정화, 김금나가 분한다. 먼저 이정화는 "고전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작품이어서 대본을 받는 순간 확 빨려 들어갔다.

이 작품은 마치 정원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감정적으로 몰입이 더 잘 되더라."며 “그동안에는 사랑에 헌신하고 이해하는 인물들을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이기적으로 사랑에 달려들 수 있어서 재밌었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김금나는 “저도 그동안 수동적이거나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인물을 연기하다가 처음으로 이렇게 적극적이고 이기적이고 달려드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

처음에는 매혹적이라는 것이 뭘까, 어떤 사람이 매혹적인 걸까, 그런 고민도 많이 했다. 저와는 많이 다른 사람이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고,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화는 이날 장면 시연에서 정상윤과 함께 왈츠를 선보였는데 안무에는 리프트 동작이 들어있어 눈길을 모았다. 보는 이들에게는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지만 배우들은 완벽한 호흡과 동작, 거기에 표정 연기까지 필요한 쉽지 않은 장면이다.

이에 이정화는 “오늘 리프트는 상윤 오빠가 너무나 잘 들어주셨고(웃음), 안무 선생님께서 설명을 잘 해주셨기 때문에 아주 가벼워보이게 잘 들리고 있다. 우아미(우아한 아름다움)가 더해진 중요한 포인트인데 딱 짚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많이 알려 달라.”고 너스레를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퇴역한 장교이자 작가로 차갑지만 뜨거운 인물 ‘빅토르 투르게네프’ 역에는 정상윤, 에녹이 분한다. 두 사람은 리딩공연에서부터 ‘붉은 정원’에 함께하고 있다.

먼저 정상윤은 “리딩 때부터 참여했고, 또 기대가 많았던 공연이어서 개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극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뜨거웠던 첫 사랑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에녹은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너무나 잘 짜여진 가사의 라임이라든가 전체적인 대사의 톤이라든가. 대본 자체로 너무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음악을 들으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행복했다.

해서 연습을 하면서도 정말 잘 만들어진 현악 4중주를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배우들도 그렇고, 연주나 음악, 전체적인 것들이 다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개막이 아주 기대가 된다.”며 작품을 자랑했다.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소년 ‘이반’ 역에는 박정원, 송유택이 분한다. 박정원은 “고전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너무 좋다.”며 “20대에 10대 연기를 하는 것과 30대에 10대 연기를 하는 것이 차이가 꽤 크더라.

30대에서 10대 역할을 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 간격들을 좁혀갈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뮤지컬 '붉은정원'은 대학로에서 유행하는 상업적인 뮤지컬 흐름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감성인 사랑과 예술적인 통찰에 톺아보는 작품이다.

이 뮤지컬은 작년 리딩 공연 당시 '감정이 과잉되지 않은 드라마와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음악들로 원작의 감동을 구현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최우수 선정뮤지컬로 뽑히면서 정식으로 대학로에 선보이게 된 작품이다. 리딩 공연에 참여한정상윤과 이정화가 본공연에도 합류한다. 정상윤은 에녹과 함께 빅토르, 이정화는 김금나와 함께 지나를 연기한다.

3인극으로 송유택과 박정원이 이반이다. 첫사랑의 설레임을 담은 뮤지컬 '붉은 정원' 시연회가 28일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열렸다. 뮤지컬 '붉은정원'은 오는 29일부터 8월29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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